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의 전시회를 보려고 기다리던 중에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무하의 그림은 여신의 느낌이 강하다. 우아하고 강렬하다. 진짜 같으면서도 진짜 같지 않은 환타지 같지만 현실적인 느낌도 있는 여러각도의 필을 충만히 갖고 있는 그림들이다.
무하는 체코출신 화가다. 그리고 파리에서도 작품활동을 했으니 유럽의 감성을 가득 담았다.
무하는 (1860~1939) 체코에서 나고 이십대에 그림을 배우러 파리로 떠났다. 다행히 부유한 후견인의 도움이 있었지만 후원이 끊어지고 나서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림을 그렸다.
'사라 베르나르' 라는 유명한 여배우의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스타가 된 무하는 광고포스터 뿐만 아니라 체코 미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슬라브서사시' 를 창작하며 체코 미술에 공헌한 화가 이기도 하다.
무하가 그린 웨하스 바닐라 상자
무하가 유명해진 계기 '지스몽다 '
사라 베르나르는 무하의 작품을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특징을 모두 담은 포스터라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유명해진 무하의 작품은 광고판이 마르기도 전에 포스터 가 도난당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
지스몽다로 인기를 얻은 시기의 무하의 그림 '동백꽃 여인' 베르나르가 가장 아끼는 작품중에 하나다.
무하는 공연중인 배우의 스케치를 위해 사진기를 이용하여 기록을 남겨두기도 하였다. 가시로 뒤엉킨 두개의 심장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상징한다.
'로렌자치오'
지스몽다 포스터의 성공 이후 무하는 사라 베르나르가 플로렌스의 거상 이었던 '로렌조 데 메디치'를 연기하는 모습을 작은 연필로 그렸다.
무하의 석판 왼쇄물 중 가장 오래도록 사랑받은 작품은 1896년 제작한 욥 담배광고포스터
무하는 다른 그림에서 볼수 있듯이 디테일이 양식화된 드레스대신 흐린 이미지의 드레스를 그렸다. p.108
무하의 마지막 '사계'
사계를 의인화한 작품을 표현.
무하는 특히 겨울 날씨의 전달하기 위하여 일본 목판화의 형식과 색을 도입하였다. p.176
1899년에서 1900년에 걸쳐 도서출판 분아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힌 무하는 이번에는 자신의 책을 출판하게 된다. "모든 요청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므로 나는 장식 요소와 항목을 담은 특별한 책을 쓰기로 했다. 이 요소들을 적용한다면 원하는 모든 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p.186
1899년에서 1900년에 걸쳐 도서출판 분아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힌 무하는 이번에는 자신의 책을 출판하게 된다.
"모든 요청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므로 나는 장식 요소와 항목을 담은 특별한 책을 쓰기로 했다. 이 요소들을 적용한다면 원하는 모든 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p.186
무하는 '장식자료집' 을 발간하고 그 후로 무하 스타일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유럽곳곳에서 팔렸으며 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먼 나라의 공주' 의 멜리자드 역으로 분장한 사라 베르나르
무하는 베르나르의 인물을 강조하기 위하여 배경 나무를 흐리게 그려 사진과 같은 효과를 냈다.
무하의 작품들.
무하는 많은 작품을 그렸다. 심지어 귀여운 작품들도 있다. 과자상자나 담배광고의 포스터도 그렸고 배우의 얼굴도 그렸다. 지금 이시대에 무하의 작품들을 보고 사람들은 많은 영감을 얻는다.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그때에나 지금이나 다 비슷할 것이다. 아름다움을 극대회해서 표현했던 알폰스무하의 작품들을 보면서 가을을 보낸다.
섬세하고 환상적인 작품들을 다 말로 사진으로 옮길수가 없다.
#알폰스무하_유혹하는예술가
#씨네21북스
#하니포터1기
#한겨레엔
#한겨레출판
#알폰스무하
아이들은 그림책을 무조건 좋아한다. 이건 이래서 재미있고 저건 저래서 재미있다. 각각의 책마다 모조리 이유가 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가치도 있다.
