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를 읽는 시간 - 국내 최초 아이유 음악 평론
조성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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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평론이 무색하리만치 유애나(UAENA/아이유 공식 팬클럽 이름) 소속이 아닐까 싶을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유에 대한 찬양 일색으로 일관하고 있는 국내 최초 아이유 음악 평론집이다. 아이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5살이던 2008년 음악방송에 긴장된 표정으로 데뷔했을 때다. <미아>라는 곡이었는데 나이답지 않은 무거운 분위기의 발라드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AM의 슬옹과 듀엣으로 불렀던 <잔소리>였고, 때마침 출연 중인 <영웅호걸>이라는 예능에 <좋은 날>이 BGM으로 깔린 뒤 대히트를 기록하며 '국민 여동생'이란 호칭이 붙었다. <좋은 날>을 기점으로 내는 노래마다 히트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솔로 여가수로서 음반 판매량과 유료 팬클럽 가입자 수, 단독 콘서트 규모 등 팬덤 규모와 음악적 영향력이 큰 가수로 각인되었다.


이 책은 Part 1 아이유의 의미 : 깊이를 알 수 없는 몰입의 미학, Part 2 아이유의 시간 : 앨범을 통해 본 아이유의 발성·가창 변화와 특징, Part 3 우리가 만난 아이유 :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아이유, Part 4 올어바웃 아이유 : 아이유의 모든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 그대로 아이유가 발매한 앨범 분석부터 지금까지 아이유가 걸어온 행적 중 시시콜콜한 것 하나하나 기록에 남겨 아이유 팬이라면 선물과도 같은 책일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칭찬 일색으로 띄워놔서 이 책을 아이유가 읽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고, 아이유와 직접 인터뷰를 했다면 깊이 있게 음악 평론집을 채워 넣을 것 같다. 


아이유는 15살이라 어린 나이에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로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며 현재까지 16년 동안 정규앨범 5집, 미니앨범 6집, 리메이크 앨범 2집을 비롯해 OST, 싱글, 듀엣/콜라보 등을 발매했다. 그중 총 124곡을 리뷰하고 있는데 업계 전문가의 의견도 추가했다. 저자가 분석한 대로라면 결점이라곤 전혀 없는 유일무이한 솔로 여가수다. 너무 찬양 일색 일변도라 오글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싱어송라이터로서 대단한 가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래 문장처럼 쓸 정도면 한국 대중가요 사상 역대급 가수인 거다. 아이유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이라면 '아이유 뭔들' 하면서 감회에 젖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미아>, <좋은 날>을 부를 때만 해도 아주 어린 애였는데 어느덧 어엿한 정상급 가수로 성장했으니 오랜만에 아이유 노래를 들어야겠다.


'한국 대중가요 사상 역대급이라 할 만큼 탁월하게 마이크를 사용하는 가수다.'

'발음에 있어서도 '아이유식 딕션'이란 명칭이 나올 만큼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포크와 발라드에서 그 외 다양한 감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느껴지는 가사는 가히 노벨문학상을 받아도 될 만큼의 명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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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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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실존 세계를 이해하는데 필수 분야임에도 막상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간극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를 미국의 언론인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제대로 설명해 주었다. 


"학계가 통찰을 복잡하고 따분한 산문으로 암호화하고 '대중이 소비하지 못하도록 이중 잠금장치를 걸어놓은 후, 이 까다로운 말 잔치를 난해한 학술지 안에 숨겨버렸다.'"


지금까지 유독 물리학을 설명하는 책이 따분했던 건 사회학자인 스티브 풀러의 말처럼 "학자들이 알아듣지도 못할 용어로 빈약한 통찰을 값진 것처럼 보이게 포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과학서라면 어려운 학술용어를 대중들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일상에선 잘 쓰지 않는 용어로 난해하게 서술한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가뜩이나 물리학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데 대중으로부터 멀어질 결심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일상의 언어로 서술하는 게 맞다. 바로 그런 관점에서 저자는 물리학에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현재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 있는지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일단 이런 기초 학문은 비전문가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풀어쓴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읽는다. 다중우주, 빅뱅, 만물의 이론, 양자역학 등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영역이지만 저자는 스티븐 호킹, 숀 캐럴, 카를로 로벨리 등 저명한 물리학자들의 주장과 현대 물리학이 가진 한계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진단한다. 기존 과학을 그대로 맹신하거나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과학을 기준으로 물리학에 대한 답변 중 답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건 꽤 의미 있는 작업이다. 핵심 용어와 주를 에필로그 이후에 달아놨으니 모르는 용어는 다시 확인해 보면서 읽으면 된다. 


