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와 음식에 대한 글을 보다가

나는 왜 정 없고 멋 없이 생각하게 되었나 짚어본다.

 

결혼 전엔

돌아가신 아버지 제사 하나만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봄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 아버지의 제사.

아버지와의 관계가 돈독했다면

제사가 돌아올 때 마다 좀 애잔한 마음이 들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험악한 모든 종류의 난장판을 겪었고

돌아가신 후 다른 사람들에게 순서?가 안 꼬여서 다행이다.

소리까지 듣게 해준 그런 아버지였다... 끝판왕-_-;

 

그 독한 아버지의 성격을 이어받았으니

그래도 우리아버지 불쌍하지 라는 잘난 싹수는 애초에 자라나지 않았고

나에게 고난을 준 아버지 제삿날이 뭐 .. 뭔 의미? 그런 생각이었다.

그래서 절도 하기 싫었다.

심지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도 몇 년을

살아계실 때 우릴 쫓던 그대로 나의 꿈에 나타나

잡으러 다니고 나는 잡히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뛰었다.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었으니 제사가 특별한 날이 될 수 없었다.

 

그나마 이제 어느정도 여러가지 의미를 가져다 붙이기 시작한 건

내가 나이를 먹는만큼. 엄마가 나이를 먹는 걸 뒤늦게 알아챘기 때문이다-_-;;

더러워도 내 짝이 최고라고(생존해 계시다면 우리에게 서바이벌을 하사하셨을것이므로....생각하고 싶지 않다) 욕 하면서 이런 저런 과거 회상을 하는 엄마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한 것.

외로움과 추억.. 미움.. 등등

쩝쩝.

엄마의 과거회상에 동지가 되기로 하고나니

제삿날이 예전만큼 싫지는 않다.

엄마의 추억회상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한 몫하는 것이겠지.

 

좀 빨리 인간노릇할 머리가 되면 좋을것을

...엄마 쏴리.

늦게라도 머리가 도는게 어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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