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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5 ㅣ 소설 보다
강보라.성해나.윤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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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5 - 강보라, 성해나, 윤단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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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 보다 봄은 구매를 안 할 수가 없을 만큼 너무도 취향저격의 표지였다구…! 물론 3편의 이야기와 인터뷰를 볼 수 있다는 건 언제나 늘, 좋았지만…!
#바우어의정원 #강보라
길어진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자신의 사연을 극화해 연기하는 오디션을 보는 은화, 그리고 세간에 이름을 알리기 전에 했던 아르바이트 시절 마음이 아픈 사람들과 일대일로 역할극을 벌이는 드라마 치료 원크숍에서 만났던 후배 정림과 조우한다.
✴︎ 어린 은화는 배우로서 그 비참함을 잘 간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만큼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녀 자신의 것이었으므로. 작고 파란 불씨 하나가 그녀의 정원 안에서 고요히 타올랐다. (42)
🫧 이 단편을 읽고 나는 소설을 끊임없이 읽으면서 한 인물, 혹은 상황에 나를 끊임없이 던져놓음으로써 상처와 결핍을 의식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드 #성해나
부모가 2세대 이민자이지만 한식당도, 한식도 전혀 먹지 않고, 부모와 어울리는 이들은 모두 백인이었던 듀이. 제프의 매니저로 처음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인 듀이가 우연히 태극기 부대인지 모르고 그들 틈에 섞인다. 꺼져버린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거기서 만난 미스터 김.
✴︎ 당신에게 무척 고맙다고 전해달랍니다. 당신이 아주 소중하대요. 타인에게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었다. 가족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감정의 가느다란 실금이 점차 벌어졌고 뜨거운 무언가가 바깥에서 울컥 밀려들어오듯 온몸이 달아올랐다. 이건 민망함일까, 뭉클함일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96)
🫧 읽다보니 취향에 맞아서 찾아읽게 되는 성해나 작가의 글들, 인터뷰를 읽고, 누군가가 생각났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머리의 회로를 꺼버렸다. 그만큼 나를 뒤흔든 글이기도 할 것이다. 진자운동을 이해의 과정으로 빗대어 평생을 반복하는 게 삶 같다고 말한 작가의 말이 너무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었다.
#남은여름 #윤단
죽은 친구가 줬던 책을 팔려고 나왔다가 결국 팔지 못하고, 버려진 파란색 소파에 앉아서 책을 펼쳐보다 어느새 한 권을 읽었다.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서현. 그 소파를 어느샌가 자주 찾게 되어 거기에 앉아 있는다. 그리고 나타난 전 직장의 추 팀장과 이야기를 하게 된다.
✴︎ 서현은 공터 앞에 서 있었다. 공이 자신 쪽으로 절대 날아오지 않길, 그러나 동시에 날아오기를 기다렸다. (154)
🫧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보다 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이다. 주인공 이름이 내 이름과 같아서인지, 몰입도도 완벽했다…. 권고사직 당한 서현, 친구의 죽음, 의도치 않았던 상실들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서현이 소파에 앉아 책을 읽어가는 그 무더위 속에서 나는 조금 달라졌다.
이번 호, 전부 다 취저로 아주 좋았다. 소설 보다 2025 여름도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