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둘째 안 해! 까까똥꼬 시몽 15
스테파니 블레이크 지음,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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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이 난 표정으로 둘째를 안 한다는 에드몽이 보이네요.
나무 막대기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데 설마 일부러 이런 걸까요?
도대체 에드몽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둘째의 설움이 나타난 내용일 것 같아 궁금해서 얼른 펼쳐 봤습니다.

에드몽이 창 밖에서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아빠와 시몽을 보고 있네요.
에드몽은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요.
같이 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아빠가 허락해주지 않는 걸요.
에드몽은 화가 나서 여동생 릴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시몽이 쌓은 블록을 무너뜨려요.
에드몽의 감정을 눈치 챈 엄마가 안아 주겠다고 하지만 싫다고 하네요.
자꾸 삐딱한 태도로 반항하는 에드몽. 어떻게 해야 기분이 풀릴까요?

식사시간에 맞춰 페인트칠을 끝낸 아빠와 시몽은 기분이 아주 좋아요.
아빠와 엄마, 에드몽이 식탁에 앉아 릴리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시몽은 저 멀리 혼자 있네요. 너무 외로워 보이는 뒷모습이에요.
형과 동생 사이에 끼여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홀로 창밖을 바라보던 에드몽은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더니 달려 나가네요.
땅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한 곳으로 모아서 나뭇잎 언덕을 만들었어요.
멋진 생각이라고 칭찬을 받는 에드몽의 얼굴에 그제야 미소가 피어납니다.
이제 기분이 풀린 것 같아요.
어린 에드몽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의 표현이었군요.

릴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막내로서 가족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에드몽은 이제 둘째가 됐어요. 그런데 왠지 기쁘지가 않지요. 시몽은 아빠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관심을 받고 릴리는 아기라서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서러운 마음이 들어 속상한 이 작은 에드몽을 통해 모든 둘째의 마음을 알게 된 기분이에요. 가족 모두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좀 더 드러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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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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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위험한 비너스>를 읽었습니다. 유명한 작가인데 이제야 그의 소설을 보게 됐네요. 책을 읽어보니 왜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알겠더군요. 일단 어려운 말이 없어 쉽게 읽힙니다. 5백 쪽 가까이 되는 양이지만 읽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리저리 꼬여있는 사건들이 복잡하게 느껴지지가 않고 다채로운 등장인물은 마음을 잡아끕니다. 다른 작품들도 분명 이렇겠지요. 이런 걸 다 제쳐두고라도 무겁지 않은 어조로 윤리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솜씨는 정말 높이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수의사입니다. 동물을 진료하는, 평범해 보이는 그에게 갑자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동생의 실종을 알리는 전화가 온 뒤 유산상속 분쟁에 휘말리면서 미심쩍었던 어머니의 죽음을 되짚고 친아버지의 유작에 대한 음모를 파헤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그의 성장과정과 어머니의 비밀, 프랙털 도형과 울람 나선 등과 관련된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 연구에 대한 내용들이 드러납니다.
위독한 양아버지와 실종된 동생은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상 주인공에게 알려 줄 수 없는 상황인지라 주인공은 동생과 비밀결혼을 한 여자와 한 팀을 이뤄 진실에 접근해갑니다. 생각할수록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주변 인물들은 무엇을 감추고 있으며, 어머니의 죽음과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 연구는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이 이야기는 며칠 만에 휘몰아치듯 사건이 전개되면서 모든 일들이 서로 연관되기 때문에 내용을 끊어서 읽기가 힘듭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의 정체가 너무나 궁금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아마 많은 독자가 저와 같은 인물을 의심하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주인공의 어머니를 죽인 범인과 동기에 대해서는 등장인물들을 한 명씩 의심해가며 생각해봤지만 결국 맞히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10명이면 10명 모두 납득하는 살인 동기가 아니라, ‘뭐야? 이런 걸로 사람을 죽여?’ 하는 추리소설에 도전하고 싶었다."는 말을 했다지요. 살인동기를 확인하고 정확히 저런 생각이 들었으니 저는 저자의 의도에 부합한 독자인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면서 뇌의학과 수학에 관련된 용어가 나오면 검색해보곤 했습니다.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 프랙털 도형, 울람 나선 등을 검색했는데 특히 프랙털 도형의 이미지를 보면서 역자의 말처럼 '자연의 정밀한 신비로움'을 느꼈습니다. 프랙털이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닮은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를 말하는데 고사리와 같은 양치류 식물, 공작의 깃털무늬, 구름과 산, 복잡하게 생긴 해안선의 모양, 은하의 신비스런 모습 등이 모두 프랙털 구조라고 하는군요. 주인공이 싫어하던 콜리플라워나 브로콜리에서도 발견되는 프랙털은 용어가 주는 생소함만큼 멀리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비한 영역인 뇌는 아직까지 미지의 세계입니다. 이 책의 중심소재인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도 이런 뇌와 관련된 현상이지요. 사고로 인해 미술, 수학, 음악 등에 특별한 재능을 나타내게 된 경우를 보고 실제로 뇌의 좌측 측두엽에 자기장을 흘린 실험에서 얼마간의 성과도 있었다고 하는데 만약 이 책에서처럼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을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 발표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갑자기 특별한 지적 능력을 가지기를 원하는 사람이 끝도 없이 밀려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그것보다 뇌를 건드려 원하는 능력을 얻겠다는 발상 자체가 용납될 만한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사람이 손을 대도 되는 영역인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는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누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아이들을 만들어내고 기억을 조작해서 사람을 조종할 수 있게 될까요. 뇌를 개조해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고 신체를 개조해 인간병기로 쓰일 수도 있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까요. 이렇게 꼬리를 무는 생각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인류의 발전이라는 미명하게 온갖 실험을 한, 하고 있을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책은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떠오르는 생각은 왜 이런 것들 뿐인지 모르겠네요. 의학계에서 자행되는 동물실험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의 허용범위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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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우체부 아저씨
미셸 쿠에바스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이창식 옮김 / 행복한그림책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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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친구들과 편지를 많이 주고 받았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들 휴대폰을 들고 다니던 시절이 아니어서 편지 쓰는 즐거움과 편지 받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지요. 친구에게 편지가 올까 싶어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 빨간 모자를 쓴 아저씨가 저 멀리서 보이면 반가워서 뛰어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모두 옛날 일이 되었네요.

