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쓰다 - 여행자를 위한 라이팅북
최은숙.석양정 지음, 이세나 손글씨.그림 / 조선앤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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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나. 여행의 의미. 
발견_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소는 ‘여행’
자세_ 여행을 다루는 마음 
시간_ 우연은 우연히 여행하지 않는다 
친구_ 일상의 다정함을 선택하게 하는 
혼자_ 내가 되어가는 즐거움 
나_ 다행이다, 나를 만났다 

●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출발_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하루_ 나만의 속도로 채워지는 어떤 오늘 
순간_ 여행자에게 빛나지 않는 순간은 없다 
이동_ 여정과 여정 사이에 마련된 틈 
장소_ 누구나 마음속에 저마다의 그곳이 있다 
데자뷔_ 작가가 사랑한 도시, 내가 사랑한 문장 

●셋. 더 잘 여행하기.   
가방_ 돌아오는 여행자의 가방 속이 궁금하다
길_ 지도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들
오프_ 이제 플러그를 뽑고 
걷기_ 길에게 묻다, 발에게 묻다 
엽서_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붙잡는 방법 
여행 술術_ 상상여행자의 내 방 여행법 
기록_ 여행 옮겨심기
도착_ 여행이 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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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엔 배낭 여행을 다녔고, 여행은 20여일 정도의 배낭여행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30대엔 열흘정도의 여행을 다녀오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40대엔 뭐니뭐니해도 여행사에서 모객하는 패키지여행이 내게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애석하게도 내겐 더이상 20대때처럼 열정적으로 여행지를 검색하고,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적당한 숙소를 검색해 예약하는 열정이 남아있지 않나보다. 이 책의 작가들은 패키지여행은 일상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아주 만족하는 것으로 봤을때 일상의 연속이지만서도 여행은 일상을 살짝 벗어난 것으로...
여행을 가끔하는 나와 비슷한 상황의 친구 중 한 명은 해외여행을 갈때마다 향수를 하나씩 사서 그 향수만 뿌리고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와 그 향수를 사용하면서 여행지를 떠올린다고했다. 또다른 친구는 여행지에서 냉장고자석을 사와서 냉장고 앞, 옆면에 수없이 부착해둔 것을 봤다. 나는 엽서를 주로 구입해서 모아둔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여행에 관한 추억을 곱씹는듯 하다.

위의 목차만 봐도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할지 감이 온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건상 그리 자주 많이 하지 못하는 관계로 항상 어딘가로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내 기분은 좋아지고는 한다. 친구들이 보내주는 여행지의 사진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끼니 내 이런 감정의 변화는 참 경제적이란 생각이 든다.
수많은 여행에 관련된 책들은 여행지를 소개하거나, 그 여행지에서 작가가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독자에게 알리기 위한 책이 대다수이다. 그런데, 이 책은 수많은 국내외 작가들의 여행에 관한 최고의 문장들을 모아놓음으로써 독자가 어떤 여행을 하던지 그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 이런 문장들을 오른쪽 페이지에 옮겨 적으면서 우린 여행을 꿈꾸고, 지난 여행을 기억하며, 그 문장을 쓴 작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유있는 충분한 여백과 펜으로 그린듯한 손그림 또한 최고의 문장과 어우러져서 친구가 여행지에서 보내온 손편지같은 느낌이 든다.
목차에서 제시한 단어들을 보고, 그때그때 찾아서 읽으면서 필사하면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어느정도는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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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드로잉 노트 753 데일리 드로잉
임해호 지음, 미디어샘 편집부 엮음 / 미디어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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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그림이 취미이면서 소질있는 사람들이다. 나이들어 가질 수 있는 취미 중에 그림이 좋을듯 하여, 연필뎃생도 배워보고, 파스텔화도 배워보고 나름 몸부림을 쳐봤지만 내 그림 솜씨는 그리 나아지지 않는다. 아마도 타고난 소질면에서 거의 제로에 가깝다 보니 그런거 아닐까 싶다. 그림에 소질있는 후배가 작은 스프링 노트에 쓱싹쓱싹 술자리에서 맞은편에 앉은 동료를 그려내던지, 상사에게 한소리 들은 날에는 커다란 거인을 그려놓음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스프링 노트를 종이 좋은 것으로 골라 선물한 적이 있다. 그녀는 내게 고맙다면서, 자신이 그리는 그림은 그냥 쉽게 그리는 낙서같은 그림이라면서 내게도 낙서처럼 자꾸 그림을 그려볼 것을 권했다. 지루한 회의시간에도 그녀는 작은 낙서를 그림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서 권한 그림은 내게는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었다.