여전히 물리학은 호기심을 가지게 하지만 이과가 아닌 사람에겐 우주만큼이나 아득히 먼 분야다. 누군가에겐 호기심을 채워줄 분야에 속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가장 심오하고 근본적인 질문 앞에 물리학자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생소한 것투성이였지만 존재론적인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것도 현대 물리학자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과학이 발전했다는 뜻이다. 세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과학의 범주 안에서 현재 인류가 설명해 줄 수 있는 답변을 이 책을 통해 얻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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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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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다시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21살에 이미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지만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다는 거다. 그 뒤로 무려 17년이 지난 1813년에 이 원고를 기초로 <오만과 편견>을 출간한 뒤 대표작이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몸 상태가 악화되어 42세가 되던 1817년 7월 18일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출간된 지 지금으로부터 2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전문학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의의는 18~19세기 당시 영국의 인사, 식사, 예절 등 일상적인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문화, 전경까지 시대상을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시골 마을인 롱본에 다섯 딸을 둔 딸 부잣집 베넷 집안 근처인 네더필드 파크로 많은 재산을 가진 빙리 집안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베넷 씨가 빙리 집안으로 인사를 몰래 간 뒤 무도회 초대를 받은 베넷 집안 딸 중 유독 눈에 띄는 미모를 가진 제인 베넷 양과 엘리자베스(일라이자 리지)가 주목받는다. 연 수입이 4~5천 파운드인 빙리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좋을 만큼 사교성이 뛰어난 인물이다. 무도회에 참석한 제인과 두 번이나 춤을 추게 되면서 호감을 가지게 된다. 같은 무도회에 빙리 친구로 온 다아시는 연 수입 1만 파운드로 잘 생긴 외모를 가졌지만 오만하고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에는 엘리자베스에게 빠지지 않았지만 다시 마주칠 때는 한시라도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그 매력에 헤어 나오지 못해 짝사랑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베넷 부인도 그렇고 캐럴라인 빙리 양도 험담하기 바쁘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구나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소설에서 오가는 대화에 잘 표현되었다. 분명 베넷 집안과 빙리 집안, 다아시 집안 사이엔 신분과 재산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이를 넘고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는 뒤늦은 사랑에 빠진다. 로맨틱 드라마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들고 제인 오스틴이 남녀 간의 오묘한 심리를 잘 그려냈다는 걸 알 수 있다. 역시 고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21살에 이미 뛰어난 인물 묘사와 이야기를 엮어낸 장편소설을 완성했으니 그녀는 정말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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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차린 밥상 - 소설로 맛보는 음식 인문학 여행
정혜경 지음 / 드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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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계승되지 않고 끊겨 잊혀가는 우리 음식 문화들이 많다. 저자는 우리 대하소설에 나온 음식을 통해 이를 복원하고자 이 책을 기획하였다. 최명희 <혼불>, 박완서 <미망>, 박경리 <토지>, 이상과 심훈, 판소리 다섯 마당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토끼전>, <적벽가>에 기록된 바에 따라 그 시대의 풍속과 음식 문화를 인문학적 관점으로 알아본다. 대하소설은 그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대체 기록물로 지역별로 구습 되어온 전통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엿보기에 더없이 좋은 텍스트다. 주변에서 나는 다양한 식재료로 주식류, 부식류, 기호식 할 것 없이 여러 가지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학 작품 속에서 발췌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니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곧잘 해주시던 음식이 겹쳐서 떠오른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명절 때면 각종 전과 토란국을 빠짐없이 먹었고 제철 과일이나 방앗간에서 떡을 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서구화된 지금의 음식 문화와는 달리 그 시절엔 소박하지만 건강한 식재료가 삼시 세끼 상 위에 올랐다. 지금은 비싸서 자주 못 먹지만 고등어구이, 임연수 구이, 갈치구이 등 생선구이를 먹으며 자랐다. 문학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과거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 음식에서 옛 향수를 느끼며 우리의 기억을 복원시킨다. 그런 점에서 문학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기도 하다.


책 중간마다 수록된 음식 사진과 그림, 도표로 정리한 식재료와 음식 분류를 보면 되려 우리 음식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소설 속 음식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인 혼, 미, 향, 한, 반, 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음식은 곧 그 나라의 문화이기에 공감되는 말이다. 후대에 사는 우리들이 그 가치를 계승하고 예전엔 즐겨먹었지만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선조들은 꽤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음식들은 오로지 우리 땅에서 자란 식재료로 만들어 맛은 훨씬 뛰어났을 것이다. 문학에 담긴 한상차림은 우리 삶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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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아오키 료사쿠 지음, 신혜정 옮김 / 잇담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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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협력자까지 합쳐 6~8명 정도인 소규모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인 TENT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들이 만든 제품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10여 년 동안 독일 IF 디자인상 금상, 레드닷 디자인상, 굿디자인상 베스트 100 등 각종 디자인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너무 편리해!", "그냥 매일 쓰게 됩니다."라며 디자인만 유려한 제품이 아닌 매일 쓰고 싶어지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입소문이 났다. TENT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도 독특하다. 


"발언 하나하나가 슛(좋은 아이디어)인지 패스(다른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힌트)인지를 인식하게 만듭니다. 슛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좋은 패스를 건네는 사람도 칭찬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TENT는 '슛은 넣지 못하더라도) 패스라도 많이 건네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루한 회의가 때론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걸 알 것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디어를 마음껏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면 아무래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밖에 없다. 6~8명 정도인 회사에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의 발언이 인정받고, 모두가 칭찬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TENT의 문화는 디자인 회사로써 무척 부러운 부분이다. TENT는 힌지에 생각나는 대로 일단 그려보고 시제품을 몇 번이고 만들라고 한다. 생각하고 시험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시행착오를 장려하는 분위기다.


결코 한 번에 완벽한 제품은 나오지 않는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환경이었다면 팀원들이 새로운 일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TENT의 히트작인 프라인팬주 개발 비화에서 보듯 수없이 만들고, 사용하고, 다시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만족할 때까지 문제점을 가다듬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제품이 완성되었다. 다른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일을 하는 회사라면 더더욱 TENT만의 기업 문화, 환경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오너 주도로 모든 사항들을 결정짓는 수직 구도에선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되도록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TENT는 아이디어를 내서 실생활에 쓸모 있는 제품 디자인을 만드는 일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마치 일도 '놀이'처럼 즐기면서 하는 혁신적인 회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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