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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 ㅣ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 2014년 11월
평점 :
현재 우리들의 삶의 근간이자 토대가 이뤄졌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부터였다. 국가가 분열되는 것은 순간이었고 지금까지도 그 갈등의 골은 깊어져버렸다. 한국 현대사는 희망과 불행이 존립해서 혼란의 시기였고, 광복 후에 청산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지금은 적반하장으로 역사교과서에까지 역사왜곡으로 미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야 제대로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게 된 듯 싶었다. 학교 다닐 때는 시험 때마다 늘 나왔던 신소설의 효시였던 이인직은 매국노 이완용의 비서였고,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윤치호는 뼛속까지 친일파였으며, 그 집안의 7명이나 철저한 친일파로 일제 하에서 이득을 챙긴 이들이다. 우리들은 과거를 완전하게 청산해내지 못했다. 이것은 나라의 비극이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철저히 가난 속에서 굶주려야 했는지. 그들의 자손들은 대부분 죽었고, 남겨진 재산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반면 일제강점기때 일본에 빌붙어서 친일파로써 첨병역할을 했던 자들은 해방 후에도 고위 관료직에 이름을 올렸고 반민특위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은 천수를 누리다 갔다. 물론 일제때 증식시킨 재산은 더욱 불어나서 후손들까지 호위호식하면서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참회없이 살아가고 있다.
1905년 을사조약으로 국권을 상실했을 때 수많은 의병들이 일어났는데 조선 최고의 갑부였던 이회영 일가와 이상룡 선생들이 자신의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붓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해방은 늦어졌을 것이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64세의 나이에 새로 부임해온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의사와 여자로써는 유일무의하게 일제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던 독립운동가 남자현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읽는 내내 분통을 터트린 것은 한국의 호랑이와 표범, 수호를 모두 말살해버린 만행과 조선사편수회를 조직해서 한국의 역사를 왜곡시킨 영향이 지금까지로 학계 주류에서 퍼져있다는 사실이다. 고려청자, 몽유도원도, 규장각 도서를 국보급 문화재를 마구 약탈한 뒤 반환하지도 않은 뻔뻔함에 기가 찼으며, 경천사지십층석탑을 해체해서 대낮에 빼돌린 사실은 이들이 문화재의 소중함을 아는 민족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간도특설대나 일본인 경찰보다 더욱 악랄했던 친일경찰를 보며 같은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 만주에 살던 평민들까지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짐승과도 같은 만행을 했던 간도특설대는 해방 이후 군대 주요 요직에 이름을 바꿔 들어갔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제국주의 시대 최악의 나라는 바로 일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온갖 만행과 패악을 자행했음에도 기억장애나 치매에 걸린 듯 사실을 부정하다 못해 적반하장식으로 나온다. 그들에게 이것이 사실이냐 아니냐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할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일제에 의해 한국인들의 심성이 확 바뀌어 버렸고 해방 후에는 친일파가 판을 치는 이상한 세상이 되벼렸다. 반민특위를 조직해서 친일파를 청산하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방해했던 건 서북청년회와 이승만이었다. 서북청년회 단란에서는 팟캐스트로 들으면서도 귀를 의심했는게 인간으로서는 못할 짓을 한 조직단체다. 이 시기에 중요한 사건인 여순 사건, 반민특위 습격 사건, 백범 김구 암살 사건이 휘몰아쳤다. 짓밝힌 한국 현대사에 남은 건 이데올로기의 껍데기 밖에 없다. 이 책은 반드시 모든 학생들이 읽기를 바란다. 역사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작년에도 우린 서북청년단이 재건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 집어삼킬 지 모르는 세상이다.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는 한국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던 우국충절열사들의 혼을 기리며 여러 번 되새겨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