 

<바다 우체부 아저씨>에 나오는 사람들은 제가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편지를 써서 주고 받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는 편지를 병에 넣어서 바다에 띄워 보냅니다. 따로 우체국이 없는 세상이지요. 우체부 아저씨는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병을 건져 그 속에 든 편지를 주인에게 전해주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제목에 '바다'라는 말이 들어가나 봅니다. 정말 동화 같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다 우체부 아저씨는 언덕 위에 있는 집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바다를 보면서 떠다니는 병이 없는지 살피는 일을 하지요. 병을 발견하면 배를 타고 가서 건져옵니다. 편지를 받을 사람이 가까이에 있든 멀리에 있든 아저씨는 성실하게 편지를 전해줍니다.

먼 곳으로 가기 위해 혼자 긴 여행을 할 때도 있는데 그때의 아저씨 모습은 외로워 보입니다. 때로는 혼자 여행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언제나 혼자라면 쓸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바다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주는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행복해합니다. 무척 소중한 것이니까요. 그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저씨는 항상 편지를 전하러 다니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 한 번도 편지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편지가 온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에게는 이름도, 친구도 없거든요.

어느 날, 우체부 아저씨는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지 않은 편지를 건졌습니다. 내일 저녁 바닷가에서 파티를 열 테니 나와 달라는 내용이었지요. 아저씨는 동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보지만 모두 자신의 편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결국 아저씨는 주인을 찾지 못한 것을 사과하러 파티에 가게 됩니다.

아! 사람들이 아저씨를 반기네요. 예쁘게 장식된 바닷가에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저씨를 보니 제가 다 기뻐집니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네요. 결국 이루어진 우체부 아저씨의 희망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전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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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특공대와 햄스터 놀이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5
나카가와 치히로 지음, 고요세 준지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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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콩알 특공대에게 연락하세요.
콩깍지 안전모를 쓴 콩알 특공대가 중장비를 가지고 출동합니다.
세심하게 작업을 한 결과물을 보면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오늘의 의뢰인은 햄스터 놀이터를 만들다 손을 다친 아빠예요.
붕대를 감으면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콩알 특공대를 떠올렸겠죠. 

