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하다고 믿는다. 인간이 선하게 태어났고 선한자가 된다는 기본적인 믿음 없이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 나갈것인가. 나는 믿는다. 선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자랐고 지금 나처럼 인간은 선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지구 곳곳에 많을 것이며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 또한 있다고. 이 책은 그들을 위한 책이다.9.11 은 함부로 꺼내기조차 힘든 비극의 날이다. 테러로 인해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희생자의 가족들과 국민들 전세계인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세기의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이 무기력하게 희생을 바라보았다. 불타는 건물을 시체를 잔해를. 전세계인이 동시에 충격을 받았으며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앓았다. 수많은 희생자 가족의 상실은 또 어떻게 치유해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또 암담했다.테러가 있던 날 뉴욕은 고립무원이었으며 뉴욕으로 가는 하늘길 또한 차단되었다. 그렇게 넓은 창공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방향을 돌려 어디든 착륙해야했다. 9월11일, 겨우 1만명 정도가 사는 뉴펀들랜드의 갠더에 승객과 승무원 6595명을 태운 비행기 35대가 착륙했다.갠더는 작은 도시다. 작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수천명의 손님들을 갠더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맞이했을까. 한적하고 조용했던 시골마을은 일순간 복잡해지고 바빠졌다. 사람들은 위기에 대동단결했다. 내가 도울 일이 없을까를 찾았고 집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꺼냈다. 수건이나 이불은 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그 수량을 맞추기가 힘든 물건이다. 갠더의 주민들은 모두 자기의 옷장을 뒤져 승객들을 위한 물건들을 내놓았다. 물건은 금방 쌓였으며 갠더의 비상 착륙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행로를 이탈하여 엉뚱한 곳에 내려 앉았는데도 어디에서도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 승객들은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줄지어 내리고 모두 갠더의 곳곳에 마련된 임시합숙소로 들어갔다. 갑자기 닥친 위기의 순간에 갠더사람들은 마치 준비라도 되어 있었던듯 문을 열고 환대했다.<주택 지역을 지나가던 중 현관에서 손을 흔드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패스트에게 이번에 고립된 승객이냐고 물었다. "맞아요" 패스트가 대답했다. 남자는 뒤뜰에서 가족과 함꼐 손자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혹시 함께하겠냐고 물었다.우연히 길을 지나던 이방인을 초대해 기꺼이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이 따뜻한 가족이 페스트의 기운을 복돋웠다.>-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 p.106 중에서갠더 주민들은 자신의 집 또한 열었다. 씻지 못하는 자들을 위하여 욕실로 이끌었고 마트에서는 승객들에게 장비를 무려로 나눠주었으며 마을 주민들은 빈방으로 승객들을 초대했다.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의 환대는 어디서 나온것인가.우리 또한 이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경험이 있다. 사실 불우이웃돕기의 경험이라면 우리 나라 또한 못지 않다. 해마다 구세군안에는 익명의 온정들이 쌓이고 수재민이 발생하면 모두 다 하나같이 돕는다. 전국 각지에서 물품이 도착한다. 온통 바다가 검은 기름때를 뒤집어 썼을때 다같이 달려들어 바닷가의 기름때를 닦았다. 가족을 잃은 자의 넋이 물가를 떠돌때 또한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가서 도왔다.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으며 누군가는 사고의 잔해를 찾기 위해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자를 보는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늘 손익을 계산하는 습관 때문에, 내 삶을 침범당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돕는것은 쉽지 않다.타인을 돕는 자의 용기는 그렇다면 어디서 나오는것인가. 여유나 힘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인간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서로 돕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안전하지 않다는 불확실성. 그런 불확실성에서 나온 지킴의 배려가 위기의 순간 도움의 손길이 된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하는것. 그러므로 겸손과 상부상조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믿는 것. 그렇게 우리의 나약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수용의 자세가 급한 순간에 따뜻한 인간애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간애의 힘은 가장 강력한 주파수다. 지구반대편에서 가족의 생사를 모를때 전화가 연결되지 않을때 그래도 서로를 향한 인간애의 힘은 강해서 결국엔 제자리로 전달된다.<3분후 퍼지가 도착했다. 로비에 서 있던 보언은 여전히 퍼지가 왜 자신을 찾는지 알지 못했다. 순경 퍼지는 보언에게 걸어가 아무말 없이 두 팔로 꼭 끌어안았다. " 언니가 보낸 거예요" 퍼지가 마침내 말했다.>p.121그러한 인간애의 전파는 더욱 강력해져서 하마터면 죽어버렸을뻔한 동물에게까지 전파된다.<더그 트위디가 애쓴 덕에 보노보는 비행기에서 내려 고양이,개와 함께 격납고에 자리를 잡았다. 5일동안 사육사 해리는 보노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해리는 웅가와 코사나가 탈출할까 봐 너무 두려워서 이동용 철창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철창 내부 청소조차 못해 줬다. >p.168이 책에서는 인간이 위급한 순간에 얼마나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단결하여 사람을 돕는지가 잘 나타난다. 우리가 하는 선행이 결국은 크게 회전하여 결국엔 나에게로 다시 돌아온다는 희망도 보여준다. 갠더에서 승객들이 받은 환영은 집으로 돌아가서도 그들에게 에너지가 되었다. 그들은 위급한 순간에 받은 에너지를 자원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위기 앞에서는 누구나 나약해진다. 휴고보스 사장이라도 요직에 있는 공무원이라도. 그들이 사회의 제자리에 돌아갔을때를 생각해보라. 어려울때 내가 받은 긍정의 사인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결국 장학금으로 지원금으로 갠더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희망을 봐야 살 수 있다. 이렇게 어지럽고 불안한 세상에서 우리가 기대 할 수 있는것은 결국은 인간애 아닐까.이 책은 발전하는 과학의 세계안에서 조차 결국 인간을 구하는것은 인간뿐이라는 기본적이지만 가치있는 이야기를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선행을 보면 아직 뿌듯하고 기쁘다. 그리고 나도 돕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선함을 다시 불러일으킨다.<뉴펀들랜드인은 단지 연착된 항공기 승객을 받아주기만 한 게 아니라 머나먼 곳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수백 명에게 안식처를 주었다고 온 세상이 위태롭게 느껴질 때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했다.>p.245책을 덮고 난 지금 심연 저 어두운곳에서부터 사람들을 응원하는 에너지가 솟구친다.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바쁜 나머지 쉽게 간과했던 여러가지 메세지들이 떠오른다. 인간이 선하다고 믿는 나는 선한 사람들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 게다가 사람들의 선함을 찾아내는 능력또한 커져간다. 한낱 작은 사람에 불과하지만 내 선행에 힘을 믿는다면, 개개인에 불과하지만 내 힘의 보탬을 믿는다면 전염병이나 재난이나 사고나 분쟁도 더이상 무겁지 않다. 언제든 가까운 재난의 시대에 나에게 우리에게 신의를 생각하게 해주는 따뜻한 모처럼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