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마리 달마시안 고전 영화 그림책 3
도디 스미스 지음, 스티븐 렌턴 그림, 최지원 옮김, 피터 벤틀리 각색 / 미운오리새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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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봤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을 재미있게 봤었어요. 귀여운 점박이 강아지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었죠. 오랫동안 디즈니의 그림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그림으로 그려진 책이 나왔어요. 강아지들의 모습이 좀 더 순박해 보여요. 이런 시도를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달마시안인 퐁고, 미시즈는 디얼리 부부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어느 날 미시즈는 강아지 15마리를 낳아요.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한 강아지들은 성격도 가지각색이에요. 강아지들은 집안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요. 그런데 다정한 이들 가족 앞에 별안간 크루엘라라는 여자가 나타납니다. 강아지들을 모두 자신에게 팔라는 크루엘라에게 디얼리 씨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하지요. 도대체 왜 강아지들을 팔라는 걸까요?
뒤돌아 떠나며 중얼거리는 크루엘라의 혼잣말이 충격적이네요. 강아지들로 모피 코트를 만들겠다니!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지들이 모두 사라지고 퐁고와 미시즈는 강아지를 찾아 헤맵니다. 강아지들을 못 찾으면 어떡하죠? 귀여운 강아지를 잃어버린 심정이 어떨까요?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디얼리 부부와 물건으로 취급하는 크루엘라의 모습이 정말 대조적이네요. 결국 다른 개들의 도움을 받아 강아지들이 있는 모습을 알아내고 크루엘라의 집에 잡혀 있던 수많은 강아지들까지 함께 구해내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강아지들을 뒤쫓다 사고가 난 크루엘라가 뒤늦게라도 마음을 고쳐먹게 될까요.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기면 참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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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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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커트 보니것의 소설은 처음이다. SF, 로맨스, 스릴러 등 여러 장르의 단편 소설을 엮은 이 책을 통해 그가 블랙 유머의 대가라는 소문을 사실로 확인했다. 서문을 본 사람이라면 동의하리라 믿는다. 소설 스물다섯 편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성격에 웃기도 하고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생생하게 묘사하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생각하면 되는 것인지. 비극적인 가족사조차 유머로 풀어내는 입담을 가진 저자라서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에 실린 25편 중에서 다른 사람을 연기하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번에는 나는 누구죠?>, 자신의 비밀을 지키고자 막대한 유산 상속 사실을 숨기는 남자의 이야기인 <포스터의 포트폴리오>, 행복해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남의 눈에 띄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소심한 해리가 무대 위에서는 딴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이 신기했고 그런 그와 모든 면에서 잘 맞는 헬렌이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른 사람이야 어찌 살든 각자에게는 삶의 방식이 따로 있으므로. <해리슨 버저론>을 읽고 충격을 받은 뒤라 그런지 그들의 행복에 기분이 더 좋아지기도 했다. 허버트의 비밀을 알아버린 포스터라는 인물도 정감이 간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고 외칠 곳도 없으니 그는 계속 쓰린 마음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50년대, 60년대의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도 좋았고 미래 사회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도 놀라웠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상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유토피아는 바라지도 않지만 이 책에서 묘사하는 그런 식의 디스토피아는 부디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기를 바란다. 평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의 자유를 철저하게 통제하는 세상, 세계의 존립을 핑계삼아 모두의 위에 군림하는 소수의 세상은 너무도 암울하지 않은가. 우리의 미래는 그와는 다르기를. '물속에서 아름다운' 커트 보니것을 만나서 반가웠다. 이제 그의 장편 소설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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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행복해
김상현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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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이 되었다. 올해에는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기록을 죽 훑어보았다. 생각보다 에세이를 꽤 많이 읽었다. 예전에는 소설만 읽었는데 요즘에는 에세이에도 손이 간다. 읽다보면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 동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힘든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보면서 힘을 얻기도 한다. 때때로 작가의 따스한 말에 마음이 풀어지기도 하니 에세이를 계속 읽을 수밖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나 할까. 책을 덮고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 얼마나 나 자신을 믿고 있는가. 때때로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못했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도 못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지 알 것이다. 그 가치의 기준을 세상에 두지 않고 스스로에게서 찾는 것은 물론이겠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며 '내'가 걸어온 길을 가장 잘 아는 사람 또한 '나 자신'이므로. 쇼펜하우어도 그랬다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의 생각과 나의 기준을 타인이 만든 틀 안에 구겨넣기만 한다면 행복을 느낄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마음을 다독이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간, 흔들리던 마음은 서서히 멈출 것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할 때 행복 또한 피어나리라 본다.