그림책이 이 아이들에게 어려울것 같다 라느니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다 라는 판단들은 어른들이 한다. 항상 아이들의 세상에 잣대를 들이미는것은 일부 어른들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아이들은 똑똑해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탁월해져서 그림책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반면에 어른들은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지고 지쳐가고 한계나 형식이 없었던 어린시절의 그림책세계로 회귀하고 싶어한다. 요즘 그림책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권선징악으로 엔딩하던 라떼시절의 그림책과 다르게 깊은사유도 질문도 해방도 환경도 소외도 공감도 이해도 갈등도 자존도 꿈도 생명도 관계도 아주 내밀하게 잘 표현되 있는 요즘 그림책.
아이들의 그림책을 읽어주다 내가 울었던 기억도 내가 위로 받았던 기억도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요즘 그러할 것이다. 아이들의 공감도 어른들의 위로도 끌어내는 요즘 그림책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자기세계를 갖고 있을까. 어떤 가치와 기준으로 자신들만의 길을 갈까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소윤경 작가의 작업실 p.58~59 자유롭지만 정돈되 있는 소윤경 작가의 작업실 사진이다. 사진같기도 그림같기도 한 이 뒷모습 한장도 작품이다. 그림 앞에 앉은 결연한 뒷모습에서 질끈 묶은 머리카락에서 손에 쥔 연필심과 툭 불거진 핏줄에서 예술가의 집중이 느껴진다. 뒷모습조차 무엇인가 표현하는듯한 이 작가는 지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p.127 유설화 작가의 책장
유설화 작가의 작품 슈퍼 거북을 읽었을때가 생각난다.
거북이의 노고와 노력들이 애닲게 느껴졌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것, 나 답다는 굴레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는 순간 그 큰 해방감이란 얼마나 나를 자유롭게 하는지 말이다. 이런 작품을 쓴 작가는 도대체 누구일까. 궁금했었다.
<동화는 힘들고 외로운 마을을 보듬고 다시 꿈꿀 수 있게 하는 장르예요.>
p.129 유설화 작가의 말
이런 생각을 하는 작가였구나 그러니 내 마음이 위로 받았구나.
얼마나 힘들고 쓸쓸했는지. 나를 외롭게 하는 것이 오히려 군중임을 깨닫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었나. 변심하거나 자주 잊는 무심한 사람들보다 한장의 택스트가 오히려 나를 더 쓸어주던 시절, 나는 슈퍼거북을 읽고 편안할 수 있었다.
<온 힘을 다해 뛰어도 우리는 여전히 자기 자신밖에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윤곽을 확인하기 위해>
p.143
p.197
'이파라파냐무냐무'를 읽는 도중에 울고 말았다. 내가 울면 아이는 따라 울고는 했는데 10살이 된 딸은 이제 엄마가 우는걸 잠시 기다려준다. 아이는 감동 스팟이 아니었나본데 나는 오해와 설움속에서 힘들었을 털숭숭이의 모습에 울고 말았다.
작가가 강아지를 키우며 있었던 일들에서 계기가 되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겪을 때의 심정이 느껴졌다. 작가의 상황이 텍스트를 통해 나에게까지 전해져 나의 상황이 된다.
우리는 그렇게 소통하고 공감하고 같이 분노해주고 마시멜롱들에게 부탁한다.
제발 그러지 말아줘.
힘들었을 털숭숭이를 안아주고 싶어 털숭숭나서 비닐에 넣어버린 아이의 인형을 꺼내본다.
나도 널 오해했었나보다.
