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있을 작은 행운 하나를 포기하고, 내일을 보여 드릴까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건드리는 질문이다. 미래를 미리 알고 통제력을 가지고 싶은 욕망과 이미 내 것일 행운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은 욕망.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내일 일어날 일을 미리 안다는 상상을 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데 바로 이 일이 5학년 정우에게 일어난다. 정우는 갑자기 비가 오는 것도, 혼자만 남자 짝궁을 만난 것도 모두 자신이 운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성격이다. 어느 날, 비를 피해 들어간 네컷 사진관의 사진기계 화면에서 질문을 받는다 "내일 있을 작은 행운 하나를 포기하고, 내일을 보여 드릴까요?" "네" 정우가 받아든 사진에는 내일 있을 수학시험의 답이 쓰여진 사진이었다. 미리 본 '내일' 의 효과를 톡톡히 본 정우는 이제 작은 행운따위 포기하는 건 중요치 않다. 어차피 자신은 운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사진 네컷에는 내일 일어날 중요장면 4장을 볼 수 있다. 정우는 미리 본 미래를 이용해 계속 시험을 잘 보고 학교생활도 수월하게 해나간다. 친구들은 정우를 예언자라고 부른다. 다가 올 모든 행운을 버린 정우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나는 사람에게 주어진 행운과 불행이 일정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운 좋게 로또복권에 당첨된 이들의 끝이 좋지 않은 것처럼, 노력없는 큰 행운이 갑자기 왔다면 그만큼의 댓가가 있으리라고. 내가 애쓴 만큼, 가지는 것이 좋다. 불완전한 인간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피하기 위해 미신을 찾기도 하고, 자신만의 징크스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未來) 는 아직 오지 않은[未] 내일[來]을 의미한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만든다. 어차피 인간은 미래를 절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겸허히 다가올 날을 받아들이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