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라니. 정말 꿈꾸는 자의 최종 목적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스 문명기행 이라는 책을 골랐다. 코로나로 여행이 묶인 이시절에 알맞은 책이다. 그것도 아시아도 아니고 멀리 지중해로 갈수있다니. 이 책은 저자 김헌의 기행문과도 같다. 그리스 구석구석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신화와 역사를 통해 나는 현재의 그리스 뿐만 아니라 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그리스 또한 여행하고 왔다. 내가 몰랐던 그리스, 예쁘고 지중해 라는 이름이 멋스러워서 막연히 동경했던 곳이다. 하지만 그곳도 전쟁의 역사를 많이 안고 있는 곳이었다. 전쟁에서는 힘 없는 민중들이 다쳤을테고 그 수난과 피해의 역사로인해 신께 경배드리는것에 더 몰두 하게 만들었을까. 신화가 만들어지고 신전이 많은 이유는 수난의 역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스는 곳곳이 옛 유물이 보존되 있었다. 물론 신전에 기둥 몇개만 남은곳도 있지만 신전이라고 불리는 터는 잘 남아있었다. 우리의 건축양식과 달리 그리스의 유물인 도리아식 기둥을 보니 새삼 신기했다. 실재로 아폴론이 살아서 기둥 뒤에서 나타날것만 같은 현장감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는 독자대신 그리스 곳곳을 여행하고 기록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했다. 다른 문화를 탐독하는 정중함으로. 박물관 도슨트처럼 친절하게 . 오로지 그리스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김헌의 경로를 따라가며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죽을수 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잊고 영원한 존재인 신들과 하나가 되는 현장이기도 했다. 아니, 오히려 불멸의 신들을 기리면서 자신들의 삶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임을 가슴 깊이 새기는 역설의 순간이었다.>p.18그리스는 축제가 많다고 한다. 그 축제의 의미를 저자는 이렇게 위와같이 표현했다. 인간이 짧은 생과사에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을 거꾸로 흥으로 표현한것, 이것이 축제일까 아니면 신에 대한 경배 인걸까. 신과 합일하는 나약한 인간이 현실을 다 내려놓고 즐기는 순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제우스와 므네모쉬네는 모두 아홉날을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누었기에 므네모쉬네는 아홉쌍둥이를 낳았다. 걸그룹 이름으로도 사용된 '나인뮤지스'다.>신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제우스의 여성편력,여신편력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운 여인만 보면 정신을 못차렸던 제우스의 이야기는 그리스 곳곳을 오가며 등장한다. 신전을 통해 인간의 제우스에 대한 경배 또한 증명 된다. 신에게 풍요와 행복을 빌고 재난과 풍랑을 피하던 그리스 인들의 모습은 산토리니의 색깔처럼 푸르고 흴것같이 느껴진다. '옴팔로스'는 배꼽을 가리키는데 돌이 있는 그곳이 세상의 정중앙이라는 뜻이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권력을 잡은 아들 크로노스가 자식이 태어나는 족족 잡아먹자 아내 레아는 제우스가 태어났을때 이돌을 강보에 싸서 준다. 그 덕분에 무사히 자란 제우스는 아버지를 몰아내고 세계의 지배자가 되자 이 돌에게 감사의 의미로 세상의 중심을 나타내는 지표로 삼았다. 또한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죽으며 몸에서 빠져나온 혼백은 저승으로 간다고 믿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통하는 문은 엘레우시스에 있다고 믿고 그곳에다 '플루토니온'을 세웠다. 플루톤을 위한 신전이란 뜻인데 플루톤은 저승의 신인 하데스의 다른이름이다. 원자폭탄을 만드는 플루토늄의 명칭도 바로 이 죽음의 신 플로톤의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죽음의 신이 죽음 의 원자폭탄과 관련이 있다니 과거의 주술이 현대에도 통하는것같다. 소크라테스가 갇혔다는 감옥은 아테네의 서남쪽 필로파포스 언덕에 있다. 그곳에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들었다고 한다.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소크라테스. 그의 영혼도 플루토니온을 통해 저승으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의 역사는 신화가 출발인것같다. 우리나라 신화와는 달라서 또 흥미롭다. 그리고 그 신화가 현재와 연결되 있어서 더욱 매력이 있다. 수수께끼를 내서 못맞추면 잡아먹는다던 스핑크스도 두종류라는것을 알았다. <두 스핑크스의 성격자체도 많이 다르다 그리스 신화에서 스핑크스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물의 형상아지만 이집트 신화에서 스핑크스는 성소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맡는다. >p.244이집트 안에서의 그리스의 흔적을 살피며 스핑크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 문화와 신화는 거대하고 끊임없이 보물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주머니 같다. 모든 강과 바다와 산이 신화와 얽혀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홀리듯 그리스에서 이집트를 지나 몰타까지 여행했다. 더 깊은 신화가 알고 싶다. 신화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