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 -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해 다시 세우는 정의 서가명강 시리즈 22
고학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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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시리즈 22번째 책이 나왔다.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부를 가능성도 있는 인공지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내용이 담겼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반기는 사람도 있고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보다 먼저 기술을 익혀 유용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기술을 익숙하게 다루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법학자인 저자는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제도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바뀌어야 하는지 탐구하면서 '인공지능 윤리'에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상이 되는 데이터 수집, 안면인식과 채용, 신용평가 등에 활용되는 인공지능은 때로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지원자를 차별하기도 하고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편향된 시각을 키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드러내는 편향된 시각은 결국 인간에게서 비롯된 것일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을 두려워하기 전에 새로운 기준과 정책을 만들어 인공지능과 공존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저자가 언급했듯 과학자뿐 아니라 법학자, 인문학자와 같은 사회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으고 일반인들은 이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야 할 때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새로운 시대와 어울리게 될까. 우리는 앞으로 어떤 시대를 살게 될까. 인공지능을 품은 밝은 미래를 그린다는 저자의 바람대로 조금씩 정착되어 갈 바람직한 인공지능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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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김황 지음, 안효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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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청둥오리 청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청이는 아기일 때부터 자신의 깃털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엄마와 형제들이 먹이를 구할 때도 다른 새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지요. 마른 풀 같은 깃털 대신 하얗고 멋진 깃털을 갖고 싶은 청이는 엄마에게 자주 물었습니다. 저렇게 멋진 깃털을 자신도 나중에 가질 수 있느냐고요. 웃으며 언젠가 알게 될 거라고 하는 엄마 오리의 말은 썩 만족스러운 대답이 아니었죠. 시간이 지나 청이가 엄마 오리가 됩니다. 청이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아기 오리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네요. 늘 한눈을 팔았던 청이는 이제 다른 곳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먹이도 구해야 하고 포식자인 여우에게서 아기 오리들을 지켜야 하거든요.


주위 어디서든 숨어있는 여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갈대 속에 있어서 희미하게 보이기도 하고, 물 그림자로 그 존재를 알리기도 하고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작은 오리는 한입에 덥석 물고 가기도 좋을 테니 얼마나 군침 도는 먹잇감일까요. 청이는 아기 오리들과 풀숲에 숨어 있다가 자신의 깃털이 갈색인 이유를 깨닫습니다. 갈색을 띠고 있기에 적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걸요. 멋진 깃털은 다른 새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네요. 이제 청이는 자신의 깃털을 자랑스러워하겠지요. 청록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수컷 청둥오리와 달리 암컷이 갈색을 띠는 이유가 잘 드러난 그림책을 읽으며 겨울철새인 청둥오리의 생태도 알 수 있었고 섬세한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된 청이는 아기 오리들에게 그동안 불만이었던 깃털 이야기를 들려주겠지요.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청이만큼 성장할 아기 오리들도 엄마의 이야기를 기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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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리그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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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서울고등법원, 대검찰청 등이 자리한 서초동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힘을 가진 검찰이 정의가 아닌 곳에 그 힘을 쓸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검찰 내부의 권력 투쟁, 사건 조작, 정치권과의 결탁 등 부끄러운 일들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의 민낯은 참으로 추하다. 인간이 욕망에 눈 멀 때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가. 현직 검찰총장을 끌어내기 위해 뒷배가 없는 평검사를 이용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부장검사와 같은 인물은 어딘가에 실재하지 싶다. 소설을 읽으며 드라마 <비밀의 숲>을 떠올렸다.

검사와 변호사, 기업가, 정치인들이 얽혀드는 사건은 흥미진진했고 편을 나누고 윗선에 줄을 대기 바쁜 검사들 틈에서 중심을 잡고자 애쓰는 주인공들은 정말 힘들어보였다. 뉴스에서 접해 본 사건들이 다루어질 때, 저런 일이 있었지, 현실을 잘 반영하는구나 하면서 몰입했다. 편한 길로 갈 수 있지만 신념을 지키고자 반대편으로 향하는 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단체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 그 속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단체가 법조계 아닌가.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 하는 동료에게 같은 편끼리 왜 이러냐며 날을 세우는 장면을 연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물론 대한민국 법조계 전체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권력과 돈에 집착하는 소수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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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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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많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적절하게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친해졌다 싶어도 상대의 말 한마디, 날카로운 시선에 자꾸 마음이 쓰인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을 때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은데 자꾸 감정이 앞서 괴롭고 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 책을 펼쳐보았다. 이론적인 내용만 나열하는 책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드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라 책을 읽으면서 만족스러웠다. 관계가 버겁다면 마음의 거리 두기를 하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이 책에서는 '에포케'라는 철학 용어를 중시하는데 이는 '판단중지'를 뜻하는 말이다.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경험에 영향을 주므로 과거의 기억을 잠시 묶어 놓으면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고 공감 또한 가능해진다. 에포케에 기반해 관계를 맺고 대화하고 일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관계 맺는 일이 힘겹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특히 가족 간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내용이 많아 주변에 권하고 싶다. 가족이 곧 나 자신이라는 생각에 갇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데서 벗어날 수 없는 경우, 마음의 거리 두기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찾는 과정을 거치며 누군가의 희생이 행복을 만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방법을 모두가 찾아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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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3 - 결전의 날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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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날, 우연히 신비로운 고양이를 보고 뒤를 따라갔다가 요괴들의 섬으로 가게 된 시아의 모험담이 끝을 맺었다. 기괴한 레스토랑의 주인인 해돈에게 심장을 뺏길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한 달 동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치료 약을 찾기로 한 시아는 다양한 요괴를 만나면서 친구를 사귀고 위기를 헤쳐나간다. 이제 한 달 중 열흘만 남은 상태다. 어려운 일에 매달릴수록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 것만 같다. 일을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주변 인물들이 다치고 시아의 의지는 위협당한다. 친구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지 않으려 거리를 두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쥬드가 시아를 위해 나섰다가 돌탑에 갇히게 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친구를 구출하는 일이 먼저일까, 레스토랑 일을 완수하는 게 먼저일까. 소중한 것을 약점 삼아 시아를 조종하려는 요괴들이 섬뜩하다.


인간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요괴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시아의 분투가 흥미롭다.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에 무너지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얼마간 시간을 번 것도 용하고 사람의 사고방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요괴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친구가 되는 유연함도 멋지게만 보인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요괴들을 보기만 해도 정신을 잃을 것 같기에. 기괴한 장소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완수한 시아가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까지 안쓰럽도록 많은 일을 겪어서 이후로는 편한 길로만 갔으면 좋겠지만 호기심 때문에 또 이상한 모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천성은 바뀌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은근히 기대되기까지 한다. 환상 소설의 불모지에 싹튼 이 이야기가 앞으로 가지를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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