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리그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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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서울고등법원, 대검찰청 등이 자리한 서초동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힘을 가진 검찰이 정의가 아닌 곳에 그 힘을 쓸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 검찰 내부의 권력 투쟁, 사건 조작, 정치권과의 결탁 등 부끄러운 일들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의 민낯은 참으로 추하다. 인간이 욕망에 눈 멀 때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가. 현직 검찰총장을 끌어내기 위해 뒷배가 없는 평검사를 이용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부장검사와 같은 인물은 어딘가에 실재하지 싶다. 소설을 읽으며 드라마 <비밀의 숲>을 떠올렸다.

검사와 변호사, 기업가, 정치인들이 얽혀드는 사건은 흥미진진했고 편을 나누고 윗선에 줄을 대기 바쁜 검사들 틈에서 중심을 잡고자 애쓰는 주인공들은 정말 힘들어보였다. 뉴스에서 접해 본 사건들이 다루어질 때, 저런 일이 있었지, 현실을 잘 반영하는구나 하면서 몰입했다. 편한 길로 갈 수 있지만 신념을 지키고자 반대편으로 향하는 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단체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 그 속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단체가 법조계 아닌가.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 하는 동료에게 같은 편끼리 왜 이러냐며 날을 세우는 장면을 연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물론 대한민국 법조계 전체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권력과 돈에 집착하는 소수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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