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자칼이 함께 춤출 때 -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비폭력대화(NVC)
세레나 루스트 지음, 이영주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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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의 4가지 단계​

1)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기

- 객관적 구체적으로 나의 느낌을 자극하는 일에 대해 표현하기

- 내가 무엇을 보았는가? 내가 반응하게 된 정확한 동기는 무엇인가?

- 예시: 너는 영화가 시작되고 20분 후에 왔어(관찰), 넌 또 너무 늦게 왔어(생각)







2) 해석하지 않고 느끼기

- 나의 느낌을 말하기

- 나는 지금 기분이 별로야, 나는 짜증이나, 나는 슬퍼 등등

- 상사한테 무시당한 느낌이야!(생각)







3) 수단/방법 대신 욕구 표현하기

- 나를 동요하게 한 그 느낌 뒤에 어떤 욕구들이 있는지 말하기

- 소속감, 자유, 안전, 자율성, 삶의 의미 등

- 나는 휴식이 필요해, 내일 소풍 갔으면 좋겠다.

예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즉 수단을 이야기한다.







4) 강요 대신 부탁하기

- 지금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 예시: 지금 식기세척기를 정리해 줄 수 있겠니?







자칼 나름의 미사여구로 말하기

1) 너는 정말 무능력해, 네가 문제야 >> 장애물(도덕주의적 판단)

- 자신의 의견이 "진실"이니까 객관적으로 그러하리라는 확신을 품고 행동한다.

- 평가절하, 분석, 비난, 판단을 서슴지 않는다.

- 타인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모욕하고 판단하며 창피를 준다.





2)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 위장 두건(책임 부인하기)

-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책임을 전가하기







3)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될지 알아서 해! >> 채찍(상, 벌을 당연시하는 말)

- "만약 네가 ~ 한다면" 형식을 이용해 명확하게, 미묘하게 상대방을 협박하고 겁을 준다.

- 상과 벌에 대한 이유, 기준은 자신이 정한다고 생각한다.







4) "너는 당연히 ~를 해야 해!" >> 죔쇠(강요)

- 지금 자신이 어떤지, 무엇이 필요한지 타인에게 요구한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의무가 있는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기린. 자칼
<----------------------------------------------------->

관찰, 느낌, 욕구, 부탁 장애물, 위장 두건, 채찍, 죔쇠







자칼의 특징

기린의 특징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방법 - 평가하고, 판단하는 전문가

상황 전체를 살피면서 말하고 듣는다.

우월감과 평가로 무장한 친구이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대화 속에 녹여낸다.

항상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감성적인, 연민을 품은 자신의 본성과 연결하려고 한다.

내가 곧 법이다.

객관적인 해결보다 인간적인 만남을 우선한다.

자신의 잣대를 타인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여긴다.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4단계를 자연스레 구사한다.

느낌이란 오히려 낯설고 어색하며, 자제력을 잃은 것으로 여긴다.

반격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있다고 여긴다.

침착하게 말하며, "그 사람은 바로 지금 어떤 느낌일까?" 자문하고, 또 자문한다.

승리자 편에 속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밖으로 다른 사람을 향한다.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변명하는 동시에 용서를 구한다.

내 느낌이 무엇인지? 내게 무엇이 필요하지?

누군가를 옳아야 한다.

네 느낌은 무엇이니? 너는 무엇이 필요하지?

너는 뭔가 잘못됐어, 나는 뭔가 잘못됐어!

-





인과관계를 따지지 말고, 시간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을 말한다.

"~~할 때, ~~을 느낀다." (O)

"~~ 때문에 ~~을 느낀다." (X)





"나는 .... 하다(느낌), 왜냐하면 나는 .... 가 필요하기 때문에

/ ..... 가 중요하기 때문에(욕구)!"

이 표현이 바로 나의 느낌을 그 순간의 내 욕구와 연결해 주는 언어 공식이다.









