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린과 자칼이 함께 춤출 때 -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비폭력대화(NVC)
세레나 루스트 지음, 이영주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simpoz/222336501921
비폭력대화의 4가지 단계
1)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기
- 객관적 구체적으로 나의 느낌을 자극하는 일에 대해 표현하기
- 내가 무엇을 보았는가? 내가 반응하게 된 정확한 동기는 무엇인가?
- 예시: 너는 영화가 시작되고 20분 후에 왔어(관찰), 넌 또 너무 늦게 왔어(생각)
2) 해석하지 않고 느끼기
- 나의 느낌을 말하기
- 나는 지금 기분이 별로야, 나는 짜증이나, 나는 슬퍼 등등
- 상사한테 무시당한 느낌이야!(생각)
3) 수단/방법 대신 욕구 표현하기
- 나를 동요하게 한 그 느낌 뒤에 어떤 욕구들이 있는지 말하기
- 소속감, 자유, 안전, 자율성, 삶의 의미 등
- 나는 휴식이 필요해, 내일 소풍 갔으면 좋겠다.
예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즉 수단을 이야기한다.
4) 강요 대신 부탁하기
- 지금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 예시: 지금 식기세척기를 정리해 줄 수 있겠니?
자칼 나름의 미사여구로 말하기
1) 너는 정말 무능력해, 네가 문제야 >> 장애물(도덕주의적 판단)
- 자신의 의견이 "진실"이니까 객관적으로 그러하리라는 확신을 품고 행동한다.
- 평가절하, 분석, 비난, 판단을 서슴지 않는다.
- 타인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모욕하고 판단하며 창피를 준다.
2)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 위장 두건(책임 부인하기)
-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책임을 전가하기
3)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될지 알아서 해! >> 채찍(상, 벌을 당연시하는 말)
- "만약 네가 ~ 한다면" 형식을 이용해 명확하게, 미묘하게 상대방을 협박하고 겁을 준다.
- 상과 벌에 대한 이유, 기준은 자신이 정한다고 생각한다.
4) "너는 당연히 ~를 해야 해!" >> 죔쇠(강요)
- 지금 자신이 어떤지, 무엇이 필요한지 타인에게 요구한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의무가 있는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기린. 자칼
<----------------------------------------------------->
관찰, 느낌, 욕구, 부탁 장애물, 위장 두건, 채찍, 죔쇠
자칼의 특징
기린의 특징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방법 - 평가하고, 판단하는 전문가
상황 전체를 살피면서 말하고 듣는다.
우월감과 평가로 무장한 친구이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대화 속에 녹여낸다.
항상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감성적인, 연민을 품은 자신의 본성과 연결하려고 한다.
내가 곧 법이다.
객관적인 해결보다 인간적인 만남을 우선한다.
자신의 잣대를 타인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여긴다.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4단계를 자연스레 구사한다.
느낌이란 오히려 낯설고 어색하며, 자제력을 잃은 것으로 여긴다.
반격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있다고 여긴다.
침착하게 말하며, "그 사람은 바로 지금 어떤 느낌일까?" 자문하고, 또 자문한다.
승리자 편에 속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밖으로 다른 사람을 향한다.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변명하는 동시에 용서를 구한다.
내 느낌이 무엇인지? 내게 무엇이 필요하지?
누군가를 옳아야 한다.
네 느낌은 무엇이니? 너는 무엇이 필요하지?
너는 뭔가 잘못됐어, 나는 뭔가 잘못됐어!
-
인과관계를 따지지 말고, 시간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을 말한다.
"~~할 때, ~~을 느낀다." (O)
"~~ 때문에 ~~을 느낀다." (X)
"나는 .... 하다(느낌), 왜냐하면 나는 .... 가 필요하기 때문에
/ ..... 가 중요하기 때문에(욕구)!"
이 표현이 바로 나의 느낌을 그 순간의 내 욕구와 연결해 주는 언어 공식이다.
비폭력대화의 원칙(p.95)
1) 평가를 섞지 않고 정말로 순수한 관찰만 표현하기
2) 다른 사람의 행동을 내 나름대로 해석하지 않고 우리의 느낌 표현하기
3) 욕구를 그것을 충족시키는 수단, 방법과 혼동하지 않고 우리의 욕구 표현하기
4)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요나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구체적인 부탁을 명확히 표현하기
첫 번째 단계 : 평가 없이 관찰하기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서술하는가?"
- 나의 관찰은 나의 평가와 이렇게 섞여있다.
(이건 미친 짓이야, 너는 이기적이야, 그 남자는 머저리야, 옆집 여자는 시끄러워, 애들은 정말 신경에 거슬려!)
- 증명할 수 있는 실제의 일에 대해 서술한다.
(한 번에 열두 명이 차에 탈 수 있을까?, 다른 사람 자리는 안 챙기고, 네 자리만 준비하는데?, 그 사람은 15분간 이야기하고, 앞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네, 아이들이 오전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하고 있어)
두 번째 단계 : 해석 대신 느낌
"나의 느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스스로 지는가?"
