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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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FBI 요원이 서점에 들어온다.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어리둥절한 채 요원과 대화하다 몇 건의 살인사건이 자신이 올린 글과 관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몇 년 전, 서점 블로그에 올린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리스트와. 사건을 조사할수록 범인이 주인공을 겨냥하는 듯한데 도통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는 범인을 밝힐 수 있을까.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독자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은 스스로에게 유리하다. 밝힐 사실을 선별할 수 있으므로. 모든 일을 말하지 않고 특정 인물을 추켜세울 수도, 비난할 수도 있다. 은근슬쩍 누군가를 감싸면서 치부를 들출 수도 있는 일이다. 반전을 거듭해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 뒤 마지막장에 이르러서야 목적을 밝히는 방식에 아주 적합하다. 어떻게 악인이 생기는지, 선인과 악인의 경계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 흥미롭게 읽었다. 끝까지 읽어야 퍼즐이 맞춰지므로 방심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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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2 : 쿠키들의 흔적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2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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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시리즈가 벌써 42권까지 나왔네요. 처음에는 안전 상식 학습만화가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겠나 했는데 웬걸요, 흥미진진합니다. 용감한 쿠키, 명랑한 쿠키, 탐험가맛 쿠키처럼 성격을 잘 드러낸 쿠키 이름도 있고 박하사탕맛 쿠키, 샤벳상어맛 쿠키, 랍스터맛 쿠키처럼 맛을 나타낸 쿠키도 있어요. 신나게 모험하는 쿠키들을 보면서 과학 상식, 안전 상식 등의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신의 눈물'을 찾기 위해서 신전으로 향한 쿠키 일행 이야기가 전편에 이어서 계속되는데 이번에는 샤벳상어맛 쿠키의 활약이 대단해요. 다른 쿠키들과 달리 신의 눈물을 잡을 수 있는 샤벳상어맛 쿠키가 삼지창을 닮은 전설의 무기를 손에 넣으면서 강한 적을 물리치고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되지요.


위대한 힘을 자유자재로 쓰게 된 샤벳상어맛 쿠키가 멋진데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최고의 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친구들의 말에 우쭐하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자신은 왕이 아니라고 하면서 남의 위에 서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는 샤벳상어맛 쿠키! 앞으로 슈가티어에 쿠키들이 돌아오면 모두와 함께 도시를 잘 이끌어 나가겠지요. 위기에서 벗어난 쿠키 친구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살게 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가지만 시나몬맛 쿠키가 남긴 쪽지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이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어딘지 수상한 곳에서 또 다른 모험을 할 쿠키들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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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자들 2 - 자연 발견자들 2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이경희 옮김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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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진리는 국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한 개인을 통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진리를 발견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상식'을 반박하고 당시의 '진리'에 도전한 용기 있는 사람들 말이다. 시대에 따라 통용되는 상식은 변하기 마련인데 변하는 과정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실을 지키려는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에 그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질타를 받고 때로는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종교가 삶을 지배하던 중세만 해도 과학적인 발견을 사회에 알리는 데 눈치를 봐야 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거나 미생물이라는 게 존재한다거나 하는 사실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상식이 된 지식이 당시에는 조롱거리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나침반, 망원경, 현미경, 인쇄기 등이 발명되고 사용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겨 있는 책을 읽으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게 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다. 과거, 유럽 의사들이 고대 그리스 의사들의 기록에 의존해 인체를 이해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머릿속에 자리 잡은 '권위 있는 지식'이 새로운 지식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므로. '지식의 환상'에 사로잡혀 현재 필요한 지식을 배척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는 듯하다. 예전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지식이 많다. 그렇다면 지금은 맞지만 나중에는 틀린 내용이 될 것도 많을 것이다. 발전에 발전을 이룬 과학 기술이 지금은 상상도 안 될 정도로 변화를 이룰 모습이 기대된다. 호기심 가득한 발견자들이 어떤 발견을 하고 어떤 기술을 새롭게 선보일지 흥미롭게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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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이야기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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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고딕 이야기>에는 실종 사건이 나온다. 볼일 보러 간 아들, 사업 때문에 다른 도시로 간 남편,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러 나간 신랑 등 무수하다. 몇십 년이 지나 살해 전모가 밝혀지기도 하고 본인이 가족을 배신하고 스스로 자취를 감춘 것이라 실토하기도 하는데 이유가 밝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으니 사라지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가히 컸으리라 짐작된다. 작가는 실종, 살인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스산한 이야기뿐 아니라 초자연적인 현상 등을 통해 삶과 죽음에 걸쳐진 공포를 드러낸다. 복잡한 사람들의 관계와 다채로운 감정의 파고를 포함해서.

