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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래된 강아지에게 - 열일곱 살 반려견과 이별하기까지 함께 나눈 기적 같은 일상
효모리 도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평점 :
열일곱 살 반려견과의 이별과정이 담긴 책이라는 걸 알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지막 책장을 채 덮기도 전에 나는 오열하고야 말았다. 주위에 있는 가족들 보기 민망해서 휴지로 코를 틀어막고 속으로 꺼이꺼이 울며 말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데 식탁에서 책을 읽고 있던 나를 계속 바라보던 우리 강아지 보리는 '엄마바라기'답게 내가 지금 이상한 상황임을 감지한 모양이다. 어느새 내 발 밑으로 와서 내 주위를 맴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더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반려인들이라면 누구나 금지어로 여기고 싶은 '무지개 다리'. 키우던 반려동물을 보내야 하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날'이 나에게만은 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장 나부터도 우리 강아지의 그 날을 상상만 해도 눈물이 주르륵 쏟아지니 말이다. 이렇듯 반려인들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그 날을 맞이하는 과정을 저자는 몸소 체험하며 체험담 사이사이에 다양한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프거나 고령의 나이가 된 반려동물을 위한 최적의 환경구성을 비롯해서 의료지식, 반려동물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들,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인들, 화장장 및 장례 절차 등 그 어떤 책에서도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을 저자는 경험과 함께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반려인들에게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사실 알고 싶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나에게도 필요한 것임을 알기에 하나 하나 읽어나가면서도 마음이 비장해짐을 느낀다. 아울러 눈물은 조건반사처럼 계속 흐르고......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눈물이 계속 난다. 반려동물과의 헤어짐은 이렇듯 생각만 해도 나의 눈물 버튼을 사정없이 누르고 마는데, 과연 난 먼 훗날 우리 강아지와 잘 헤어질 수 있을까 싶다.
지금 당장은 떠올리고 싶지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기에 이 책은 책장 구석에 보관만 해두고 싶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 강아지가 정말 무지개 다리를 건너야 할 순간 그 때 다시 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