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두편을 아직 읽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지금 별 다섯개를 주려는 이유는 아직 읽지 않은 단편 두개가 쓰레기라 생각할 정도로 형편없는 글이라도-단언코, 그럴리는 없다- 이 소설집의 글들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이다. 나는 독서보다 사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독서는 사유를 통해 비로소 빛을 낸다. 최근 이승우의 소설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고 자주 마음이 찔리기도 했다.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혹은 모른척하는 사람이었다.작가의 진정한 역할을 이승우는 글로써 해내고있다. 참으로 귀한 작가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가 못내 아쉽다.
엉망으로 넘어졌다가 얼어서 곱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던 사람이, 여태 인생을 낭비해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씨팔 그 끔찍하게 고독한 집구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한강, `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