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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상도 -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유병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세상을 보는 눈, 그 섬세한 감각의 감도를 '해상도' 라고 표현한 작가의 해상도에 경이를 표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새로움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작가, 화가, 음악가처럼 예술과 창작의 영역에 있는 경우가 많고, 자신만의 감각과 능력으로 한껏 표현해낸다.
광고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저자는 역시나 카피라이터 답게 그들의 능력을 한단어로 멋지게 정의했다. 해! 상! 도!
난 이 단어에 너무 감동받았다.
그랬다.
평범한 이들의 눈에 절대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해상도의 문제였다. 누군가의 눈에는 너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또 누군가의 눈에는 흐릿하게라도 보이지 않는 이유.
그들은 센서가 남다르다.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가진 것 많은 수전노보다 가난한 예술가가 더 행복할 수도 있는 이유이다.
광고계는 똑같은 물건을 보고도 새로운 것을 발견해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늘 보던 방식이 아닌 다른 관점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편견을 깨고, 숲도 보고, 나무도 보고, 나무 속 나이테도 본다.
발견하고 나면 마음껏 음미하고 느껴야 한다. 사진을 찍을 때, 다양한 필터를 쓰듯 광고는 '겹' 이라는 당의를 입힌다. 뽀샤시한 포토샵 같은 것이랄까?
런던이 런던다운 것, 파리가 파리다운 이유가 그들만이 가지는 겹을 우리가 알고 즐기기 때문이다. 멋져서 더 잘 즐기고 근사하게 음미할 수 있다.
이쪽저쪽, 요리조리, 크게보고, 쪼개보며 자꾸 보다보면 머리를 띵 때리는 신선한 생각이 떠오른다. 창조의 순간이 온 것이다.
그렇게 떠오르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미처 주워담지 못할 정도로 쏟아져 나오곤 한다. 많이 발견하고, 많이 느낀 만큼 쏟아진다.
그때부터는 시작이 반이다.
창조의 세계, 광고인들에게는 마법의 단어가 있다고 한다.
'마감' .
그렇다.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초적인 힘이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너무 맘에 든다.
종종 내가 느끼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복잡한 감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었다. 나의 해상도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 지 가이드 받은 기분이다.
나의 해상도로 제대로 보았다.
이토록 사랑스럽고 예쁜 책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