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역설의 역설이다 - 당신은 지금의 슬픔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정판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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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안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정해진 대로 사는 삶은 일견 편해 보일지 모르나 의외성이 없어 지루할 듯하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란 가사가 생각난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희망을 가지고 매일을 보낼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책 표지를 보면 지금의 슬픔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는 문구가 있다. 슬프다고 마냥 슬픔에 잠겨 있기만 한다면 슬픔을 초래한 일이 없어지기라도 할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슬픔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기쁜 일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일에 한정 없이 마음을 쓰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 뿐이다. 기쁜 일이 생기면 마음껏 기뻐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슬퍼하면서 감정을 흐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일 테다.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가끔 읽는다. 사는 데 도움이 되는 구절이 하나라도 있다면 만족스럽게 책을 덮는 편인데 이 책에는 그런 구절이 많았다. 평면적이지 않은 인생,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일에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라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떠오르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생각도 든다. 인생이 심심할 때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말에 웃음이 났다. 맞다. 사는 게 재미있고 신날 때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고 힘들 것 같지만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성장할 수 있다는 말도 와닿았다. 외로워서 사람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모조리 쓴다면 외롭지 않게 될까. 오히려 혼자 있을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지만 혼자 사색하고 자신을 바라볼 시간 또한 필요하니까. 의도와 반대로 말함으로써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게 역설의 순기능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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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마인드
이성민 지음 / 스윙테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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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와 천재 프로파일러가 나오는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마스터마인드(mastermind)라는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니 뛰어난 두뇌로 범죄를 계획하고 지휘하는 사람이란다. 뒤표지에 나오는 살인마가 마스터마인드라는 의미겠지. 책을 읽어나가니 그는 머리도 좋은 데다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상대의 몸으로 이동하는 능력도 있다. 천하무적이 아닌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면 세상이 제 것 같지 않을까. 능력을 쓰기만 하면 손쉽게 사람을 때리고 납치하고 죽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하철 테러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는 프로파일러 '나' 앞에 버젓이 나타난 마스터는 무슨 생각인 걸까. '내가 범인이니 한번 잡아봐라, 내가 지켜볼 테니 너의 능력을 증명해라' 뭐 이런 메시지를 보내기라도 하는 걸까.


밀실 안에서 범인을 찾아야 하는 극한의 상황도 스릴 있고 주인공이 추리와 반전도 흥미롭다. 가장 악마에 가까운 존재라고 단언하는 주인공의 말처럼 그는 정말 악마일까.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는지 알 수가 없지만 사실 어떤 이유를 갖다 대더라도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연쇄살인범의 변명을 들어줄 마음은 전혀 없으니. 아무튼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제5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는데 심사할 때 영상 관계자들이 관심을 많이 보인 작품이라고 한다.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살인자, 그를 잡으려는 프로파일러의 대결 구도는 충분히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스토리를 잘 살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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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2 : 오늘부터 나도 사업가! - 어린이 금융 습관 기르기 프로젝트 호야의 티키타카 경제왕 2
주언규 기획, 박종호 그림, 달콤팩토리 글 / 아울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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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가 사업가가 되기로 합니다. 댄스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장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제이 할머니가 많이 모아 놓은 옷을 업사이클링 해서 팔 계획을 세운 호야와 친구들은 사업 계획서도 써보고 시장을 분석하고 세금 공부도 하면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초등학생도 마음먹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다만 세심한 계획이 중요하다는 걸 차근차근 보여주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투자와 재테크가 무엇인지, 마케팅과 광고는 어떻게 다른지,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현명한 소비란 어떤 것인지 쉽게 알려주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필수 경제 상식을 저절로 알게 될 것 같아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읽으면 좋을 것 같네요.