의뢰를 받자마자 콩알 특공대가 출동했어요.
여러가지 중장비와 함께 나타난 콩알 특공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일하는데 방해를 놓는 햄스터에게 해바라기씨를 주며 얌전히 있게 하는 팀,
막대기를 예쁘게 칠하는 팀, 판자와 햄스터의 치수를 재는 팀, 판에 구멍을 뚫는 팀 등이 있어요.
햄스터의 몸에 맞는 쳇바퀴를 위해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는 걸 보니
콩알 특공대의 명성이 괜히 생긴 게 아니구나 싶어요.

동그란 판에 '드르륵 드르륵' 구멍을 뚫고 '쏙쏙' 막대기를 끼워요.
판에 기둥을 세우고 쳇바퀴를 맞물리는 과정이 좀 힘들어 보이지만
콩알 특공대와 햄스터가 힘을 합하니 못할 것도 없군요.
'덜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완성된 쳇바퀴.
쳇바퀴에 들어가 신나게 달리는 햄스터가 즐거워 보입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햄스터 놀이터 좀 보세요.
햄스터가 이제 심심하지 않겠어요. 언제든 쳇바퀴를 돌릴 수 있겠네요.
콩알 특공대는 임무를 완료하고서는 어디론가 사라졌네요.
하지만 언제든지 어려운 일을 맡아 달라고 하면 금세 나타나겠죠.
아무리 찾아도 없는 빨간색 미니 스포츠카를 찾아달라고 부탁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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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7
알리체 바르베리니 지음,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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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봤던 흑백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슬픈 눈빛을 하고 있는 강아지를 보니 괜히 울적해지는 기분입니다. 이 강아지는 서커스단에서 재주를 부리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요. 그러나 정작 강아지는 즐겁지 않습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그저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강아지는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환하게 빛나는 달님을 좋아합니다. 하늘을 밝히는 달이 아닌 소품으로 쓰이는 달님이지요. 공연 중에도 달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강아지. 그런데 공연이 끝난 후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달님이 심하게 망가지고 맙니다. 쓸모없어진 달님은 버려지고 이를 보다 못한 강아지는 수레에 달님을 싣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비가 오는 거리를 헤매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강아지는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이제 강아지와 달님은 어떻게 될까요.

이 책에 그려진 그림은 온통 회색빛을 띱니다. 강아지가 쓴 고깔모자, 강아지 뺨에 남은 분장, 수레에 매달린 풍선만이 붉은색이지요. 이 붉은색은 과거의 문화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강아지의 여정을 따라다니던 붉은색은 강아지가 아이를 만나면서 하나씩 사라집니다. 아이가 수레에 강아지를 태워 갈 때 풍선은 하늘로 천천히 날아가고 나중에 다시 등장한 강아지는 평범한 여느 강아지와 다르지 않습니다. 더 이상 강아지는 고깔모자와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할 필요가 없는 생활을 하게 된 거지요.

저자는 몇 줄의 지문을 제외하고는 그림만으로 내용을 전달하며 배경이 되는 몇몇 장면을 통해 190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합니다. 공연문화가 극장으로 옮겨지는 과도기를 잘 표현한 듯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을 때 이야기꾼이나 사당패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었지요. 시간이 지나 라디오, 극장, 텔레비전 등이 생기면서 전통적인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모습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이제 전통극은 전용극장이나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지요. 프랑스나 우리나라나 문명의 발달로 겪게 된 일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는 1902년에 최초의 판타지 영화 '달나라 여행'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에게 바치는 그림책이라고 하지요. 흑백 무성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 강아지와 달의 탈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강아지, 새 생명을 얻은 달 모형은 이 감독의 영화처럼 우리에게 판타지를 선사합니다.


버림받은 존재의 비상은 누군가에게는 꿈을,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는 소재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님의 부활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무표정했던 강아지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게 되어서 기쁩니다. 사랑에 목말랐던 강아지는 이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겠지요. 누구에게나 사랑은 필요한 것, 누구나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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