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들썩 떠드렁섬 아이들판 창작동화 10
원유순 지음, 김종혁 그림 / 아이들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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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아동문학가의 길로 들어서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을을 여러 권 펴내신 원유순 선생님. 우리 아이들 어릴 때 '까막눈 삼디기', '고양이야, 미안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원유순 선생님은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한 경험이 있으셔서인지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신다. 이번에 발간된 신작 '들썩들썩 떠드렁섬' 역시 코로나 19 이후, 마스크에서 해방된 아이들의 벅찬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 19로 인해 현장체험학습 한 번 가지 못했던 억울함을 등장인물들의 캠핑으로 충분히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해서 어른인 내가 봐도 흠뻑 빠져 보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이제 드디어 마스크를 벗게 된 아이들. 주인공 강토는 그동안 마스크를 통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고, 원격수업으로 인해 컴퓨터 화면상에서 만나던 얼굴들을 마스크 없는 맨 얼굴을 보며 왠지 모를 낯선 감정마저 느끼게 된다. 심지어 목소리가 너무 예쁘신 담임선생님, 왕미모 선생님의 얼굴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는데 상상과 달라 놀라는 모습에서는 어쩌면 우리에게 곧 닥칠 모습이 아닐까 싶어 사뭇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이름과 달리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천사이신 왕미모 선생님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갇혀 지내기만 한 아이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고자 토요일 저녁에 다같이 야외캠핑을 가자고 제안한다. 신이 난 아이들은 선생님과 텐트도 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평소 엉뚱하고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행동하는 강도령이 강에 빠졌다는 얘기를 듣고 도령이를 구하기 위해 강물로 뛰어드는 왕미모 선생님. 다행히 둘 다 무사히 강을 빠져나오긴 했으나 며칠동안 잠에서 깨지 못하고 잠만 잔 선생님은 180도로 변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지구에 사는 아이들이 탐이 나서 자기들이 사는 곳으로 데려가기 위해 지구에 온 키토우주인의 소행! 다행히 강도령의 도움으로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만 읽는 동안에는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펜데믹을 소재로 다룬 이야기라는 사실이 흥미로워서 읽게 되었는데,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코로나19 이후의 일상에 대해 미리 접해볼 수 있어 참신했다. 답답한 마스크 속에 감춰진 얼굴로 인해 표정까지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한창 뛰어놀고 여기저기 다양한 체험을 해야 할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해 행동의 제약이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마스크를 벗은 후의 일상을 이야기속에서라도 간접체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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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나를 지키는 시간 16:8 - 갱년기 맞춤 다이어트 솔루션, 간헐적 단식
Joo Lee 지음 / 지와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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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맘인 나는 주부경력이 아무리 좀 된다해도 전업주부들에 비해 살림에 미숙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유튜브를 보며 살림정보들을 얻는다. 요리 레시피를 비롯해서 살림 필수 아이템, 집안 청소 및 관리법 등에 관해 정말 많은 유튜버들이 멋진 영상과 함께 나긋나긋한 목소리나 분위기 있는 자막으로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준다. 그러다 알게 된 한 유튜버가 있는데 다둥이맘이기도 한 그녀가 간헐적 단식을 통해 13kg을 감량했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단식'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으나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은 너무 낯선 단어라 신기해하고 있는데 그 단식법을 통해 운동도 없이 13kg을 감량했다는 유튜버의 말에 무척이나 놀랬다. 과연 운동도 없이 13kg 감량이 가능하단 말인가? 40대 중반에 들어서기 무섭게 점점 두꺼워지고 있는 나의 배둘레살들을 보니 더 이상은 이대로 두어선 안되겠다 싶어 그 유튜버가 실천했다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는 평생 마른 체형으로 살아오다가 50대에 들어서면서 배와 허리 주변에 살이 붙기 시작하고 건강까지 나빠지던 중 간헐적 단식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식품영양학을 공부했던 전공을 적극 활용하여 갱년기에 맞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정상체중과 건강까지 되찾게 되었단다. 