비폭력대화의 원칙(p.95)

1) 평가를 섞지 않고 정말로 순수한 관찰만 표현하기

2) 다른 사람의 행동을 내 나름대로 해석하지 않고 우리의 느낌 표현하기

3) 욕구를 그것을 충족시키는 수단, 방법과 혼동하지 않고 우리의 욕구 표현하기

4)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요나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구체적인 부탁을 명확히 표현하기







첫 번째 단계 : 평가 없이 관찰하기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서술하는가?"

- 나의 관찰은 나의 평가와 이렇게 섞여있다.

(이건 미친 짓이야, 너는 이기적이야, 그 남자는 머저리야, 옆집 여자는 시끄러워, 애들은 정말 신경에 거슬려!)



- 증명할 수 있는 실제의 일에 대해 서술한다.

(한 번에 열두 명이 차에 탈 수 있을까?, 다른 사람 자리는 안 챙기고, 네 자리만 준비하는데?, 그 사람은 15분간 이야기하고, 앞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네, 아이들이 오전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하고 있어)





두 번째 단계 : 해석 대신 느낌

"나의 느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스스로 지는가?"

- 내 느낌이 이렇게 되도록 상대가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느낌을 해석과 함께 섞는다.

(난 조롱당한 느낌이다, 네 수다에 완전 질렸어, 나는 무시당한 느낌이야)



- 해석과 평가 없이 내 느낌에 이름을 붙인다.

(혼란스럽네, 나는 정직하고 진실한 것이 중요해, 나는 지칠대로 지쳤어, 일단 쉬고 싶어, 협력과 지원이 필요해, 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도 필요해요, 실망스럽네, 나는 수용이 필요해)





세 번째 단계 : 느낌 뒤에 있는 나의 욕구

"내 욕구에 대한 책임을 내가 어떻게 지는가"

- 내 욕구와 직면하는 것을 피한다(자칼의 언어)

(그녀가 나를 떠났기 때문에 슬프다, 네가 나를 정말 곤란한 상황에 빠뜨린 기분이야, 네가 너무 늑장부리는 통에 정말 짜증이나, 네가 그렇게 크게 소리 지르니까 겁이 나!)



- 나는 내 느낌을 그 뒤에 있는 욕구의 신호로 본다. 이로써 내 느낌과 욕구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진다.

(유대와 소속감이 중요한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슬프고 쓸쓸해, 나는 친밀한 관계나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안해, 나는 지지와 혀볅이 더 필요해서 지금 혼란스러워, 내 시간을 어떻게 쓸지 내가 결정하고 싶기 떄문에 짜증이 나, 지금 무서워, 나는 안심하고 싶어)





네 번째 단계 : 모호한 소원이나 강요 대신 부탁하기

"상대방이 기꺼이 들어줄 수 있도록 어떻게 내 부탁을 표현할까?"



- 모호하고 일반적인 소원이나 감춰진 강요로 부탁한다.

(내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줘, 좀 조심해 주세요, 말 좀 들어, 집 안 정리정돈 좀 해, 난 동등하게 대접받고 싶어)



- '지금 여기서' 실현 가능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내 방에 들어오기 전에 노크해 줄 수 있니?, 문을 조용히 닫아 주시겠어요?, 네가 무엇을 들었는지 나한테 말해 줄 수 있을까?, 네가 부엌에서 사용한 것들, 지금 제자리에 놓아 줄래?, 그 사례비, 50대 50으로 나누어 줄래?)





<느낀점>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라 할까. 누가 나에게 '너의 행동은 잘못됐어, 고쳐'라고 말하면 기분이 상당히 나쁠 것이지만, 통찰을 하게 만드는 문장을 읽으니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평소에 내가 하는 말버릇과 행동들이 고스란히 '자칼'의 모습과 흡사하고, 마치 나의 행동을 관찰한 다음에 적어놓은 것처럼 익숙했다. 통찰 또는 성찰, 나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느낌을 잠시 소개하면 첫 째는 부끄러웠다는 사실이다. 자칼의 말을 들으면서, 아니 읽으면서 나도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하니,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지 생각하니 유구무언이었다. 입이 열개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마치 싸우자고 하는 말처럼 자칼의 모습이 상상됐다. 그 자칼이 바로 나였다는 사실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상대방을 헐뜯고, 비난하고 평가하고, 오히려 나는 이기고, 너는 져야 한다는 얄팍한 사고에 갇혔던 지난 날의 내가 떠올랐다.



