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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빵’이라고 하면 맛있긴 하지만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을 늘 갖고 살았다. 거의 대부분을 수입산 밀가루에 의존하며 다량의 설탕과 버터가 들어가야 부드러운 식감을 나타낸다고만 여겼는데 그러한 편견을 깨어주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자연에 있는 그대로를 이용해 한국적이고 건강한 빵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저자가 무척 자랑스럽다. 합성감미료, 인스턴트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빵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많이 의아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 입을 쩍쩍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 경험의 산물을 책에 공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많은 정성과 시간을 투자한 발효액종은 압권이었다.
인스턴트 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효모 발효종을 사용한 점은 제일 놀라운 부분이었다. ‘이스트를 직접 만든다고?’하는 의아함을 놀라움으로 바꾸어주는 과정은 내게는 경이로웠다. 쉽게 먹었던 빵이 건강한 음식으로 재탄생 하는 과정을 직접 보니 빵이라고 다 같은 빵이 아니구나 싶었다. 발효액종을 만드는 저자의 손쉬운 방법을 소개하면서 실패하는 경우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다. 그만큼 저자의 노고가 가득하지만 우리가 너무 손쉽게 습득하는 건 아닐까 미안한 느낌마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통밀 빵, 바게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나 우리 먹거리로 바뀐 모습은 정말 호감도를 상승하게 만들었다. 말린 과일과 견과를 넣은 바게트는 눈까지 즐겁게 만들었고 들깨바게트는 사진만 봐도 들깨 향이 솔솔 나게끔 만들어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계피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수정과이다. 그래서 시나몬롤빵을 보는 순간 군침이 돌면서 주체할 수 없는 자극을 받았다. 내가 저 빵을 직접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만들어 먹고 싶다는 강한 자극이 왔기 때문이다. 건강과 맛, 두 가지를 모두 잡은 빵에는 신기하게도 버터와 달걀이 없는 빵이다. 처음엔 무슨 맛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이 빵이라면 주식으로 삼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다. 그만큼 우리의 것을 사용하고 안전하다는 신뢰감이 많이 든다.
책 사이에는 빵 이야기와 더불어 저자의 인생이야기가 함께 담겨있다. 어떤 빵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든가 그 빵으로 인해 맺어진 인연 등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명상책을 읽는듯한 편안한 느낌마저 들었다. 인생이 녹아 든 빵이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산나물을 넣은 빵, 약촛물을 넣은 빵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생각조차 못한 것이 아닐까 한다. 쿠키의 경우도 원래부터 우리 먹거리였나 싶을 정도로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었으며 그 과정을 통한 결과물은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싶다. 나는 빵을 만드는 방법보다 더 큰 것을 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