      나도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마른 체형이었다. 그런데 40대 중반에 들어서니 서서히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골반 및 허리 주위에 소위 말하는 '러브 핸들'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바람에 예전에는 핏이 이쁘던 바지들이 하나 둘 입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와버렸다. 아직 갱년기는 아니지만 이제 곧 나도 갱년기에 접어들텐데 저자의 말대로라면 갱년기 때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이 살이 찌게 되므로 더더욱 간헐적 단식이 필요하단다.

   그런데 갱년기에 접어들면 이 루틴이 깨진다. 에스트로겐이 점점 줄어들어 폐경이 되면 제로가 되기 때문이다. 지방을 분해하는데 일조하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니 먹는 양이 더 늘지 않았는데도 자꾸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중간 생략)

    이 모든 것이 다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니 자책보다는 내 몸을 이해하고 아껴야 한다. 자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책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어 오히려 식욕이 폭발해 다이어트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중간 생략)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갱년기 때는 갑작스런 변화에 몸이 적응을 못해 아우성을 치지만 우리몸은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변화에 적응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변화에 적응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변화의 여파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간헐적 단식'이라고 생각한다.

                                    - p. 20 ~ 22 中 -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이 도대체 뭘까? 간헐적 단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5일간 보통 때처럼 먹고 2일간 단식하는 5:2 간헐적 단식이 있고, 8시간 동안 먹고 16시간 동안 단식하는 16:8 간헐적 단식이 있다고 한다. 내가 아는 유튜버도 16:8을 진행한고 있다고 하는데, 저자 역시 16:8을 권장한다. 아무래도 2일간 단식하는 것보다는 16시간 단식하는 게 덜 부담스러우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16시간 단식이라고 하면 16이라는 물리적인 숫자에 흠칫 놀라게 된다. 그러나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16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라고 여겨지진 않았다.

     우리는 이미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가만히 따져보라. 저녁을 7시에 먹고 아침을 7시에 먹는다고 했을 때, 밤참만 먹지 않는다면 우리는 12시간 동안 단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 단식의 효과가 나타나는 최소 시간이 12시간이라고 하니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겨우 4시간만 늘려도 '16:8 간헐적 단식'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야식과 간식을 없애고 식사를 두 끼나 세 끼만 한다면 효과는 더 좋아진다. 간식을 안 먹으면 다음 끼니까지 인슐린이 안 나오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 횟수가 줄어서 저항성이 점점 좋아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조금 더 보태서 탄수화물을 지금 먹는 양에서 반만 줄인다면 효과는 배가 되고 배고픔도 점점 사라지게 된다.

                                      - p. 60 ~ 61 中 - 

   

 

      저자는 간헐적 단식 외에도 근력 운동을 강조한다. 운동을 하겠다고 무작정 걷기만 해서는 안된단다. 물론 걷기를 열심히 하면 체지방이 빠져서 좋지만 근육까지 같이 빠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이 필수라고 저자는 힘주어 강조하며 '333'만 기억하라고 한다.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평소보다 30% 강도를 높여서 꾸준히 하기!!!   