소설집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는데 <늙은 보모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저택에 울려퍼지는 오르간 소리, 숨겨진 초상화, 겁에 질린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극적인 사건을 암시하고 과거를 재현하는 유령들을 등장시켜 끝나지 않는 삶의 굴레를 드러낸 구성이 마치 영화 같다.

막강한 가장의 권위 아래 숨죽여 살던 두 딸의 사랑과 질투, 증오가 너무 선명해 마음이 떨리는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유령보다 무서운 건 사랑에 눈 멀어 언니를 죽음으로 내몬 동생의 죄책감이다. 후회로 점철된 인생이라니. 평생 가는 후회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슬픔에 젖어 내뱉는 독백이 절절해 자꾸 마음에 걸린다.


p.64 아, 슬프다! 슬프다! 젊은 시절 저지른 일은 나이 들어 절대 되돌릴 수 없구나! 젊은 시절 저지른 일은 나이 들어 절대 되돌릴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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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마법 열차 웅진 세계그림책 221
미첼 토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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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하늘에 떠있는 열차를 보니 다양한 승객들이 보이네요. 맨 앞에서 손을 뻗어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아이가 주인공이겠지요. 열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책 맨 뒷장을 펼치면 마법 열차 탑승권이 있어요. 정차하는 장소와 순서가 적힌 탑승권이에요. 이것만 있으면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마지막에 집이 그려져 있으니 어디로 가든 집으로 돌아오게 되겠네요. 일단 안심입니다. 이제 탑승권을 들고 책을 펼쳐 보도록 해요. 아이가 밤늦도록 게임을 하다 마법 열차에 올라탄 뒤 정신없이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 어린 시절을 아스라이 떠올리게 될 거예요. 텔레비전에서 본 멋진 장소를 그리다 결국에는 꿈속에서 가곤 했던 시절로요. 이불 속에서 눈을 감고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던 때가 괜히 그리워집니다.


작가도 어릴 때 누구나 하는 상상을 하면서 자랐겠지요. 성인이 되어서도 상상의 세계를 잊지 않았네요. 나고 자란 호주 멜버른의 풍경 속에 근사한 이야기를 덧입히면서도 현재 호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녹여 놓았어요. 잠수부가 거대한 진주를 얻으려 안간힘을 쓰는 바닷속에는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고 유람선으로 가득한 물 위에서 파티를 벌이는 사람들은 즐거운 반면 유람선 틈새에서 차지할 자리가 없어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오리는 쓸쓸해 보여요. 편지로 가득한 요정들의 우체국은 어떤가요. 그냥 봐서는 모르겠지만 현재 쇼핑몰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우체국을 더 많이 사라지게 하겠죠. 이런 장면들과 달리 양치기가 양들을 이끄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와요. 아이들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세는 양들이 얼마나 많은지 양치기들이 바쁠 것 같더라고요. 아이 한 명에 100마리만 센다고 해도 몇만 명, 몇십만 명이 모이면 그 수가 어마어마해지겠지요. 현실과 상상을 잘 버무린 책을 보면서 모험담을 감상해도 좋고 책을 읽은 뒤에 호주 사회에 대해 조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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