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내과의사와 교통철학연구자가 공동으로 책을 저술할 일은 잘 없을 것 같은데 책이 나왔다. 어디서 접점을 찿을 수 있을까? '느리게 나이드는 ' 에서 나이드는 속도도 교통인건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는 매순간 어딘가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도시다. 서울, 경기.인천의 인구 이천만명과 각종 일과 학업으로 찿는 타지역 사람들까지 엄청나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탈거리들 지하철, 버스, 택시, 승용차 등등 이 존재함에도 길거리에서 날려 버려야 하는 시간들이 상당하다. 이것이 노년내과의사와 교통철학연구자가 합심하는 계기가 된다. 왜 이렇게 이동하는거지? 이동이 왜 이리 힘들어야 하는거지? 우리는 각 저자들이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어떻게 지금의 교통을 보는지 비교해보고 통합해 볼 수 있다.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자가용의 환상을 주지만 모두가 같은 환상을 소유하면서 도시의 도로는 다시 복잡해지고 이동속도는 줄고 주차면적은 계속 늘어난다. 악순환이다. 복잡한 도로에서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형차량 선호도 늘어난다. suv는 승용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심지어 친환경이라 믿는 전기차도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온다. 그나마 대안은 철도가 되겠지만 이미 너무 오랜 적자로 증설도 쉽지 않다. 우리는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며 살지만 실제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좁은 차에 거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고정되어 있다. 출퇴근 시간의 고됨은 스트레스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지금의 대중교통 구조는 거리와 계단 등으로 노년인구의 이동성을 줄인다. 고령화시대에 우려되는 점이다. 400미터를 걷지 못하면 노년의학에서는 이동성장애 혹은 신체노쇠로 분류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거의 걷지 않아 중년만 되도 근력이 약해져 있다. 지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이동하지만 운동은 아니 고달픔의 연속이다. 어느 쪽으로도 고난을 타개하려고 하지만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오늘도 내일도 힘들게 출퇴근하는 것이 도시근로자의 삶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종사자가 같은 문제점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책의 구성이 참 독특했다. 보는 관점도 생각하는 해결책도 비슷한듯 조금씩 다르다. 그들의 주장을 통해 우리도 다양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얻는다. 이런 전문가들조차 쉽지 않은 것이 지금의 교통문제이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분들이 많이 연구해서 좋아지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