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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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 2 - 고이시 유카 (지은이), 현승희 (옮긴이), 신쵸사 서교책방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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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에 대한 이야기라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미우라 시온의 원작 소설 『배를 엮다』를 영화화한 「행복한 사전」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전편집부에서 한 권의 사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체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 만화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이건 분명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충족시켜준 책이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아마 저자일 것이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이라는 물성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저자 뒤에서 보이지 않게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교열부 사람들의 이야기다.

입사 10년 차 교열부 직원 쿠쥬와 편집부를 희망했지만 교열부에 배정받은 신입 미즈가키. 두 사람이 함께 일하며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읽고 있는 책 한 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오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교열부가 따로 없는 출판사도 많지만, 이곳 신쵸사는 교열부만 50명이라고 한다.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어쩐지 이런 말과 닮았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마음!

문자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저자의 의도를 폭넓게 파악하고, 글자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일. 글에 위화감은 없는지, 작품 안에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일. 그리고 필요한 경우 연필을 넣는다. 여기서 말하는 ‘연필’은 수정 지시를 위한 ‘빨간 표시’와 달리, 의문점이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연필로 적어 저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한 문장, 한 단어, 한 글자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작품의 정확도를 높이는 사람들. 독자에게 더 좋은 글을 주고 싶은 마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고, 평소 책과 조금 멀리 지냈던 사람에게는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만화라서 진입장벽도 낮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책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그리고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 한 권을 조금 더 뜻깊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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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무늬동물들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1
하가람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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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무늬동물들 - 하가람 (지은이) 은행나무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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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무로. 12년 전 연락도 없던 동생이 나타나 2살 배기인 연오를 영선 이모에게 맡기고 사라진다. 그런 연오를 잘 보살펴 줬던 이모의 딸 세오 언니와 멸종위기동물원 ‘키키주‘에 있는 호랑이를 보러 가고 싶어 한다.
열여섯살 여름, 연오는 쓰러져 있는 ’웅’을 발견하고 하숙집을 하는 영선이모에게 데리고 온다. ‘웅‘의 존재에 연오는 점점 웅에게 마음을 열고, 웅의 몸에 잿빛 햇빛무늬가 번지기 시작한다.

유람선 사고로 목숨을 잃은 세오의 이모이자 동생의 아이를 키운 하숙집을 운영하는 영선이모, 부모에게 버려진 연오, 하숙생 중 한명인 네팔에서 온 이방인인 사가르, 사람이 된 호랑이 웅. 문자로만 적으니 그들의 서사를 명확히 규정하기가 어려운데, 개개인의 상실을 끌어안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랄까.

각자의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누군가를 잃은 슬픔도, 버려졌다는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누군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것.
너와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어우러지는 소설이었다.

어쩌면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나는 언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이 별로 없으니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볼 때 마음이 놓인다는 영선이모, 세오 언니의 죽음 이후 말을 하지 않는 연오, 외국인인 사가르, 인간의 언어를 몰랐던 웅. 서로가 생각하는 각자만의 언어가 받아들여지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들.

언어는 때로 장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순간 그것은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되고, 결국 치유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 빛이 무늬를 남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림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 눈부심 뒤편에 드리워진 웅의 긴 그늘을, 나는 외면하고 있었다. (134)

빛은 그늘까지 껴안아야 하는 것. 그래야 하는 것. 이 소설이 말하려는 바는 이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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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일상표현 무작정 따라하기 - 일본인이 매일 쓰는 행동·감정 표현의 모든 것
원어민 일본어 진쌤 지음 / 길벗이지톡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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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일상표현 무작정 따라하기 - 원어민 일본어 진쌤 (지은이) 길벗이지톡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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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어 공부에 진심인 책이다. 그리고 정말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한때 일본어를 배우고, 대학에서 전공했으며, 지금도 일본 원서를 읽으며 꾸준히 일본어를 가까이하는 나에게도 배울 것이 정말 많았다.

