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있는 거 눈치채!
코노 유타카 지음, 최은지 옮김 / 리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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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있는 거 눈치채! - 코노 유타카 (지은이), 최은지 (옮긴이)   리프   2024-08-28>

ෆ⃛
일본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라는 이 소설! 사랑 해 볼만큼(?) 해 봤고, 또 각종 사랑이야기를 사랑하는 나라 두근두근하며 읽었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바야흐로 천년 전! 물의 신이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 여자는마음에 든 남자가 있다. 신을 거스르고 남자와의 사랑을 지키려다가 결국 죽는데, 신은 저주를 건다. 영원한 윤회의 굴레 속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반복하도록, 남자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윤회를 잊어버리지만, 다시 태어난 여자를 사랑하는 순간 기억이 돌아온다. 반대로 여자는 윤회를 기억한 채 태어나지만, 다시 태어난 남자를 사랑하는 순간 전부 잊는다. 이번 생에 태어난 이는 오카다 안, 카레가게에서 일을 하며 순조로운 날을 보낸다. 같은 가게 점원이자 도둑일을 하는 쇼코에게 과거 연인과 기록해온 교환일기 ‘도명초문통록’을 찾는 일을 부탁한다.

간략하게 한다고 했는데 줄여지지가 않는… -_-

‘도명초문통록’을 훔치려는 또 다른 이들과 그 들이 왜 그걸 원하는지에 대해 풀어지는 스토리와 전생을 기억하는 안의 이야기와 그들의 과거 사랑이야기, 신의 이야기까지 적절히 버무려져 재밌게 읽혀 나간다. 특히나 배경이 일본인만큼 일본 악기 중의 하나인 샤미센, 우키요에, 시카마자쿠라 등 일본의 정취와 색이 뚜렷하게 있어서 흥미로웠다.

신이 인간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천년의 윤회를 거치며 신을 바라보는 안의 불퉁한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서 피식 웃었다. 전생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어긋난 채 살아가는 안타까운 마음도 느껴지고, 더 이상 기억 못하는 상대의 기억을 나는 기억하고,

과거의 사랑이야기에서는 괜히 마음이 찡하고… 이번 소설은 정말 일본스러웠달까? 빠르게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요즘 시대에 천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이 나는 좀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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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없는 밤
위수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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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없는 밤 - 위수정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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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심심해서 보게 tv를 돌리다 단편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단편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다. 그 단편드라마의 원작소설을 필두로 단편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단편을 서서히 읽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은 단편맛집이었다고 느껴졌다. 물론 많은 작가들의 여러 단편들이 있지만 ‘나’에게 맞는 단편소설이 있기 마련인데, 2개 정도의 단편을 빼고는 내 구미에 맞았달까?

겪어보지 못했기에 느낄 수 없던 감정을 글의 화자가 느끼면서 무심코 누군가가 이해되는 일. 자신을 보여주고 라벨링하면서 얻어지는 이익과 채울 수 없는 욕망을 채우고… 또 공허함. 타인에게는 자연스러운 거지만 나에게는 결핍인 요소들. 어떤 관계는 끊임없이 나의 결핍을 자극시키고 극한으로 몰아넣는다. 그 관계를 끊을 수 없는 안타까운 모습. 혹은 자신이 결핍되어 있는 걸 가진 이의 것을 탐하는 마음. 사랑의 끝이 시작되는 시작점을 찾는 이야기. 도박에 중독되는 여자. 어떤 변화는 이전의 어떤 형태로든 돌아가게 할 수 없음을 이야기해주는 느낌이었다.

해설은 이번에도 스킵했는데, 이 책은 두 번 정도 더 읽으면 해설을 읽어보고 싶다.

나는 이 작가의 글을 더더욱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덧, <우리에게 없는 밤> 단편에서 짙은의 겨울 숲이라는 노래의 가사가 너무 좋았다.
🎧 사라지는 걸 인정하기 힘든 겨울의 끝에서… 차가운 눈이 모든 걸 평등하게 해.
-> 감정이. 사랑이. 관계가. 꿈이. 이상이 사라지는 걸 인정하기 힘든 겨울의 끝에서 결국 모든 걸 평등하게 만들어 버리는 차가운 눈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떤 마음은 없는 듯, 죽이고 사는 게 어른인 거지. 그렇지?

🔖 돈은 이런 거구나. 중요한 사람으로,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구나.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달랐다.

🔖 지수는, 누군가가 자신을 버릴 거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는 남자의 마음을 헤아려보았다

🔖 식물은 돌연변이를 더 귀하게 쳐주는구나. 사람들은 참…… 이상하지.