솔직한 피드백을 누군가 나에게 주었다면 좋았을테지만 말이다.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의 조언은 6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난 선생님과 엮이고 싶지 않아요. 일을 가져갔으면 책임을 지고 해내야 해요."라고 피드백을 받았던 말이다. 왜 잊히지 않을까? 나의 행동과 관련되어 있었을 것이다. 속도가 빠르면 무얼 하는가? 정확성이 없었고, 일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진척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성과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그 선생님은 잘나갔던 사람이었고, 자신의 꿈과 인생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었다. 다시, 그 피드백이 떠오른 이유는 바로 내가 자칼처럼 살아왔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기린의 말을 배우고 싶다. 정말이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내가 '옳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가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 나도 배우고 싶다.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연민의 마음을 갖고 상대방과 연결될 수 있을까.



비폭력대화는 그 꿈을 실현해주는 도구임에 틀림없다. 실천적이고, 선험적인 목적으로 다가가고 싶고, 그것을 일상생활에 녹여내고 싶다. 그 뿐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잘 안다. 비폭력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성숙하고,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자. 핵심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다. 4단계를 거쳐서 내가 원하는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일치될 때의 쾌감을 느껴보자. 느껴보고 싶다. 비폭력대화를 잘하고 싶다.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부끄러운 내 모습이 조금은 성숙해졌을 때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 내가 옳다고 믿는 자칼의 언어를 버리고, 기린의 모습과 언어로써 대하기를 다짐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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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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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처럼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는 과연 있을까? 정답부터 얘기하면 '없다'. 경영이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좋을까. 벤 호로위츠는 벤처기업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 벤처기업을 성공시키고, 투자회사를 세우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독특한 경험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진다.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내용임에 틀림없다. 직접 겪은 경험을 근거로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책의 전반기에 소개된다. CEO로써 생각했던 고뇌들 그리고 관리자로써 감당해야 할 책임들, 마지막으로 삶에서 어떤 것을 우선 순위로 둘 것인지 결정하는 부분을 밝혔는데, 그 부분이 참 와닿았다.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아무도 신경 안 쓴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도 나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 아?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대조적인 말인데, 다소 공격적이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중첩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이해됐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다소 슬펐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서 묘사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을 살리거나 운영하고, 경영하는 CEO는 무수히 많다. 그러면서 비즈니스 상황 속, 예측할 수 없는 무수한 상황을 '해결'하는 만능 열쇠는 없다. 그렇게 주장한다. 어쩌면 MBA라는 최고경영자 수업이라는 것도 무색할 정도로 정글이다. 살아남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계이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주는 영감은 꽤나 맛있고, 알차다.

끝으로 어떤 분야에서도 통용될 만한 유용한 '팁'을 전수하는데, 면접을 볼 때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될 성 부른 나무'인지 판단하는 방법이라 소개한다. 그 방법을 읽어보면 '당신의 경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처리하며,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과 임기응변을 묻는다. 경영의 난제 속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기 보다는 불편하지만, 꼭 해야할 방법을 찾고, 그것을 적용시켜서 '망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물어본다.

결국,

회사가 도태된다는 의미는 망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혹하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최근 배터리 소송 전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재'로 LG-SK는 끝내 합의했다. 합의금만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벤처기업으로 출발했겠지만,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서로 상생하거나 서로 물어뜯는 장면을 보면서 모든 CEO는 생각했을 것이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방법이 무엇이었을까.

