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남의 슬픔을 집어삼킨 걸까. 감당도 못 할 거면서.—어쩔 줄 몰랐던 거 아닐까.누나가 고요히 말했다.—슬픔에 짓눌린 사람을 돕고는 싶은데,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무작정 삼켜버린 건지도 모르지.—설마 그 정도로 멍청한 이유겠어?내가 되물었으나 누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그 말만을 작게 아주 작게 반복했다.여진 - 안보윤 지음 -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그런 상태로 여러 해를 사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모두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더 나았다. 그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하나의 문장, 하나의 확신이었다. < 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은이), 정혜용 (옮긴이)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