      간헐적 단식과 함께 탄수화물을 점점 줄여가며 근력운동까지 병행한다면 군살이 자꾸 붙어 고민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갱년기도 순탄하게 넘길 수 있고, 계속 건강을 유지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요즘 유튜브 홈트 채널을 보며 계속 근력운동을 하고 있는데 간헐적 단식과 병행해서 꾸준히 해보아야겠다. 그래서 다가올 갱년기도 건강하게 넘기고 싶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킨다고 하지 않던가! 갱년기 맞춤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더 늦기전에 당장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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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세컨즈 잉글리쉬 - 미국 초등학생 리아 & 소피맘과 함께 부담 없이 쉽게 배우는 100가지 상황별 영어 표현
Sophie Ban(소피 반).Leah Ban(리아 반) 지음 / 시대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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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직장을 휴직하게 되면서 나에겐 1년이라는 시간이 생겼다. 건강상의 이유로 하게 된 휴직이라 초반에는 거의 집에서 요양을 하듯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검색에 검색을 거쳐 유튜브가 엮어주는 알고리즘을 따라가다가 '쓸만한 영어'라는 채널을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도 쾌활한 소녀와 엄마가 시종일관 웃음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우리가 한 번쯤은 궁금해했던 영어표현들을 설명해주는 영상들로 가득했다. 소녀의 이름은 리아 반. 엄마의 이름은 소피 반.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통역사답게 엄마의 발음과 목소리는 그야말로 깔끔하고 전달력이 좋았다. 그런데 미국 초등학생인 리아도 만만치 않았다. 발음이 거의 현지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네이티브 스피킹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얼굴 가득 장난기가 가득한 리아와 온화한 표정의 엄마의 대화 영상은 길지도 짧지도 않아 잠깐 잠깐 보기에 좋아서 하루에 하나씩 공부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그 때 시작한 공부 덕분에 지금도 나는 매일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렇듯 나에게 재미있는 영어공부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했던 리아엄마 소피와 리아가 그간 영상에서 선보였던 100가지 표현들을 묶어서 책으로 펴냈으니 바로 <60 세컨즈 잉글리쉬>이다. 

     


     리아 엄마 소피 반은 미국에서 통역사로 활동하면서 17년간의 티칭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교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인들에게 올바른 영어 공부법을 알려 주고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것이란다. 모전여전일까? 엄마 못지 않은 열정으로 한국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엄마와 함께 유튜브 영상을 찍게 되었고, 이제는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꿀 정도로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는 리아. 이들의 열정은 책의 구석구석에서 잘 묻어나고 있다. 한국인이 샐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을 100가지 영어 문장으로 담고 있고, 매 주제마다 qr 코드가 있어서 스캔하면 해당 유튜브 영상으로 바로 연결이 된다. 그리고 각 주제에 맞는 표현과 핵심구문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며 질문을 던지는 리아엄마와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쉽게 답하고 설명해주는 리아의 답으로 구성된 대화문이 영어공부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일마다 한 번씩 복습할 수 있도록 Review Quiz 코너를 둠으로써 부담없이 복습도 하며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다. 



     요즘 계속 필사와 소리내어 읽기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제 이 책도 합류해서 매일 주제 하나씩 공부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도 함께 보면서 공부하니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으나 시간이 없는 사람, 시작은 하나 중도에 포기를 잘 하는 사람, 영어공부는 하고 싶으나 뭐부터 시작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매일 리아엄마와 리아의 유쾌하고 정겨운 대화를 듣고 보고 말하며 꼭 100일까지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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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지음 / 라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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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코로나19는 우리 주위에서 떠날 생각이 없나보다.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우리는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고, 이제 곧 '위드 코로나'의 국면에 접어들 거라고는 하나 아직도 사람 많은 곳은 피하게 되니 말이다. 물론 한창 확진자가 급증하고 코로나19가 우리의 코밑까지 가까이 오는 듯한 공포감에 휩싸이던 때에 비하면 그야말로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나는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도해야만 했던 우리에게 '코로나 19'는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현장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 내몰린 이들과 함께 하며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을 보노라면 그들의 숭고한 사명의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래서였을까?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이라는 부제에 시선이 꽂히며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으며 미국에 건너가 계속 간호사 일을 하다보니 햇수로 41년을 간호사로 근무한 저자. 그녀가 돌본 환자 수만 5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간호사로 산 기간이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길어'졌으니 그녀가 얼마나 긴 시간을 환자들과 함께 했는지 알고도 남겠다.

      저자는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펜로즈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 왔다. 그것도 그냥 글쓰기로 만족한 것이 아니라 국내신문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을 하며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나 그녀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담겨있는 이 책은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순간에 그들이 남긴 말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할 정도로 큰 울림을 준다. 

