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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콘서트 - 건축으로 통하는 12가지 즐거운 상상
이영수 외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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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건축가'라고 하면 막연히 멋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이 생기면 가족을 위한 집(공간)을 만들어줄 것 같은 낭만적인 사람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IMF시절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건축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대부분이 사람들이 갈망하던 희망직종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건축가라고 하면 참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작은 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그 시절 엄마는 집을 사러 다니시면서 정말 꼼꼼하게 많은 것을 따져보고 집을 선택하셨다. 인근 상가나 시장이 가까이 있는지 또 혐오시설이 옆에 있지는 않는지 관공서, 학교, 병원 등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지 모두 확인을 하셨다. 최종 후보에 오른 두 집중에서 나머지 한 집이 탈락했던 이유는 집이 너무 어둡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것의 의미를 잘 몰랐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빛이 잘 들어오는 집, 통풍이 잘 되는 집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공간, 집, 건물 등은 제일 먼저 우리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워낙 기술이 발달하다보니 생활에 편리성을 갖춘 건물은 기본이 된지 오래이다. 그러다보니 좀 더 나은 의미를 찾게 되고 천편일률적일 것만 같던 건물이 건축가의 상상력과 결합해 여러 사람들의 눈과 귀, 입을 즐겁게 해주는 건축물이 등장하게 된다. 최근에는 가상으로 건물 설계를 해서 많은 것들을 보완하고 테스트한다고 하니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건축이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라 보일정도로 기계화된 것이 많다. 하지만 그것 하나만 놓고 보기엔 너무 아까운 것이 건축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건축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배우게 되고 건축과 상상력이 결합하면서 멋진 작품(건축물)이 탄생되며 자연과 조화되는 공간까지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건축가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또한 12명의 저자가 각 분야를 재미있고 열정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짜임새가 참 좋다. 가끔 중복되는 내용도 있는데 다른 책 같으면 역정을 내고 불만을 표할법도 하지만 이 책엔 반복학습을 하는 것처럼 즐겁고 또 앞 장을 뒤적거려가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그만큼 그들이 관심 있게 보고 또 추구하는 이상향이 같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건축에 있어서 유토피아는 무엇일까? 건축가라면 자신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유산처럼 남기고 싶을 것이다. 가우디(1852-1926)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성당)를 보는 순간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100년 넘게 공사 중이라고 하니 현재진행형 세계문화유산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유토피아라는 이름 아래 그들의 야망을 펼치기에 여념이 없었다면 이제는 휴식과 안정, 그리고 치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건축물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생태학적 건축'이라는 말이 참 다정하게 들린다. 어릴 적 아빠나 할아버지가 손으로 뚝딱하면 무엇이든 만들어 주셨다. 그때는 편리함 보다는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정성이 감동이었고 기쁨이었다. 우리가 살고, 밟고, 생활하는 공간, 우리의 어른들이 해주신 것처럼 감동을 주고 따스함을 전해 줄 수 있는 건축물이 많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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