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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어제 아시안컵 축구가 준우승으로 아쉽게 끝났다. 스포츠 성적이 나라의 성적과 같다면 우린 아시아에서 두번째가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어려서 우리나라는 후진국이라고 배웠고, 어느샌가 내가 중학생이 되자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었고, 대학생이 되자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4대 용중 하나인 나라이며 나름 선진국 대열에 들었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당당하게 한국사람임을 밝히며 외국인이 엄지를 척 들어주는 나라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오래전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외화를 벌어
가족을 배불리 먹여보겠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독일의 광부나 간호사로 갔던 일들은 이젠 그저 머나먼 옛 이야기로 추억삼아
이야기 할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동남아시아인들은 우리 윗 세대가 그랬듯이 자신들의 가족을 좀 더 배불리 먹여살려 보겠다는 한가지 생각으로 오고 있다. 그들이 갖는 직업 또한 그
옛날 우리 윗 세대가 그랬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3D업종이라고 꺼리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고향 아프리카 말리를 떠나 프랑스에 온 청년 삼바의
이야기다.
삼바는 십년을 프랑스에서 세금도 내며 어려운 직종의 일을 해왔는데,
더이상의 체류허가증을 내 주지 않는 프랑스에 의해 불법체류 신분으로 전락하고 추방명령을 받게
된다.
임시 유치소 벵센에서 풀려나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삼바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불법체류자로서 체류증을 받기위해 끝없이 이의신청을 하며 버티는 생활을 한다.
벵센에 있을때 만난 시민단체 시마드의 자원봉사자 나는 “난 프랑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어요. 자유, 혁명, 문화, 인권의 나라요. 난 나도 모르게 그것에 애착을 갖고 있었어요. 프랑스가 그 이미지에 못
미치면, 난 부끄러워요.” 라는 생각으로 삼바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삼바에겐 체류증이 나오지 않고, 삼촌
라무다의 신분증으로 조금 버티다가 다른 사람의 체류증을 훔쳐 사용하고, 결국은 벵센에서 만났던 조나스의 체류증까지 손에 쥐게
된다.
삼바에겐 프랑스가 처음엔 꿈을 꿀 수 있는
땅이었지만, 결국은 그가 꿈꾸던 생활을 하지 못 한채 프랑스란 땅에 얽매이고 마는 신세가 된다. 그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그 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지만 그의 이야기나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많은 외국노동자들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을거란걸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