경영의 난제를 푸는 마법의 열쇠를 찾는다면, 조용히 책을 덮어야겠지만, CEO의 고뇌 그리고 그 속에서 '실마리'를 찾고, 우리 사업장에 적용해보고 싶은 사람은 #하드씽 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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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찰 - 멀리할 사람인가 가까이할 사람인가?
구라하시 마야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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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찰 #독후감

책의 제목이 와닿았다. 인간을 관찰하는 무슨 새로운 기법이 있을까. 내 손이 책을 향했다. 관찰을 잘하기 위해서는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흔히 인간은 '개성'을 지닌 존재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사람이 없다. 쌍둥이조차도 다르니 말이다. 70억 명이나 되는 사람 중에 나와 닮은 사람이 없을까. 감히 없다고 얘기할 수 있다. 살아온 환경도 그렇지만, 천성이 다를 수 있고, 어떤 경험을 쌓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책을 집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했다. 사람을 마주하는 일에 종사하다보니 끌렸을테다. 휴먼서비스라고 한다. 사람과 접촉하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의적절할 때에는 잘해야 한다. 여기서 잘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대처'이다.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과 접촉할 때는 특히나 잘해야 한다.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욕구를 '저버렸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다.

직장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사고를 하는 사람과 마주한다. 그들에게 나의 전부를 보여주지 않지만,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해본다. 보이는 모습과 이면의 모습을 알아보는 통찰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통찰력은 그냥 저냥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노하우'를 이 책은 전수해준다고 하니 얼마나 반갑던지... 가벼웠다. 발걸음이 가볍듯이, 읽는 속도가 가볍고, 경쾌했다. 자간과 글밥도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삽화가 인상적이었고, 익히 알고 있을 법한 개념도 등장한다.

#애니어그램

인간을 9가지 성격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믿음은 발칙했다. 애니어그램을 들어본 적은 있었으나 실제로 접해본 적은 없었다. 쉽게 설명해놓고, 초보자가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으니 '인간관찰'이라는 다른 언어로 표현된 개념이 와닿았다. 감정, 사고, 본능이라는 큰 묶음으로써 내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가늠해보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병행하는 좋은 습관이 아닐까.

감추고 싶은 감정과 속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표본검사를 한다던지, 모집단 검사를 하지 않아도, 내 속마음을 읽히는 것은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엑스맨에서 관자놀이에 손을 가져다 대고 약간의 눈을 찌푸리면 그 사람의 감정과 속마음까지 읽어내는 소위 "초능력"을 갖고 싶어서 연마하는 사람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박에 상대방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말투, 형태, 옷차림, 행동, 발걸음, 손짓, 표정, 머리스타일 심지어 습관 같은 것을 통해서 100%는 아니지만 근접한 지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은 신선했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생각보다 신선한 영역으로 다가온다. 가지고 논다는 표현은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성격 검사에 달관한 사람이나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직업인 프로파일러들은 아무래도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가장 핵심적인 것을 이렇게 정리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라는 감각이 생기길 원한다고 말이다.

결국,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 처해도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길 희망한다고 하였다.

나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그날까지...
정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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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의 유언 - <모모>의 작가 엔데, 삶의 근원에서 돈을 묻는다
카와무라 아츠노리 외 지음, 김경인 옮김 / 갈라파고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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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의유언 #지역화폐 #교환링 #자유화폐 #독후감