감동적으로 읽은 작품들이 그려진 곳, 계기가 된 사건, 그리고 작가의 작업실이나 다른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크다. 내 마음이 움직인 그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서 부터였을까.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비밀같은 연대감, 드라마 엔딩 이후의 엔지컷을 보는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작품의 탄생 이야기 그리고 작가의 철학과 가치관. 이 책에서 모두 알 수 있었다.
p.194
이지은 작가를 전시회에서 본적이 있다. 내 아이와 사진도 찍었는데 다양하게 포즈를 취해주었다. 친절한 사람이었다
<경험없이 믿어버리지 않고, 함부로 결론 내리지 않으며, 사건의 여러 측면과 의미를 검토하고 판단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하겠다는 결심.유예할줄 아는힘,주체적인 나로서기 위한 중요한 퍼즐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다.>
p.201
p.273 노인경 작가의 작품들
노인경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본것은 ' 곰씨의 의자'다.
읽고 무척 놀랬던 기억이 있다. 아니 이런 그림책이..
이 책으로 모임에서 토론도 했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온것인가
거절에 대한 겁이 , 관계에 대한 걱정이 얼마나 나를 스스로 아프게 했는지 직면하게 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작가는 심리학자 라고 추측했다. 내 마음을 이렇게 그림으로 표현해주었는데 이거 공부 하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그릴수는 없다고.
<작은것들을 지켜내고 싶다. 다정함은 얼마나 소중한가. 펼쳐내는 방법은 다르지만 저도 그런 마음으로 그림책을 만들어요>
p.267 노인경 작가의 말
작가들은 특히 그림책 작가들은 좀 다른것 같다. 작은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작지만 가치있는것 약하지만 소중한것들의 의미를 버리지 않으려 한다.
그런것들을 잘 찾아내 잘 포착해 가치를 극대화시킨다. 그렇게 감동으로 연결시킨다.
바빠서 놓치고 가는것들을 작가들은 예의 주시하여 자꾸 잊지 말라고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그거, 지금 니가 놓치고 가는거, 자꾸 뒤로 미루는거, 잊고 가는거, 버리려고 하는거.
그거 잊으면 안돼. 뭐가 중요한지 잘 생각해라
라고 말 하는것 같다.
이 작가들외에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들이 다 너무 좋았다. 인덱스를 덕지덕지 붙인 내책은 금방 중고책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
어떤 사건이 생겼을때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같다.
아이들에게 혹은 그림책 독자인 또다른 어른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줘야 할지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 할지 항상 고민한다. 사화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항상 공부하고 메모하고 기억하는 습관들이 지금의 자리를 만든것이다. 고정순작가의 글도 여러번 읽었다. 포기를 않고 정진했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p.291
권정민 작가의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새로웠다. 멧돼지를 바라본 시선부터가 달랐다.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이런 그림책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들은 크게 하나다. 작가들의 시선은 나와 다르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먼길을 돌더라도 결국 도착한다. 오래걸리더라도 말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 내 자신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좋은 책들이 많은 시절에에 살 수 있다니.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고 이렇게 다양한 시선들이 많고 자유로운 책들을 읽으며 살 수 있다니 참 다행이다.
상상력이라는 우주에서 가치를 발견해주는 그림책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멋있다는 생각뿐이다. 아 정말 똑똑하고 생각도 바른 사람들이 그림도 잘 그리고 표현도 잘해내다니 내 마음도 잘 어루만지면서.
