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집에 있을걸 -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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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가늠할 수 없다.

가족간의, 친구간의 대화가 너무도 인간적이어서(내가 이 책에서 느끼는 인간적이란 것은 다소 한국적인 정서이다) 99% 공감하면서 "맞아,맞아"를 연발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아이도 있는 유부녀이다. 그런데, 아이를 떼내고 일년에 한번은 여자친구들끼리 여행을 떠난다. 남편들의 묵인하에.

또, 친구 가족과 함께 떠나기도 하고, 가족(친정식구들)과 함께 떠나기도 한다.

 

그 중, 가족과의 추억거리가  평소 가족간의 대화에서 쓰인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우리 가족만이 서로 알고 있는 Tip같은 추억거리.

그래서 남편조차도 그 대화에 잘 끼일 수 없다는 것은 남편에게는 좀 서운한 일일지 모르지만, 남편과도 또 그런 추억거리가 생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부제에서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라고 표현한 것은, 위의 모든 여행이 그리 성공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보고 찾아간 호텔이 너무 외지고, 공사중이어서 힘들때

결혼 전, 남자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변태 아저씨들만 꼬일때

외국어를 잘 하는 친구만 믿고 떠난 여행에서 친구의 외국어실력이 그리 신통치 못 할때 등등

 

나도 가끔은 현실 도피성의 여행을 하고는 한다.

그렇게 갈구하다가 내 평생 혼자 떠난 여행은 단 한번 2박3일의 짧은 여행이 있었지만 내 생에 최악의 여행 중 하나이다.

그때, 아주 잠깐 생각했었다. '그냥 집에 있을걸'  ^^;;  물론 가봤기 때문에 다시는 혼자 여행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으니 그 또한 교훈은 교훈인데 말이다.

 

아마도 지은이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다닌 여행에서 배운 그 모든 교훈을 우리에게 알리고 싶었던거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여행지 주민등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또 함께 떠난 이의 모습에서, 내 집에 여행 온 그 손님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인생을 배우는 거란걸 얘기하고 있는것 같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줄 알며, 다른 사람의 모습을 이해하며,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이해하는 것이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교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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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하이힐
루벤 투리엔소 지음, 권미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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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인정해준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더구나 그 '누군가'가 여럿일때는 특히나 자신감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래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멋지게 해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여자에게 있어 하이힐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자신에 대한 자존감, 타인(사회)에 대한 도전정신을 주는 것 같다.

분명 이 책의 제목은 '오즈의 하이힐'이지만, 다양한 하이힐이 많이 등장한다던가 주인공이 하이힐만 신는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에 열의를 다하는 한 성격도 좋고 능력도 있는 한 여성이, 미국의 한 지방에서 번잡한 도시로의 이동하게 되면서 겪어내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 이다.

짧게 에피소드가 다양하게 전개될수록 주인공과 회장님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고, 눈 앞에 그녀가 이루어내는 광고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실제 우리가 아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광고 이야기가 나오고, 디지털나무에서 나비가 날아다니는 광고 이야기와 나뭇잎에 새겨지는 글귀는 그 중에 하이라이트라 할만하다. 실제 내가 나무를 심으며 그 나뭇잎을 보는 듯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새 직장 첫날 받은 빨간색 하이힐은 직접 보지도, 신어보지 않았음에도 일반적인 여성들이 꿈에 그리는 빨간색 10cm 하이힐로 내 눈앞에 그려지기도 한다.

 

광고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약간의 암투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해서 나도 모르게 나의 회사생활과 비교하게 되고, 드라마를 생각해내기도 한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은 듯하기도 하고, 영화를 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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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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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 대한 관심이 트렌드인가보다.' 하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쁜 남자란, 현대에서는 나쁜 남자라 함은 B형 남자친구처럼 약간 이기주의 성향을 가지고, 그래도 내 사랑에 대해서는 자상하고 따뜻한 면이 있는 남자이다.

그리고 나쁜 여자란, 자신을 꾸미거나 자신의 이익을 취함에 있어서는 한없이 관대하나 다른 사람의 - 특히 남자에 대해서- 이익과 멋에 대해서는 어딘가 모르게 까칠한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또한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는 한없이 퍼주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여자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악녀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로, 약간은 위 내 생각과 비슷한 여자가 2백년전에도 악녀로 등장할 것이란 기대로 이 책을 펼쳤고,,,

그런 내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표지 그림에서 분홍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가지고 노는 목각인형은 예쁜 여자아이가 가지고 노는 예쁜 장난감이 아니었다.

 

마리아는 커피농장 지주의 딸로서 어서 빨리 자라서 매일 놀러와 티타임을 가지는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처럼 가슴이 나오고, 예쁜 옷을 입고, 노예들에게 맛사지를 확실하게 받으며, 루까스와 결혼을 하고 싶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받은 선물은 가장 큰 쟁반에 덮여 들어온 꼬꼬라는 흑인 노예.

그녀 침실 밖 복도에서 재우며 그녀를 보필하게 만들며, 채찍을 사용하는 마리아.

