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건네는 마음 - 처방전에는 없지만 말하고 싶은 이야기 일하는 사람 14
김정호(파파약사)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귤이 떠오르는 병아리색 표지가 사뭇 마음을 설레게 한다. 캡슐약의 껍질이 쪼개지면서 하트가 쏟아져 나오며 그 하트들이 두 손 위로 내려앉는 표지그림 또한 눈길을 사로잡으며, 한 때 폭뱔적 인기를 끌던 '광수생각' 이미지 같다는 생각도 언뜻 스쳐간다. 그래서일까? '광수생각'의 왕팬이었던 나는 표지만 봐도 좋다.

     

     약국으로 출근하자마자 밤새 꼭꼭 갇혀있던 공기 속에 약 냄새가 묻어날까봐 환기부터 시킨다는 김정호 약사님. 책을 읽어가는 내내 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환자 혹은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그가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MBTI로 분석해보면 INFJ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라고 초.중.고.대학까지 부산에서 나온 부산 토박이라는 그에게서는 부산남자같은 무뚝뚝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 남편은 자기는 '부산 사나이'라며 무뚝뚝함을 무슨 훈장처럼 여기는데 김정호 약사님은 말이며 행동이며 모든 것 하나하나에서 정이 뚝뚝 묻어난다. 이 책의 부제인 '처방전에는 없지만 말하고 싶은 이야기'처럼 저자는 약국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내에서는 상세히 설명하고 안내한다. 그것조차 성에 차지 않아 블로그를 개설하여 자신이 취급하고 있는 약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친절한 약사님. 그런 친절함이 도리어 '부메랑'이 되어 뜻하지 않게 오해를 사고 해명해야 하는 위기와도 맞닥뜨릴 때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김정호 약사님은 약국을 찾는 이들에게 상세히, 친절히, 아낌없이 설명하고 공감하며 환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책 날개에 블로그 주소가 있어서 검색하다보니 부산에서 가까운 양산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계심을 알았다. 꼭 한 번 방문하고 말리라!)


     약골 체질인 나는 어릴 때부터 병원을 제 집 드나들듯 다녀서인지 어른이 된 지금도 '의사선생님은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뼛 속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딱히 이유도 없이 약사 선생님들에게는 한없이 무장해제가 된다. 그래서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갈 때면 왠지 고향집 가는 편안한 기분마저 드는데 만약 김정호 약사님 약국이 우리 동네에 있다면 집에 쌓이고 쌓인 마스크를 두고도 마스크를 사러 일부러 방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나는,

결국 사람이 기댈 곳은 사람의 어깨라고 생각한다.

휴대전화 속 콘텐츠에 밤새 빠져있다가도

어느 순간 통화버튼 앞에서 머뭇거리게 되듯이,

어떤 명약보다 "괜찮아요?"라는 물음에

몸이 더 괜찮아지는 순간이 있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 p. 94 中 -


      오늘도 '그래, 그럴 수 있지'라는 마법같은 말을 쓰고자 노력한다는 약사님. 한 번도 뵌 적 없고, 어떤 분인지 알지도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분의 이미지를 그려보니 딱 한마디를 해드리고 싶다.

     " I trust you."

     그리고 한 마디 더 해드리고 싶다. '약 건네는 마음 2'도 기대한다고. 제2, 제3의 책들이 기다려지는 책이 드문데 이 책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꼭 후속 버전의 책이 나오길 기다려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