어릴 때부터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습관은 커서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경제관념이 바로 서면 수입과 지출에 맞는 씀씀이를 알게 되고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어른이 될 수 있지요. 성인이 되어 취업한 후에도 자신이 받은 월급을 다 쓰고 부모에게 용돈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호야와 친구들처럼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한다면 돈에 끌려다니는 생활은 안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남들이 한다고 이것저것 필요 없는 물건을 따라 사고 다음 달 카드대금 걱정을 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이 책을 아이와 같이 읽었는데 아이가 자기도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사업 아이템을 생각해 보라고 했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호야가 어떤 경제 활동을 하게 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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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씨앗들 - 우리를 매혹시킨 치명적인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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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이라는 식물을 알게 된 건 어릴 때였다. 어린 공주가 오빠들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 쐐기풀로 옷을 짓는 내용이 나오는 <백조 왕자>를 읽으며 이름도 희한한 쐐기풀 근처에는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쐐기풀을 만지면 손에 피가 나는데도 쉬지 않고 옷을 짓던 공주의 처지가 너무 불쌍했는데 나름 충격도 받았던 것 같다. 그냥 따가운 것도 아니고 피가 날 정도면 많이 아플 텐데 그걸 참은 거라면 정말 오빠들을 사랑한 거겠지. 이 책에 쐐기풀이 나와서 예전 생각도 나고 흥미로웠다. 만지면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는 쐐기풀과의 식물, 코카나무처럼 중독되는 식물, 아름답지만 독이 있는 식물 등이 나오는데 겉으로 봐서는 사람에게 유해한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실수로 피부가 닿거나 먹거나 했을 때 중독 증세가 나타나니 처음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을 테지만 이런 식물들이 특정한 병증에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니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볼티모트의 마법 지팡이는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바로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주목'이다.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어 독화살을 만드는 재료로 쓰일 만큼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주목은 여러 문학 작품에 등장할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햄릿>에서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독살하는 데 쓰였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주머니 속의 죽음>에서는 오렌지 마멀레이드에 섞여 살인 무기가 된다. 놀라운 사실은 무시무시한 독성으로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항암 성분을 지니고 있어 사람을 살리는 데도 쓰인다는 것이다. 수명이 1천 년 이상이라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상징하기도 하는 주목은 잘 연구하면 아주 좋은 치료제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외에도 독말풀, 벨라돈나, 스트리크닌 등 생소한 식물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재미있다.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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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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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외모에 재주까지 기가 막힌 줄꾼, 이날치를 보러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당패가 판을 벌이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나 이날치가 없으면 구름떼처럼 모이는 사람들을 보기는 힘들 터. 사당패를 이끄는 꼭두쇠는 이날치가 다른 곳으로 갈까 노심초사다. 그가 없는 사당패는 팥 없는 찐빵 같을 테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끝없는 인기에도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데 그에게 뭔가 다른 마음이 있는 걸까. 아하, 돈을 모아 면천한 뒤에 소리꾼이 되려고 하는구나. 임금께 나아가려면 소리꾼이 되는 길밖에 없다 여기는 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겠지. 뭐가 그리 억울해 한이 맺혔을꼬. 아무래도 어릴 때 대단한 창꾼에게 팔려간 뒤 무슨 일을 당했음이 분명한데 말을 안 하니 알 수가 있나. 천민이 양반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는 할까. 궁금하기는 참말 궁금해 이날치에게서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이날치는 조선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다. 1820년에 출생해 십 대 후반에 종의 신분에서 벗어나 줄꾼이 되었고 서른 즈음에 소리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간단한 자료가 남아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연대기 순으로라도 남아 있으면 이야기를 만들기가 수월할 텐데 자료가 없어 공백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야 했기에 작업이 어려웠을 듯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생생히 살아난 조선 시대라니! 신분제가 엄격한 사회에서 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던 이날치의 삶이 이토록 개연성 있게 전개된 데는 작가의 재능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그 시대에 줄꾼에서 직업을 바꿔 소리꾼으로 성공한 이날치, 그가 겪었을 법한 시련이 여러 가지 사건에 녹아나서 그 처지에 안타까워하고 즐거워하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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