작가들의 다음작품도 기다려진다. 그림책들을 더 열심히 읽어주고 읽어야 겠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1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의그림책작가들에게묻다
#책리뷰
#최혜진
소년원에서 국어를 가르치게 되며 교사는 본인이 가졌던 편견에서 천천히 깨어난다. 소년원이라는 곳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일단 범죄와 연결되 있으니 편견이 있었던것도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는것이 중요한것처럼 교사는 다른시각으로 아이들을 본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교실안에서는 국어과 학생으로서, 시를 잘 읽는 소년으로서만 아이들을 본다. 교사는 그렇게 아이들의 내면을 보려고 노력해간다. 처음에 어색하고 떨렸던 교사의 마음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아이의 좋은 점을 자꾸 발견해주는 쪽으로 흐른다. 너는 나쁜놈이 아니다 라고 말해주는 교사의 마음. 아이들은 국어수업시간 만큼은 징벌을 떠나 평범한 아이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마음이 평온했다. 아이들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까. 이런 생각 그 전에 그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서 살았을까. 어떤 어른들이 이 아이들을 방치 했을까를 고민하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시를 가르치는 동안에도 아이들에게 무한 신뢰를 준다. 시를 잘 외우고 교사에게 조심하고 정성스레 편지를 쓰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교사는 가르칠 맛이 났을것이다. 아이들의 수업참여는 고정적이지 않았다. 때로는 징벌방에 집중방에 그리고 다른 일과로 인해 들쑥 날쑥한 아이들은 시간이 될때마다 수업을 받으러 왔다. 오늘은 어떤 학생이 올까 기다리며 오늘은 아이들에게 이런간식을 줘야지 하며 준비하는 존중의 마음들이 곳곳에서 느껴졌다.아이들은 교사가 준 책을 재미있게 읽고 질문을 준비해서 작가와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며 읽는 독자에서 행동하는 독자로 활동성을 띄게 된다. 그리고 자기를 스스로 독자로 칭하며 한껏 자존감을 높인다. 독자인적 없는 아이가 읽고 외우고 나누고 책을 아끼며 사랑하고 책을 읽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진정한 독자로 거듭났다. 이보다 더 좋은 국어교육의 효과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소년원 안에서의 독서동아리는 밖에서와는 다르게 한계도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읽는 기쁨 책을 가저런히 소장하는 기쁨을 알아버린 아이들은 아마 밖에 나가서도 다른 이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 사람이 되는 작은 출발점에 서게 되지 않을까. 아니면 소년원 안에서의 착하고 열심이었던 모습을 내어던지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로 돌아갈까. 인생은 알 수 없다. 다 된것 같지만 다시 도돌이표를 찍을때도 있고 계속 할것 같지만 거기까지가 끝일때도 있다. 아이들에게 읽고 쓰고 작가를 만났던 경험은 아이들 인생에 어떤 방점으로 찍힐까.<그래, 나와 눈을 맞추고 시 스무 편을 외우게 된 늦봄 어느 날, 너와 헤어지면 좋겠다. 그 시들은 네가 살아가게 될 무수한 시간 어지쯤에서 한번쯤은 살아나겠지. 네 안에서 살아날 시가 너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너의 시간도 더 깊게 해주고 삶은 고단함을 매만져주면 좋겠구나.>p.29<숨겨두어야 할 사진들을 우리는 찍고 또 찍었다.>p.36교사는 아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의 저자를 소년원으로 초대했다.외부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이 직접 준비했다. 풍선을 불고 질문지를 만들고 책을 읽고 간식을 나누며 아이들과 작가는 책속의 시간을 공유했다. 끝나고 찍는 사진들 안에서 아이들은 작가에게 존경심과 친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어디에도 보여줄 수 없는 우리들만의 사진들, 숨겨두어야 할 사진들을 계속해서 찍었다. 찍는 행위라도 몸에 기억해두려는 아이들의 마음일까.<손으로 한번씩 책을 쓰다듬으며 "예뻐요" 라고 말하는 소년의 등어리가 순해진다. 소년의 순한 등어리가 연두풀이 융단처럼 깔린 나지막한 봄날의 언덕 같다.>p.79책 전체에 아이들에게 선입견없이 국어를 가르치려는 마음이 진지하게 드러난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재판의 힘든 경험이 악몽처럼 찍힌 아이들을 교사는 시로서 위로한다. 아이들에게 잊어야할 기억중에 하나로 분류될지 모르는 소년원시절의 공부 지만 교사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보려고 노력한다. 그 시간만은 아이들이 예쁜책을 쓰다듬는 순수한 마음이 있을거라고 믿으며 바라본다. 아이들은 나를 순수하게 바라봐준 어른에 관한 기억은 아마도 오래하지 않을까#소년을읽다#서현숙#사계절#소년원이야기
