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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 젊은 도예가의 꿈을 향한 도전과 응원
김소영 지음 / 드림셀러 / 2024년 10월
평점 :
젊음이 좋은 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저자는 도예를 전공했고 평생 도자기를 굽고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시련과 좌절, 가난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좀더 어른의 입장에서 저 상황이 말이 쉽지 얼마나 힘들고 고달플 지 상상이 된다.
지친 마음에 도자기들을 열심히 팔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고 한다. 아마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그 시간이 좋았는 지, 무려 9번의 순례길을 떠났고 4년간 귀촌생활도 했다.
그리고 순례의 시간, 귀촌의 시간 동안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글로 남겼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의 삶은 녹록치 않다. 예술의 가치는 누군가가 인정하고 금전을 제공해주어야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아티스트의 결은 아직 서툴기도 하고 존재를 알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알아 줄 그날이 올 때까지 묵묵히 그 길을 가려 하지만 얼마나 더 가야할 지, 끝이 있기나 할지 막막하다. 하다보면 그 날이 오겠지 하며 나아가지만 삶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없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만 느껴진다.
젊다고 항상 씩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안정적인 길로 잘 가고 있는 주변인들을 보면 더 불안하고, 슬럼프에 빠지고, 자꾸만 후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오른다.
이런 고민은 지금의 청춘 모두가 가지고 있고, 한때 청춘이었던 모두가 가졌었다.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간절하지 않는 것도 아닌 데, 왜 안되는 걸까?
생각이 많아지면 순례길에 나선 그녀는 갈때 마다 깨달음이 커진다.
종착점에 빨리 도착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것, 갈림길에서 방향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 제대로 쉬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 욕심을 내려놓을 수록 가벼워진다는 것 등등
일상에서 정신없이 살다보면 잊고 지내는 것들을 모든 것이 한 템포 느리게 가는 순례길과 시골에서는 느낄 수 있다.
그녀가 계속 도예가의 길을 가려 한다면 이런 행보는 더 길게 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 같다.
세상 모든 일이 뜻대로 쉽게 되는 건 아니지만 예술의 영역이야 말로 조급해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녀의 인생에 대한 깨달음과 시간들이 점점 도자기에 묻어날 것이다. 그렇게 영혼을 담은 도자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
시간이 지난 뒤, 꼭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도예가 김소영의 이름을 듣는 날이 있길 팬으로써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