키워드 : 엔데의 유언, 지속가능한 발전, 지역화폐, 마이너스돈, 교환링, 돈의 기능

1. 엔데의 유언
사람이 죽으면서 흙으로 돌아가는데, 글을 남기거나 이름을 남기면 그것이 후세에 전해지곤 한다. 유언이라는 것은 후세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말을 담은 보자기일 것이다. 어떤 것들이 보자기 속에 숨어있는지 모르겠으나 엔데의 유언이라는 책은 가치로운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돈이 중심인 사회이다. 돈이 해결사이다. 돈이 갈등의 시작이자 끝인 사회다. 그래서 돈을 갖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엔데는 '돈'이라는 요망한 물질에 대해서 실랄한 비판을 하였다. 화폐의 기능이 무엇일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교환의 기능이며, 가치의 보장과 가치의 척도 기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는 화페를 단순하게 생각해왔을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교환하거나 사고 팔 때 '신뢰'라는 탈을 입고, 유용하게 활용하곤 했다. 돈이 있으면 먹을 것을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화페라는 것이 없을 때 물물교환을 했었다. 그러한 불편함을 없애려고 화폐를 도입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화폐, 즉 돈의 '이상함'을 지적한다. 플러스화폐가 되는 형태, 즉 이자가 붙는 기이한 현상을 지적한다. 은행계좌에서 오고가는 돈에 왜 이자가 붙어야 할까?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이자는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곰곰히 따져보았다. 은행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물물교환이라는 어색한 시스템을 멀리하면서부터일 것이다.

이자는 그렇게 요상한 존재다. 이자를 지불하고, 또 지불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심지어 내가 돈을 빌리는데, 선이자를 지불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금, 현재도 일어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일까? 파탄을 불러일으키고, 지속불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일까?

자본이라는 거대한 힘은 한 나라의 경제를 잘 살 수 있도록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외국투기자본이 개발도상국을 망쳐놓는 사례를 수차례 목도하였다. 우리도 1999년도 IMF사태를 겪으면서 간, 쓸개를 모두 빼놔도 시원찮을 국가적인 구조조정을 겪었다. 순간적으로 '돈', 몸 안에 흘러야 하는 혈액이었던 통화량이 부족하자 결국 줄 도산이 이어졌고, 국가부도를 맞았다. 이러한 위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볼 때 진정한 풍요로운 삶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 지속가능한 경제
우리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어놨을까? 지속가능한 곳에 투자를 많이 하였을까, 지속불가능한 곳에 투자를 하고, 소비를 조장했을까, 책을 읽다보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플라스틱이 생산되면서 쓰레기가 오갈 곳이 없고,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밀림의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없어지고 있고, '종이'라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계속해서 살림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는 후세대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면 단기간에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선택을 반복하고 있을까.

적어도 엔데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폐의 이상함을 파악하고, 정상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으로써 화페를 활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화폐의 본래 기능이었던, 창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해야 하고, '교환'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통화량이 아주 많지만, 실질경제에 사용되는 비중은 전세계 통화량의 2%에 불과하독 말한다. 그 나머지는 무엇인가?

투기라고 설명하거나 금융세계에서 오고가는 돈에 불과하다. 실제로 만져보지도 못하는 돈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일순간에 외국 투기 자본이 급물살처럼 빠져나가서 통화량 급감에 위기를 직면하는 사례를 우리는 2009년 외환위기를 통해 겪었다. 실물 경제가 흔들거리고, 투기자본들은 일제히 우리나라 주식과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결국은 화폐라는 기능은 고사하고, 사람과 나라살림을 거덜내고, 피해를 입히는 주범으로 전락한다.

돈은 원래 그런 기능이 없었다.
이상한 이자 시스템, 투기자본으로 인하여 우리는 고통을 받고 있고, 결국은 고스란히 다수의 사람들이 짊어져야 한다.

3. 지역화폐와 마이너스 돈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돈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인 정의였다. #교환링은 처음 들어본 개념이었는데, 읽으면서도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화폐는 결국 이자보다는 실질경제를 회복하고, 나아가서 경제를 살리는 화폐의 형태이다. 나의 재능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 지역 안에서 사용가능하고, 공동체에 가입한 회원을 상대로 서로 주고 받는 시스템을 소개한다. 지역화폐를 우리는 지속가능한 경제라고 믿는다. 교환의 기능을 충분히 담고 있고, 또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존재다. 이 화폐의 특징은 투기가 없다. 화폐를 저축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 갖고 있을 때 시간이 지날 수록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 반강제적인 경제활성화 전략임 셈이다.