그리스라니. 정말 꿈꾸는 자의 최종 목적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스 문명기행 이라는 책을 골랐다. 코로나로 여행이 묶인 이시절에 알맞은 책이다. 그것도 아시아도 아니고 멀리 지중해로 갈수있다니. 이 책은 저자 김헌의 기행문과도 같다. 그리스 구석구석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신화와 역사를 통해 나는 현재의 그리스 뿐만 아니라 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그리스 또한 여행하고 왔다. 내가 몰랐던 그리스, 예쁘고 지중해 라는 이름이 멋스러워서 막연히 동경했던 곳이다. 하지만 그곳도 전쟁의 역사를 많이 안고 있는 곳이었다. 전쟁에서는 힘 없는 민중들이 다쳤을테고 그 수난과 피해의 역사로인해 신께 경배드리는것에 더 몰두 하게 만들었을까. 신화가 만들어지고 신전이 많은 이유는 수난의 역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스는 곳곳이 옛 유물이 보존되 있었다. 물론 신전에 기둥 몇개만 남은곳도 있지만 신전이라고 불리는 터는 잘 남아있었다. 우리의 건축양식과 달리 그리스의 유물인 도리아식 기둥을 보니 새삼 신기했다. 실재로 아폴론이 살아서 기둥 뒤에서 나타날것만 같은 현장감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는 독자대신 그리스 곳곳을 여행하고 기록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했다. 다른 문화를 탐독하는 정중함으로. 박물관 도슨트처럼 친절하게 . 오로지 그리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김헌의 경로를 따라가며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죽을수 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잊고 영원한 존재인 신들과 하나가 되는 현장이기도 했다. 아니, 오히려 불멸의 신들을 기리면서 자신들의 삶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임을 가슴 깊이 새기는 역설의 순간이었다.>p.18그리스는 축제가 많다고 한다. 그 축제의 의미를 저자는 이렇게 위와같이 표현했다. 인간이 짧은 생과사에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을 거꾸로 흥으로 표현한것, 이것이 축제일까 아니면 신에 대한 경배 인걸까. 신과 합일하는 나약한 인간이 현실을 다 내려놓고 즐기는 순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제우스와 므네모쉬네는 모두 아홉날을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누었기에 므네모쉬네는 아홉쌍둥이를 낳았다. 걸그룹 이름으로도 사용된 '나인뮤지스'다.>신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제우스의 여성편력,여신편력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운 여인만 보면 정신을 못차렸던 제우스의 이야기는 그리스 곳곳을 오가며 등장한다. 신전을 통해 인간의 제우스에 대한 경배 또한 증명 된다. 신에게 풍요와 행복을 빌고 재난과 풍랑을 피하던 그리스 인들의 모습은 산토리니의 색깔처럼 푸르고 흴것같이 느껴진다. '옴팔로스'는 배꼽을 가리키는데 돌이 있는 그곳이 세상의 정중앙이라는 뜻이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권력을 잡은 아들 크로노스가 자식이 태어나는 족족 잡아먹자 아내 레아는 제우스가 태어났을때 이돌을 강보에 싸서 준다. 그 덕분에 무사히 자란 제우스는 아버지를 몰아내고 세계의 지배자가 되자 이 돌에게 감사의 의미로 세상의 중심을 나타내는 지표로 삼았다. 또한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죽으며 몸에서 빠져나온 혼백은 저승으로 간다고 믿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통하는 문은 엘레우시스에 있다고 믿고 그곳에다 '플루토니온'을 세웠다. 플루톤을 위한 신전이란 뜻인데 플루톤은 저승의 신인 하데스의 다른이름이다. 원자폭탄을 만드는 플루토늄의 명칭도 바로 이 죽음의 신 플로톤의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죽음의 신이 죽음 의 원자폭탄과 관련이 있다니 과거의 주술이 현대에도 통하는것같다. 소크라테스가 갇혔다는 감옥은 아테네의 서남쪽 필로파포스 언덕에 있다. 그곳에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들었다고 한다.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소크라테스. 그의 영혼도 플루토니온을 통해 저승으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의 역사는 신화가 출발인것같다. 우리나라 신화와는 달라서 또 흥미롭다. 