 

재미있는 일을 생각하며 꼬꼬를 다그치고, 맛사지를 위해 노예를 내다 팔고 다른 노예를 넘겨받는 그녀.

 

맛사지를 위해 들여온 노예는 아무도 모르게 루까스의 아이를 낳게되고, 그런 흑인 노예에게 아이를 낳은 날도 일을 시키는 마리아와 그녀의 엄마.

 

그당시 실상을 보여주는 이 책은 일반적인 영화와 소설과는 달리 [착한] 등장인물이 없어 읽는내내 '인권'이란 단어를 생각하게하는 그런 책이다.

 

당시 흑인노예들의 생활모습이 아주 단편적으로 쓰여있기에 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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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전에 만나는 10가지 얼굴의 그녀 - 20 ~ 30대, 매일매일 새로 시작하는 그녀들의 인생 로드맵
앨리슨 제임스 지음, 박무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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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서른 다섯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누군가 내게 나이를 물을때마다 내 나이를 말하면서 내자신이 내나이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내 나이.

 

세상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산다. 스스로를 엄격한 규제 속에서 속박하는 사람 또는 인생 한번뿐이니 자유롭게 세상을 즐기며 사는 사람 등등등...

 

여러 사람들이 사는 사회이니만큼 다들 그 캐릭터가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또한 한 사람이 꼭 한가지의 성향만을 나타내며 살지도 않는다.

 

이 책은 10가지의 얼굴이 차례로 나타난다고 쓰여졌지만, 사실 내가 생각해볼때 이 10가지얼굴은 우리 여자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니 남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여자 마음 읽기라고 하는거 아니겠는가.

 

사회 초년생, 빈털터리 공주, 워커홀릭, 파티걸, 몸짱-워너비, 카멜레온, 위기의 여자, 독립녀, 미시-아가씨+아줌마, 진정한 나

 

위의 10가지 모습 중 사실 나는 파티걸과 카멜레온, 미시-아가씨+아줌마의 세가지 얼굴은 겪지 못 했다. 아니 지니지 못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초반에 사회에 처음 나오면서 나는 그야말로 사회 초년생으로 내 안에서 속삭이는 아이의 목소리와 내 옆에서 돌아가는 사회의 어른의 목소리의 혼돈으로 그야말로 카오스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그렇지만, 그에 따라서 빈털터리공주는 쉽게 흘러지나가고 좀 심한 워커홀릭 시기를 이겨내야만 했다.

그 워커홀릭의 시기를 거쳐내면서 내 자신 몸짱-워너비로 바로 뛰어넘어 위기의 여자를 겪고 독립녀 시기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그 일곱가지의 얼굴이 시시때때로 번갈아가며 나타나기때문에 나는 아직도 발달단계에 있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예전 공자님께서 마흔이면 '불혹'이라 하시며 흔들림없는 나이라 하셨는데, 그건 공자님 같은  성인이나 그렇듯이, 이 책의 제목처럼 '서른다섯 전에 만나는 10가지 얼굴의 그녀'는 좀 더 나같은 여자보다는 삶에 정열적인 사람이 겪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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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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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다섯가지 감각기관 중 한가지라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해있다고 알고 있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은 소리와 촉각이 민감하고, 소리가 안 들리는 사람은 촉각이 발달해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교코는 그렇게 예민해보이지 않는다.

귀가 들리지 않지만, 바로 옆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알아차리지 못 하고 슌페이의 고함이나 악쓰는 소리에도 그저 묵묵부답일 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교코의 귀가 들리지 않지만, 큰 소리의 떨림을 몸으로 느끼기를 바랬나보다.

슌페이의 교코에 대한 사랑이 깊어갈수록, 그가 그녀에게 필담으로 나타낼 수 없는 이야기를 그녀가 알아채주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계속 읽게 되었다.

교코보다 더 슌페이의 마음이 내게는 절절하게 느껴진 탓이다.

아마도 나는 이렇게 연애 상대에게 바라는게 많아서 연애를 잘 못 하나보다.

 

다큐멘터리 제작 피디인 슌페이는 사람들의 소리를 소음으로 느끼면서, 교코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계속되는 필담 속에 교코를 사랑하면서도 교코를 못 견뎌하게 되는 일종의 권태기에 그는 그녀가 그를 떠나자 그녀를 찾기 위해 동네를 계속 뒤지게 된다.

그 모습을 읽으면서 사랑은 그렇게 아름답고도 한길만을 가는 외곬수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슌페이의 교코에 대한 사랑.

 

하지만, 편해진 상대에 대한 다소 소홀함.

그 소홀함으로 슌페이는 교코를 다큐멘터리 제작이라는 핑계로 소홀히 대하고, 그녀가 기대에 부풀어 준비하던 여행도 엉망으로 취소해버리고 만다.

 

말로도 잘 표현하지 못 하는 '사랑해'라는 말은 어쩌면 글로 대화를 나눠야 할때는 더욱 표현하기 어려운 말일 것이다.

슌페이나 교코의 서로에 대한 사랑을 알면서도 표현하지 못 하는 것을 보면서 제목처럼 "사랑을 말해줘~"라고 소리치고 싶었던 것은 단지 나만의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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