🔖 그때 나는 관계의 실선이 이토록 손쉽게 끊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기다린다는 의식도 없이, 애정이 혐오로 바뀌는 이 순간을 무방비상태로 맞닥뜨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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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 신화에 가려진 여자
제시 버튼 지음, 올리비아 로메네크 길 그림, 이진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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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 제시 버튼 (지은이), 올리비아 로메네크 길 (그림), 이진 (옮긴이)   비채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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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메두사의 이야기는 거의 다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런 메두사 신화를 요즘의 중요시하는 가치들을 중심에 두고 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부제에는 <신화에 가려진 여자>라고 적혀 있다. 내가 느끼기에 신화에서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 그것도 여자. 어찌보면 최약체인 여자의 서사를 이야기한다.

이야기, 말동무, 친밀감이 필요했던 고립된 삶을 삶고 있는 열 여덟살의 메두사. 4년 전 흑발의 머리가 아테나에 의해 뱀의 머리로 바뀐다. 그리고 사람들을 피해 들어온 섬. 무한한 생명을 가진 두 언니와 메두사 셋이서 살고 있다. 그런 섬에 페르세우스라는 남자가 들어온다. 메리나라고 소개한 그녀는 그와 바위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하며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그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그건 메두사의 머리를 가지고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돌아가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를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고, 메두사의 입장에서 쓰여지는 글이 신선했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 두근두근하며 읽었던 보람이 있었다.

여성(=약자)이기에 당하는 부당한 대우들을 이겨내는 험난한 과정처럼 느껴졌다.

🔖언니들은 내가 지난 일을 잊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삶의 새 장을 시작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한 장을 끝내기 전에는 새로운 장을 시작할 수 없었다.

🔖그가 진정한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유일한 희망은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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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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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 캐런 제닝스 (지은이), 권경희 (옮긴이)   비채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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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 말고는 가진 것 없이 섬에서 혼자 살아가는 일흔살의 늙은이. 새뮤얼. 파도와 함께 휩쓸려 온 시신이라 생각한 남자가 살아 있다. 그 남자는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선이었고, 그 배가 침몰되어 떠밀려온 것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서 자신의 과거가 계속해서 떠올려진다. 그와 함께 있는 4일동안의 기록.

스스로를 섬에 가둔 새뮤얼. 떠밀려온 남자와 함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새뮤얼. 과거 자신의 삶이 난민자의 모습과 같기에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새뮤얼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하였고, 불구가 된다. 그러나 새뮤얼은 이민자 학살에 가담하고, 교도소에서 23년이나 복역한다. (읽었는데… 왜 나의 기억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 하핫)

누구에게도 환대받지 못한 삶을 살아내는 새뮤얼이 안쓰러우면서도 나라가 흔들리고, 사회가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리면서 이렇게까지 무너져내릴 수 있는지 이해해볼 수 있는 소설이었달까.

새뮤얼과 난민자를 내내 동등한 입장으로 놓고 읽혔는데,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함과 불편한 마음이 공존했다. 이런 마음을 들게 하는 책들이 널리 읽혀야 한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가독성이 되게 좋다. 엄청 재밌다. 반전이 있다! 이런 요즘 유행하는 (?) 글에 부합되는 글은 아니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분명 있는 좋은 소설임에는 틀림없었다.

🔖 마치 역사 같은 건 없는 것처럼.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은 이 나라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일어난 일, 다른 사람들이나 기억하고 있는 일인 것처럼.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는 게 언제부터 부끄러운 일이 되었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치멜루가 아래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세상 사람 모두 유명해지고 부자가 될 순 없어! 누군가는 땀 흘리며 일을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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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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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일홍 (지은이)   부크럼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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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겐 짧고, 엄마에겐 기나긴 여름방학의 끝이 보여간다. 아이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월할 줄 알았는데, 어째 점점 버거워지는 것 같다. 이런 방학에 읽기 적절했던 책이랄까…? 글이 글자로 안 읽히고,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고, 되돌아가서 읽고, 결국 덮어버리게 되는. 피로가 누적되어 있는 지금 적절한 책이었다.

가볍게 생각을 전환하고 싶을 때, 책을 펴서 읽었다.
책의 세계로 빠져들어 잠시 다른 세계로 갔다가 돌아왔다. 현생에 지쳐 있는 내게 응원의 문장이 마음을 두드려주었다.

내가
사랑에, 사람에, 일에, 육아 등으로 자신이 해야할 들을 잘 견디라고, 그리고 잘 하고 있다고 응원해주기에. 선물하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 어른이 된다는 건 숱한 책임들 뒤로 밀려난 자시을 잊지 않고 끌어내는 일이라고. 버티는 나를 지켜 내는 일이라고. 가장 가까운 마음을 아끼려 드는 것도 나의 몫이라고.

🔖 나의 괴로움을 내가 키워 내고 있음을 느낄 때, 그때야말로 단순해져야 할 때다. 흔들리는 마음은 흘러가게 두고, 버리지 못하면 잠시 보관하는 마음으로. 쏟아지는 부정에 속지 말고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의 기초를 행해야 할 때. 대부분 한숨 자면 괜찮아질 것들이었고, 맛있는 음식 한 입과 숨찬 운동 한 번이면 잊히는 불안이었고, 따뜻한 물로 씻고 나오면 개운해지는 마음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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