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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미 미술치료가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려진 내용이다. 이 책은 뇌과학 사례로 이를 증명해낼 뿐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직접 예술 행위에 참여하는 것이 우울증을 개선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무슨 일이든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건 자신감을 되찾고 대단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뇌가 힘들다는 건 과부하가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해서 휴식이 당장 필요하다는 신호다. 사람들이 주말에 야외로 가거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방문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건 자신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주중 내내 받은 스트레스도 풀고 뇌가 쉴 수 있도록 긴장을 해소시켜야 다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간섭, 감사, 억압과 관계된 영역인 인지 조절망의 활동을 증대시켜 자기비판, 자기 판단, 억제 기능을 낮추는 것으로 낙인에 맞선다. 상황에 대처하고 회복하는 것을 도울 뿐 아니라 작품을 매개로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얻을 감상자들도 그 작용에 참여시킨다."
2021년 메타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예술적 개입이 정신 건강에 낙인을 줄이는 데 극적인 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대참사나 재난을 겪거나 사건·사고의 직·간접적 당사자는 트라우마와 PTSD, 중증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데 예술 덕분에 계속 살아가고 치유된 사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방치된 채 혼자 있거나 눈을 감을 때마다 반복되는 트라우마와 악몽 같은 고통에서 해방되려면 예술 처방이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건 몸에 난 상처를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받는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유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굉장히 오래가고 깊다고 한다. 얼마나 큰 상실감과 아픔을 겪었는지를 이해한다면 예술 활동을 병행하여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 이들을 도와야 한다.
"그 의사의 말이 유독 심금을 울렸어요. 제게 삶의 예술이란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의 총체에, 우리가 함께함으로써 세상에 존재를 표명할 수 있는 방편들의 총체에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는 외로움이라는 질병에 곪아들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같이 살지만 마음은 늘 외딴 섬처럼 외롭고 쓸쓸하다. 여기서 예술은 뿔뿔이 흩어진 개별자들을 하나로 묶어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예술 활동이라는 건 굉장히 넓고 다양한데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예술을 뇌과학으로 풀어 설명하니 정신 건강이 위태로운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어떻게든 치료받으면 나아질 수 있지만 병든 정신과 마음을 확실하게 치유하려면 예술적 개입이 필요하다.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예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걸 밝혀낸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예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