외국어 공부에는 끝이 없다. 모국어조차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어휘가 생기고, 기존 표현의 뉘앙스도 조금씩 달라진다. 외국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일본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주로 일본 드라마를 보며 쉐도잉을 하고(그래서 가끔은 집중을 못한다 ㅎㅎㅎㅎ), 일본 원서를 읽는다. 예전처럼 단어 하나, 표현 하나를 외워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지는 않는다. 문맥과 상황,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표현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직접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꼈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지식은 결국 온전히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お弁当詰めてきた?“라는 대사가 나온다고 해 보자. ’도시락 싸 왔어?’라는 뜻이라는 것은 바로 이해한다. 하지만 막상 내가 같은 상황에서 말하려고 하면 “お弁当持ってきた?“라고 표현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틀린 표현은 아니겠지만, ‘도시락을 싸 오다’라는 상황에서는 왜 詰める를 쓰는지, 어떤 표현이 더 자연스럽고 원어민다운지까지 알게 되는 것이 실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채워 준다. 시험을 위한 일본어가 아니라 실제 일본인이 매일 사용하는 표현들을 상황별로 익힐 수 있어 회화 감각을 키우는 데 정말 도움이 된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사람, JLPT를 준비하는 사람, 그리고 회화 실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물론 나 역시도 매일 조금씩 예문과 함께 익히며 꾸준히 활용하고 있는 책이다. 오래 곁에 두고 반복해서 펼쳐 볼 만한 일본어 표현집이었다. 참고로, 꽤나 많은 일본어 표현 책을 사 봤는데, 찐으로 도움될 만한 책은 진짜 이것..!!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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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임재성 편저, 정서우 낭독 / 유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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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테의 말 낭독 × 필사책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은이), 정서우·임재성 (편저) 유노북스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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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글을 필사로 만날 수 있다니!

필사를 좋아하지만, ‘정말 좋다’고 느낀 필사책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소설 속 문장만 따로 떼어 놓으면 앞뒤 맥락을 알기 어려울 때가 있고, 종교적 색채가 강한 글은 무교인 내게는 쉽게 와닿지 않을 때도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은 개인적으로 삶의 지침서 같은 느낌을 주어서 특히 좋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편역자인 임재성이 약 10년에 걸쳐 괴테의 작품을 읽고 연구하며 그의 삶과 사상을 함께 풀어냈기 때문인 것 같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괴테의 생각과 삶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어 훨씬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문 내레이터의 낭독 QR도 수록되어 있어 가볍게 틀어 놓고 듣기에도 좋다. 괴테의 글을 좋아하지만 정작 읽어 본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와의 대화」축약본, 「선택적 친화력」 정도뿐이다. 그럼에도 이 세 작품만으로도 그의 문장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괴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필사책은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100편의 문장을 한 편씩 따라 적는 동안 내 마음속 호수에도 작은 파문이 번질 것이다. 그 파문은 분명 사라질지언정, 백 번이나 흔들린 마음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까 일단 쓰자,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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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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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은이), 김보람 (옮긴이) 다산책방 202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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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있는 엄마와 비행기로 27시간 떨어진 미국에 있는 유학생 딸. 두 사람은 스카이프 화면 너머로 안부를 묻고 일상을 나누며 물리적 거리를 무색하게 만드는 사랑을 이어간다. 참으로 다정하고도 아련한 모녀의 이야기다.

나는 누군가의 딸이기도 하지만,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당연히 딸의 시선으로 읽어 내려갈 줄 알았던 책이었건만, 첫 장을 펼치자마자 나는 어느새 엄마의 마음이 되어 있었다. 언젠가 내 아이 역시 품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떠날 것이다. 그때 나는 그 거대한 독립의 시간을 어떻게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시간이 흘러도 어떻게 하면 엄마라는 안식처이자 친구 같은 동반자로 남을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며, 내 아이에게 엄마를 향한 부채감을 주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보호자를 넘어, 아이가 지치고 두려울 때 언제든 조건 없이 기대어 쉴 수 있는 다정한 친구. 훗날 아이의 기억 속에 그저 '다정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마음 깊이 새겨보았다.

✴︎ “가끔 꿈을 꿔. 네가 뭔가를 두려워한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되는 그런 꿈 말이야. 그러고 나면 네가 무사하길, 네가 행복해하는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길 간절히 바라면서 잠에서 깨. 우리 딸, 그렇게 살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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