그리고 그 신화가 현재와 연결되 있어서 더욱 매력이 있다. 수수께끼를 내서 못맞추면 잡아먹는다던 스핑크스도 두종류라는것을 알았다. <두 스핑크스의 성격자체도 많이 다르다 그리스 신화에서 스핑크스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물의 형상아지만 이집트 신화에서 스핑크스는 성소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맡는다. >p.244이집트 안에서의 그리스의 흔적을 살피며 스핑크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 문화와 신화는 거대하고 끊임없이 보물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주머니 같다. 모든 강과 바다와 산이 신화와 얽혀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홀리듯 그리스에서 이집트를 지나 몰타까지 여행했다. 더 깊은 신화가 알고 싶다. 신화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선하다고 믿는다. 인간이 선하게 태어났고 선한자가 된다는 기본적인 믿음 없이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 나갈것인가. 나는 믿는다. 선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자랐고 지금 나처럼 인간은 선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지구 곳곳에 많을 것이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 또한 있다고. 이 책은 그들을 위한 책이다.9.11 은 함부로 꺼내기조차 힘든 비극의 날이다. 테러로 인해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희생자의 가족들과 국민들 전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세기의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이 무기력하게 희생을 바라보았다. 불타는 건물을 시체를 잔해를. 전세계인이 동시에 충격을 받았으며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앓았다. 수많은 희생자 가족의 상실은 또 어떻게 치유해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또 암담했다.테러가 있던 날 뉴욕은 고립무원이었으며 뉴욕으로 가는 하늘길 또한 차단되었다. 그렇게 넓은 창공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방향을 돌려 어디든 착륙해야했다. 9월11일, 겨우 1만명 정도가 사는 뉴펀들랜드의 갠더에 승객과 승무원 6595명을 태운 비행기 35대가 착륙했다.갠더는 작은 도시다. 작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수천명의 손님들을 갠더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맞이했을까. 한적하고 조용했던 시골마을은 일순간 복잡해지고 바빠졌다. 사람들은 위기에 대동단결했다. 내가 도울 일이 없을까를 찾았고 집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꺼냈다. 수건이나 이불은 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그 수량을 맞추기가 힘든 물건이다. 갠더의 주민들은 모두 자기의 옷장을 뒤져 승객들을 위한 물건들을 내놓았다. 물건은 금방 쌓였으며 갠더의 비상 착륙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행로를 이탈하여 엉뚱한 곳에 내려 앉았는데도 어디에서도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 승객들은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줄지어 내리고 모두 갠더의 곳곳에 마련된 임시합숙소로 들어갔다. 갑자기 닥친 위기의 순간에 갠더사람들은 마치 준비라도 되어 있었던듯 문을 열고 환대했다.<주택 지역을 지나가던 중 현관에서 손을 흔드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패스트에게 이번에 고립된 승객이냐고 물었다. "맞아요" 패스트가 대답했다. 남자는 뒤뜰에서 가족과 함꼐 손자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혹시 함께하겠냐고 물었다.우연히 길을 지나던 이방인을 초대해 기꺼이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이 따뜻한 가족이 페스트의 기운을 복돋웠다.>-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 p.106 중에서갠더 주민들은 자신의 집 또한 열었다. 씻지 못하는 자들을 위하여 욕실로 이끌었고 마트에서는 승객들에게 장비를 무려로 나눠주었으며 마을 주민들은 빈방으로 승객들을 초대했다.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의 환대는 어디서 나온것인가.우리 또한 이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경험이 있다. 사실 불우이웃돕기의 경험이라면 우리 나라 또한 못지 않다. 