끝으로.
엔데의 유언이라는 책은 감명깊게 읽엇다.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런데, 자본이라는 큰 세력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쉽게 계층간의 이동을 한다던지, 더 풍요로운 삶을 이뤄내는게 한계가 있다. 절벽이 있거나 유리벽이 있고, 올라가는 사다리 한 쪽이 부러진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주 좁은 구멍에 여러 사람이 한 번에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역화폐, 교환링, 마이너스 화폐는 모두가 잘 사는 방법이며,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방법이다. 사회주의적인 모습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지만, 자급자족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있다. 지역화폐를 도입한 사람들이 바로 그러한 철학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물질만능주의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거기에는 '돈'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돈이 있다면 더 많이 가지길 원할 것이며, 소금물을 먹듯이 그 만족함을 갖기 쉽지 않다. 지인 중의 한 분은 '세금 때문에 골치 아프다'고 하소연하였다.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자산을 저축하고 있고, 부동산 등의 가치가 높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부자'라는 증거다. 세금폭탄을 맞을 정도로 부유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산이 없는 사람, 부동산 하나 없는 사람들은 세금은 남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난을 대물림해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지속가능한 경제를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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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
조재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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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대한민국을논하다 #독후감 #인사쟁이
(사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항상 즐거운 소식만 있을 수 없다. 희노애락이 공존한다. 좋은 소식도 있을 수 있고, 그 반대로 나쁜 소식도 접할 수 있다. 국가도 이와 다를 수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틀어서 드라마처럼 극적인 반전과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은 무척 힘들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은 국민으로써 가장 기쁜 소식이며, 좋은 열매이다. 내가 선택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변화이기 때문이고, 이로 인하여 나의 살림이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품기에 적절한 이유일 것이다.

대한민국, 적어도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하는 정부가 들어선 후로는 '위기'라는 말을 사용하면 곤란한 상황처럼 돌아가는 듯 보인다. 장밋빛 미래가 약속된 적이 없고, 모두가 잘 사는 미래가 보장됐다고 볼수도 없다. 부정적인 뉴스와 부정적인 결과들이 즐비하고, 그 근거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눈가리기', '통계조작' 등의 말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믿고 싶지 않지만, 드러나는 '증거'들로 인하여 난처한 상황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사실에 기반한 뉴스 그리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정말,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짓을 논하거나 거짓을 마치 진실처럼 포장하는 것은 사람을 기만하는 행위이고, 처벌받아야 할 죄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사실을 숨기려 하는 것 또한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된다. 반면교사를 삼아야 하는데, 모방을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런데, 기업고용, 경기정책, 에너지환경, 국제무역 등의 4가지 파트를 구분하여 독자에게 전해주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논하다'에서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거나 일어났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좋아졌고, 무엇이 실수였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함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참 훌륭하다.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조작'해서는 곤란하다. 치적을 치하하고, 포장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정말로, 철학이 있는 정책과 철학이 있는 행동을 하는 성인으로써의 행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장밋빛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영업자의 비중도 크고, 양질의 기업이 다수 포진하지 않아 고용도 불안하다. 청년들의 실업률이 올라가고, 통계적인 오류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다. 구직욕구를 높여주지 못할 망정, 망하는 지름길로, 마치 퍼주기식 정책을 남발하는 것 같아서 심히 걱정이 됐다. 이 책은 위기를 논하고, 부담없이 읽는 책이 아니었다. 다소 무겁고, 이 책에서 논하는 것들이 진짜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무겁고, 어두웠다.

잘한 점을 칭찬하는 것은 당연하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지점이 변곡점이라 할 수 있다. 체질을 개선하고, 좀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점이다. 요즘 드는 생각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지도자 중에 몇 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고, 함께 살아간다.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으로 철학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은 의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71페이지에서 소개된 "베네수엘라가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점" 부분이다. 차 기름을 만땅(?) 채우고도 돈을 받지 않거나 물물교환을 하는 웃픈 현실을 보여준다. 지폐가 휴지조각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소위 망해가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포퓰리즘"의 극단적인 폐단이고, 국가라는 권력을 장악했을 때 도덕적이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시사하는 점은 독자로써 매우 무거웠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도대체 어디일까?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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