요즘 출판사들이 발표하는 올해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힐링 에세이가 많다. 그만큼 힘든 사람이 많다는 말이 아닐까. 책을 통해 위안을 얻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좋은 에세이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마음에 담고 살아갈 수 있도록. 발밑을 밝힐 등불을 들고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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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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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무서운 영화를 보고 계속 악몽을 꾼 뒤로는 공포 영화나 공포 소설을 보지 않게 됐다. 이 책도 일본 호러소설 대상작이라고 해서 볼까말까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는 후기를 보고 용기를 내서 책장을 펼쳤다. 대낮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읽어서인지 어릴 때보다 대범해져서인지 이 정도면 읽을만하다는 생각을 하며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숨도 쉴 수 없는 극한의 공포'라는 뒤표지의 문구만 아니었더라도 겁을 내지는 않았을 텐데. 어쨌거나 그 정도로 숨막히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오래 무섭기는 했다.

이 책에는 이름을 부를 때 대답을 하면 그를 잡아간다는 보기왕이 나온다. 누군가가 이름을 부르면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평범한 나에게는 이 이야기가 무섭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목표로 한 사람에게 다가가 친한 사람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니 무심결에 대답했다가 보기왕에게 잡혀가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 수밖에. 산에 잡혀가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를 안다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생김새도 무시무시한 이 요괴는 부디 책 속에서만 존재하기를. 사실 보기왕도 보기왕이지만 이 요괴가 나타나게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 오싹했다. 보기왕에 대한 전설이 중심축이 되어 삼대에 걸친 공포의 근원을 파헤쳐가는 전개를 따라가며, 사람의 마음 속에 슬며시 스며드는 두려움을 내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기왕은 아득한 과거를 헤치고 현재에 나타났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궁리해 목적을 이루고야 마는 보기왕의 술수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왜 이렇게도 쉽게 흔들릴까. 사람 사이의 마음을 잇는 끈은 흔들림이 심해질수록 마음에 상처를 내고야 만다. 보기왕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때다. 교묘하게 마음을 잠식하는 보기왕이 과연 책 속에서만 존재할까. 보기왕은 이미 그 이름을 달리해 우리 곁에 있다. 마음 속의 작은 틈을 파고들어 한순간에 마음을 장악하는 존재가 그것이다. 두려움에 질린 마음은 더 큰 두려움을 부르고 이는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약하면서도 이기적인 우리들의 마음에 온기가 없어질 때, 불안이라는 이름의 보기왕이 들이닥칠 것이다. 비극적인 모든 일은 작은 불안 한 덩어리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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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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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내게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이 책 제목은 나보다 한 술 더 뜬다 싶어 웃으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중간중간 눈물이 나서 계속 웃을 수가 없었다. 정신과 의사의 상담 이야기라 특이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주변의 누군가가 언젠가 한번은 겪기도 했을 만한 이야기라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되었다.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용기를 내어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아직도 정신 병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높기만 하다. 정신과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오랜 시간 마음을 방치한 끝에 증세가 심해진 경우를 보인다고 한다.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하다가 가족에게 이끌려 병원 문턱을 넘기도 하고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겨우 병원에 발을 들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래도 끝까지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낫다. 치료를 받으면 언젠가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음의 병이 심하지만 병원은 절대 갈 수 없다고 버티는 이들이 안타까워 병원 밖으로 나가기로 한다. 오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기만 하는 대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병원 밖을 택한 것이다.

저자는 스스로 '행키'라는 별명을 짓고 그렇게 불리는 것에 기뻐한다. 행복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의미이자 영어 단어 '손수건'의 줄임말이기도 한 이 별명처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상담하면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저자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점점 상담 트럭이 알려지면서 쉴 틈 없이 상담을 해야 하는 날도 생기고 다른 지방에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상담에 임하는 그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기만 해 좀 놀랍기도 하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는 그는 자신의 신념대로 사는 보기 드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정적인 자리를 버리고 거리에서 상담을 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정신과 의사에 대한 선입견이 점점 사라졌다. 자신을 찾아 온 사람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울면 함께 울어주는 의사라니! 정신과 의사는 상담 시간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구나 싶었다.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열어 놓는 데 집중하는 그,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동감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런 의사 앞에서라면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음의 병을 예방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뜨거웠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 한 사람, 행키를 만나는 사람이 좀 더 늘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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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