- 내 느낌이 이렇게 되도록 상대가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느낌을 해석과 함께 섞는다.
(난 조롱당한 느낌이다, 네 수다에 완전 질렸어, 나는 무시당한 느낌이야)
- 해석과 평가 없이 내 느낌에 이름을 붙인다.
(혼란스럽네, 나는 정직하고 진실한 것이 중요해, 나는 지칠대로 지쳤어, 일단 쉬고 싶어, 협력과 지원이 필요해, 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도 필요해요, 실망스럽네, 나는 수용이 필요해)
세 번째 단계 : 느낌 뒤에 있는 나의 욕구
"내 욕구에 대한 책임을 내가 어떻게 지는가"
- 내 욕구와 직면하는 것을 피한다(자칼의 언어)
(그녀가 나를 떠났기 때문에 슬프다, 네가 나를 정말 곤란한 상황에 빠뜨린 기분이야, 네가 너무 늑장부리는 통에 정말 짜증이나, 네가 그렇게 크게 소리 지르니까 겁이 나!)
- 나는 내 느낌을 그 뒤에 있는 욕구의 신호로 본다. 이로써 내 느낌과 욕구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진다.
(유대와 소속감이 중요한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슬프고 쓸쓸해, 나는 친밀한 관계나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안해, 나는 지지와 혀볅이 더 필요해서 지금 혼란스러워, 내 시간을 어떻게 쓸지 내가 결정하고 싶기 떄문에 짜증이 나, 지금 무서워, 나는 안심하고 싶어)
네 번째 단계 : 모호한 소원이나 강요 대신 부탁하기
"상대방이 기꺼이 들어줄 수 있도록 어떻게 내 부탁을 표현할까?"
- 모호하고 일반적인 소원이나 감춰진 강요로 부탁한다.
(내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줘, 좀 조심해 주세요, 말 좀 들어, 집 안 정리정돈 좀 해, 난 동등하게 대접받고 싶어)
- '지금 여기서' 실현 가능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내 방에 들어오기 전에 노크해 줄 수 있니?, 문을 조용히 닫아 주시겠어요?, 네가 무엇을 들었는지 나한테 말해 줄 수 있을까?, 네가 부엌에서 사용한 것들, 지금 제자리에 놓아 줄래?, 그 사례비, 50대 50으로 나누어 줄래?)
<느낀점>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라 할까. 누가 나에게 '너의 행동은 잘못됐어, 고쳐'라고 말하면 기분이 상당히 나쁠 것이지만, 통찰을 하게 만드는 문장을 읽으니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평소에 내가 하는 말버릇과 행동들이 고스란히 '자칼'의 모습과 흡사하고, 마치 나의 행동을 관찰한 다음에 적어놓은 것처럼 익숙했다. 통찰 또는 성찰, 나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느낌을 잠시 소개하면 첫 째는 부끄러웠다는 사실이다. 자칼의 말을 들으면서, 아니 읽으면서 나도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하니,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지 생각하니 유구무언이었다. 입이 열개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마치 싸우자고 하는 말처럼 자칼의 모습이 상상됐다. 그 자칼이 바로 나였다는 사실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상대방을 헐뜯고, 비난하고 평가하고, 오히려 나는 이기고, 너는 져야 한다는 얄팍한 사고에 갇혔던 지난 날의 내가 떠올랐다.
솔직한 피드백을 누군가 나에게 주었다면 좋았을테지만 말이다.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의 조언은 6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난 선생님과 엮이고 싶지 않아요. 일을 가져갔으면 책임을 지고 해내야 해요."라고 피드백을 받았던 말이다. 왜 잊히지 않을까? 나의 행동과 관련되어 있었을 것이다. 속도가 빠르면 무얼 하는가? 정확성이 없었고, 일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진척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성과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와 엮이고 싶지 않았던 그 선생님은 잘나갔던 사람이었고, 자신의 꿈과 인생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었다. 다시, 그 피드백이 떠오른 이유는 바로 내가 자칼처럼 살아왔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기린의 말을 배우고 싶다. 정말이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내가 '옳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가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 나도 배우고 싶다.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연민의 마음을 갖고 상대방과 연결될 수 있을까.
비폭력대화는 그 꿈을 실현해주는 도구임에 틀림없다. 실천적이고, 선험적인 목적으로 다가가고 싶고, 그것을 일상생활에 녹여내고 싶다. 그 뿐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잘 안다. 비폭력대화를 통해서 조금 더 성숙하고,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자. 핵심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다. 4단계를 거쳐서 내가 원하는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일치될 때의 쾌감을 느껴보자. 느껴보고 싶다. 비폭력대화를 잘하고 싶다.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부끄러운 내 모습이 조금은 성숙해졌을 때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 내가 옳다고 믿는 자칼의 언어를 버리고, 기린의 모습과 언어로써 대하기를 다짐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