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상 사람은 한가하게 지낼 때에는 용모와 언어, 의복 차림이 사람 같다가, 하루아침에 벼슬자리에 앉으면 손은 하나인데 상하가 떳떳함이 없고, 마음도 하나인데 옳지 못한 두 가지 마음으로 바른길을 좇지 않고, 이목과 총명이 뒤바뀌며, 동쪽 서쪽이 바뀌어지며 서로 속여 현란하여서 중도로 돌아갈 줄 모르고, 필경 궤도를 상실하여 엎어지고 뒤집어진 연후에야 그만두니, 이는 겉으로만 엄연하고 속은 실상 미친 자인 것이라. 이 미친 것은 저 물과 불에 뛰어들고 모래와 돌을 깨물어 씹는 자보다 더 심하지 않은가.
아, 세상에는 이렇게 미친 사람이 많은데 자기를 돌보지 않고 무슨 겨를에 거사를 보고 미쳤다고 웃느냐. 거사는 미친 것이 아니라, 그 형적은 미친 듯하나 그 뜻은 바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