이 책을 펴 본 순간, 머리에 띵~하고 꿀밤을 맞은 느낌이었다. 뭔가 기대하고 펴 본 책에서는 그냥 작은 글씨로 단어만 써 있다. 다시 표지로 돌아와 띠지를 자세히 보니, '세상의 모든 물건 753개! 지체 말고 그려라!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 발견하는 가장 완벽한 드로잉 노트!'라고 써 있다. 약 2cm가 넘는 두께를 가진 이 책이 그야말로 드로잉 노트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쉽게 후배의 말처럼 쓱싹쓱싹 그려보리라 마음먹고 시작해보았다. 역시나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활용한 유튜브 영상을 보니 역시 이렇게 작품처럼 나오려면 내게 더 많은 크리에이티브한 미술적 능력과 그리기 실력이 필요한듯 하다.

색연필로 자세히도 그려보고, 단어를 보고 생각나는 것을 선 만으로도 그려보고, 색칠하고 명암을 내면서 마음이 어느덧 편안해진다. 확실히 예술은 사람을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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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닌자
라르스 베르예 지음, 전은경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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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요? 뭘 해야 할까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억지로 웃으세요. 혼자 있다면 억지로라도 휘파람을 불고 노래를 하거나 흥얼거리세요. 

둘째, 행복한 척하세요. 그러면 행복해지기 쉬울 겁니다. -데일 카네기-

  

우리 조상들의 경우, 길 지나던 나그네가 재워달라고 해도 잘 먹이고, 방을 내주고 대접해서 보내는 것을 예로 알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무섭고 각박한 세상에서는 바로 옆집에서 이웃이 이사를 오는지 가는지 숨진채로 열흘이 넘도록 방치되다 발견이 되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는 동료가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파티션으로 나눠진 그의 공간과 내 공간은 완전히 구분되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것이 일반화된 오늘날 우리의 동료에 대한 태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주인공 옌스 얀센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전거 헬멧을 만드는 회사 '헬멧 테크'의 마케팅 팀장이다. 그는 회사창립멤버로 서른 중반의 미혼남성이며, 여자친구도 있고, 평범한 스웨덴 스톡홀름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회사일에도 지쳤고 12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함께 할 의욕도 없어졌다. 모든 것에 지친 그가 택한 방법은 회사 생활과 자신의 삶, 모든 것으로부터 사라지기. 회사의 창고에서 텐트를 치고, 천장에도 숨었다가 캠핑생활처럼 회사내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의 동료들이 일하는 시간 옌스 얀센은 전화기로 그들의 통화를 엿듣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료들의 일탈을 보게 된다. 그의 부재를 가장 먼저 알게된 것은 그의 여자친구. 그녀는 경찰에 협조를 구하고, 가족과 동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어떤 사회던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게 마련이지만, 작은 사무실 내에서 일어나는 개개인의 일탈된 행동은 옌스 얀센의 엿보기를 통해 요즘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게 된다. 

정확한 시각에 출퇴근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까칠한 동료, 몰래 사적인 통화를 회사 전화로 해대는 동료 등은 옌스 얀센의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자신과 별차이가 없다.

그의 일탈된 회사내 캠핑은 단지 그만이 아닌 또 다른 오피스닌자의 존재도 끄집어내게 되고, 그의 닌자 생활은 이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우리에게 고하는 외침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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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레터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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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라면 학창시절 문구점에서 예쁜 편지지 고르기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서함 엽서 꾸며 보내기를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러 색볼펜과 색연필로 편지지에 꾸미고 사연을 쓰고 편지지를 편지봉투 크기에 맞춰 접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접기 시작할때의 그 떨림이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요즘처럼 메일로 쳐서 보내기 단추 하나로 보내버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니 말이다.

