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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야 안젤루의 자전적 성장 소설]이란 설명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80%의 설명은 끝난듯 하다.
가수, 작곡가, 연극배우, 극작가,영화배우,영화감독, 영화제작가,여성운동가, 흑인 인권운동가, 저널리스트,역사학자, 대학교수,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때 자작시를 낭송할 기회를 부여받은 흑인여성, 오프라 윈프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등 그녀를 설명하는 단어는 너무도 많아서 미국의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한사람이라는 점이 이해가 된다.
그녀의 삶은 흑인이라는 벽, 여성이라는 벽, 가난이라는 벽, 외모가 아름답지 못하다는 벽에 가로막혀 무척이나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보여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과 차별'이 얼마나 많은지도 다시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총 여섯권의 자서전을 냈다고 하는데, 이 책이 그 중 첫번째이다. 그녀의 유년시절과 청소년까지의 삶을 쓴 내용으로 그당시 미국의 상황을 들여다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어쩌면 그리도 1960년대의 우리 모습과도 닮아있던지... 버스차장의 모습, 백인들과 사는 동네도 나뉘어져 드나드는 병원까지 다르게 분포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가슴아플 정도로 참혹한 내용이었다.
밝은 엄마와 멋진 아빠의 이혼으로 네살, 다섯살 어린 남매가 기차에 이름표를 달고 시골의 친할머니 손에 보내지는 것으로 시작해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이었다. 흑인 노동자들이 주로 드나드는 친할머니의 가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받는 사회의 차별은 그 내용도 다양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마을의 백인 귀부인은 마거리트라는 이름이 어렵다고 그녀의 이름을 메리로 마음대로 바꿔부르는 무례를 저지르면서도 당당했고, 백인 치과 의사는 흑인의 입에 자신의 손을 넣느니, 차라리 개 주둥이에 손을 넣겠다는 말을 서슴치않고 해댄다.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보내진 후, 8살에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하고, 무서워서 떨고 있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참혹한 현실이어서 가슴아프게 읽게 되었다.
아버지와 방학을 함께 보내던 마야는 아빠의 여자친구와 뜻이 맞지 않아 가출을 감행하고 한달여를 폐차장에서 생활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어리석은 청소년의 모습일지 몰라도 나름 자신을 찾아가는 소녀의 모습이기도 하다.
자신의 여자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동네 청년을 꼬셔서 성관계를 가진 열여섯의 마야는 아이를 갖게되고, 임신과 출산은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 한채 아들을 낳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만, 그녀의 삶이 앞으로 얼마나 더 파란만장할지는 너무도 훤히 예상이 된다. 그런 그녀가 다양한 스펙을 가진 여성으로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다음다음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