     60년을 함께 살았던 노부부, 자신의 의지와 달리 할아버지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해 온 할머니는 아픔 속에서도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다. 뒤늦게야 할아버지는 이 모든 게 자신의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사랑의 미련을 내려놓으며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마지막 배웅 길에 그들이 남기는 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이는 사랑을, 어떤 이는 감사를, 어떤 이는 미안함을 남긴다. 그리고 그곳에 삶이, 사랑이 있다.

                                    - p. 8~9 中 -




      4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도 조금은 달라진 기분이다. 이제 인생의 후반전에 접어들었기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간 이 앙 다물고 두 손 불끈 쥐고 전반전을 달려왔다면 이젠 몸에서 힘을 좀 빼고 싶다. 어깨에서도, 눈에서도, 입가에서도, 두 손에서도. 그리고 한껏 유연해진 입으로 가족들에게 자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안아주고 싶다. 사실 '사랑한다'고 말하는게 나에겐 세상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간접적으로 만난 많은 분들이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표현하라고. 시간이 우리에게 무한정 있는 게 아니라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저자를 비롯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좀 더 많이 사랑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미련없이 용서하는 그런 사람이 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책장을 덮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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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신재현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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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을 먹고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남편과 나는 '생생정보통' 프로그램을 본다. 우리 부부는 평소 tv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 프로를 유난히 챙겨보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나나랜드'라는 코너를 보기 위해서이다. 이 코너는 평균 연령 50~60대의 부부들이 귀촌하여 제2의 삶을 사는 이야기로서, 도시에서 바쁜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어떠한 계기로 시골로 들어가서 나만의 집을 짓고, 집안 여기 저기 내 취향대로 꾸미고 가꾸며 부부가 알콩달콩 여유있는 생활을 보여준다. 이 코너를 보다보면 나도 이제 직장인의 삶을 그만 두고 그들처럼 귀촌해서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직장인 생활을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하다보니 이제 정말 아침마다 출근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나의 하루 24시간을 내 맘대로 짜보고 싶은 게 소원이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이 학생인지라 이 녀석들 뒷바라지는 해야겠기에 직장을 그만 둘 수는 없지만, 하다못해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직장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꿀 때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꿈을 이룬 분이다. 다른 곳도 아닌 꿈의 섬 제주도에서 출퇴근을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꿈꾸었던 일이 이루어졌다. 매년 제주도를 여행할 때 이곳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었다. 나는 매일 한라산을 보며 출근하고, 제주도 바다를 옆에 끼고 퇴근한다. 자동차 창문을 열고 상쾌한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운전한다. 출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행복하다, 행복하다.'라고 노래하며 직장을 다닌다. 

                            - p. 13 中 -

   마냥 부럽기만 하다. 한 번씩 여행 가곤 하는 제주도는 돌아오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집에 돌아올 때면 아쉬음을 하나 가득 남겨놓고 오는 그런 곳이다. 그런 제주에서 직장생활도 안정적으로 하며 꿈꾸던 제주생활을 하다니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상처를 받게 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다투어 경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을 다친 것이다. 제주 생활 이후 휴대폰 속의 300개가 넘는 연락처를 모두 정리하고 50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만 남겨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힘듦이었을지 쉬이 짐작이 간다. 서울에서 달고 살던 헛구역질과 소화 불량이 사라진 것만 봐도 그의 스트레스와 압박이 얼마나 컸을지 알 것 같다.

     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서울생활과 달리, 제주에서는 똑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족들과 더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드라이브나 캠핑 등을 통해 제주를 100% 활용하며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저자. 물건 배송비가 육지에 비해 비싸고, 토박이 주민의 텃세도 있으며 태풍이 올 때면 그 위력을 제대로 실감하며 무서울 때도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심신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삶이 배가 아프도록 부럽고 또 부럽다. 나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제주에서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늘 꿈꾸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못해본 게 늘 후회스러운데, 또 한 번 더 후회하고 싶지 않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인생의 2막을 멋지게 시작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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