이 책을 쓴 작가 조조 모예스는 그런 손편지를 쓰던 세대였기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쓸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1960년대와 2003년을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참으로 따뜻하다.

작은 상자에 모아둔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있다면 꼭 펼쳐보고 싶어지는 그런 내용이다.


성공한 사업가 로런스,  그의 아내 제니퍼 스털링은 사교계의 파티를 즐기며 상류사회에 젖어있는 사람들이다. 제니퍼는 로런스를 취재하던 종군기자 앤서니 오헤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혼남인 그가 전쟁지역인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자 함께 떠나기 위해 급히 서둘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녀를 공항에 데려다 주려던 앤서니의 친구는 죽고, 제니퍼는 기억을 잃는다. 자신의 기억을 찾기위해 애쓰던 그녀는 자신이 그 시대에 손가락질 받을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상대를 찾기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녀의 기억을 되찾는데는 앤서니가 제니퍼에게 보낸 손편지가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보내는 사람의 이름이 아닌 B라고만 쓰여있는 편지의 내용은 한줄한줄의 내용이 그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묻어나는 편지이다. 로런스와의 사이에 딸아이가 생기고, 그녀는 그런대로 다시 적응하며 살아가는듯하지만 앤서니와의 재회가 이뤄지고 다시 그를 따라 나서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아직은 남녀평등이나 사랑에 대해 관대한 사회가 아니었던 1960년대, 그들의 사랑은 결국 이어지지 못하고 마는데, 2003년 기자이면서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엘리 하워드는 어느날 자료실에서 B의 편지를 발견하고 그 편지 수취인인 제니퍼를 찾게 된다. 우아하게 늙은 노부인이 된 제니퍼는 엘리의 사연과 자신의 편지를 보며 다시금 옛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엘리는 B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게 된다.

4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만나게 된 제너퍼와 앤서니. 그들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오랜 기다림과 깊은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었겠지만, 그들의 손편지가 없었더라면 결코 다시 찾을 수 없는 사랑이 되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 사랑에 대한 이 소설은 빠른 스마트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충분히 그 느낌을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살아본 세대라면 그 아름답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삶의 활력소를 다시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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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로큰롤 세대
로디 도일 지음, 정회성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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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세명 중 한명 꼴로 암에 걸려있다고 하니, 정말 암이란 병은 너무도 흔한 병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많은 병들이 정복되고 있는 상황에 아직 완벽하게 정복되지 않은 많은 종류의 암들은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하는 병임에 틀림없다. 가족 중 한명이 암이라고 할 경우 가정의 경제적 심리적 상황이 함께 힘들어지면서 암에 걸린 당사자들보다도 주변 가족들의 고통이 큰 경우도 참으로 많다. 가족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이겨나가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또 한번 가족과 친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살고 있는 마흔일곱살의 지미 래빗. 젊은 시절 로큰롤을 좋아해 밴드 활동을 할 정도였는데, 아내 이파와 최근 잊혀진 밴드와 팬을 부활해주는 사업 '기똥찬 로큰롤 닷 컴'을 운영하다 팔고 동업자 정도의 피고용인으로 남았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대장암 선고가 떨어지고, 대장의 대부분을 들어내는 수술과 지독한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겪으면서 그의 삶은 피폐해지고 가족과의 아름다운 삶보다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암환자의 삶을 근근히 살아가게 된다.

그의 피폐한 삶의 어느날 예전 커미트먼트 밴드의 멤버였던 아웃스팬, 이멜다를 만나게 되고, 20여년 넘게 연락이 끊겼던 동생 레스와도 SNS를 통해 연결되게 된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슴에 안고 가는 맷돌 하나씩은 있다. 그 맷돌을 내려놓으면 참 편해지겠지 싶지만, 또 다른 더 크고 무거운 맷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의 맷돌 정도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맷돌이지만 말이다. 그러니 그저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은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비우고, 자신의 맷돌을 잊을 수 있는 한가지 비상구를 마련해 놓고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자신의 삶의 맷돌을 잊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한다. 스스로 죽어가는 삶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이겨낼 방안을 찾은 것이다. 아들 마빈과 대장암을 이미 앓은 동생 레스, 중증 암환자 아웃스팬과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가족, 친구들의 모습은 요즘 늘어나는 암환자 가족인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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