해마다 구세군안에는 익명의 온정들이 쌓이고 수재민이 발생하면 모두 다 하나같이 돕는다. 전국 각지에서 물품이 도착한다. 온통 바다가 검은 기름때를 뒤집어 썼을때 다같이 달려들어 바닷가의 기름때를 닦았다. 가족을 잃은 자의 넋이 물가를 떠돌때 또한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가서 도왔다.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으며 누군가는 사고의 잔해를 찾기 위해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자를 보는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늘 손익을 계산하는 습관 때문에, 내 삶을 침범당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돕는것은 쉽지 않다.타인을 돕는 자의 용기는 그렇다면 어디서 나오는것인가. 여유나 힘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인간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안전하지 않다는 불확실성. 그런 불확실성에서 나온 지킴의 배려가 위기의 순간 도움의 손길이 된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하는것. 그러므로 겸손과 상부상조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믿는 것. 그렇게 우리의 나약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수용의 자세가 급한 순간에 따뜻한 인간애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간애의 힘은 가장 강력한 주파수다. 지구반대편에서 가족의 생사를 모를때 전화가 연결되지 않을때 그래도 서로를 향한 인간애의 힘은 강해서 결국엔 제자리로 전달된다.<3분후 퍼지가 도착했다. 로비에 서 있던 보언은 여전히 퍼지가 왜 자신을 찾는지 알지 못했다. 순경 퍼지는 보언에게 걸어가 아무말 없이 두 팔로 꼭 끌어안았다. " 언니가 보낸 거예요" 퍼지가 마침내 말했다.>p.121그러한 인간애의 전파는 더욱 강력해져서 하마터면 죽어버렸을뻔한 동물에게까지 전파된다.<더그 트위디가 애쓴 덕에 보노보는 비행기에서 내려 고양이,개와 함께 격납고에 자리를 잡았다. 5일동안 사육사 해리는 보노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해리는 웅가와 코사나가 탈출할까 봐 너무 두려워서 이동용 철창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철창 내부 청소조차 못해 줬다. >p.168이 책에서는 인간이 위급한 순간에 얼마나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단결하여 사람을 돕는지가 잘 나타난다. 우리가 하는 선행이 결국은 크게 회전하여 결국엔 나에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희망도 보여준다. 갠더에서 승객들이 받은 환영은 집으로 돌아가서도 그들에게 에너지가 되었다. 그들은 위급한 순간에 받은 에너지를 자원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위기 앞에서는 누구나 나약해진다. 휴고보스 사장이라도 요직에 있는 공무원이라도. 그들이 사회의 제자리에 돌아갔을때를 생각해보라. 어려울때 내가 받은 긍정의 사인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결국 장학금으로 지원금으로 갠더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희망을 봐야 살 수 있다. 이렇게 어지럽고 불안한 세상에서 우리가 기대 할 수 있는것은 결국은 인간애 아닐까.이 책은 발전하는 과학의 세계안에서 조차 결국 인간을 구하는것은 인간뿐이라는 기본적이지만 가치있는 이야기를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선행을 보면 아직 뿌듯하고 기쁘다. 그리고 나도 돕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선함을 다시 불러일으킨다.<뉴펀들랜드인은 단지 연착된 항공기 승객을 받아주기만 한 게 아니라 머나먼 곳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수백 명에게 안식처를 주었다고 온 세상이 위태롭게 느껴질 때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p.245책을 덮고 난 지금 심연 저 어두운곳에서부터 사람들을 응원하는 에너지가 솟구친다.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바쁜 나머지 쉽게 간과했던 여러가지 메세지들이 떠오른다. 인간이 선하다고 믿는 나는 선한 사람들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 게다가 사람들의 선함을 찾아내는 능력또한 커져간다. 한낱 작은 사람에 불과하지만 내 선행에 힘을 믿는다면, 개개인에 불과하지만 내 힘의 보탬을 믿는다면 전염병이나 재난이나 사고나 분쟁도 더이상 무겁지 않다. 언제든 가까운 재난의 시대에 나에게 우리에게 신의를 생각하게 해주는 따뜻한 모처럼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