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아이 - 장애인권 이야기 귀를 기울이면
김예원 지음, 정진희 그림 / 우리학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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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정진희 #이상하지도아프지도않은아이 #서평

독후감
친절한 해설사가 '장애가 무엇일까'라는 어려운 질문을 쉽게 설명한 동화책처럼 읽힌다.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시선을 이 책에 녹여냈다. 초등학생의 시선을 도구로 삼았다. 작가님은 인권 변호사 김예원 선생님이다. 모든 인간의 인권은 동일한 가치를 가질까. 요즘 나의 화두다. 나의 직업이 발달장애인과 장애인가족을 지원하는 일이다보니 '이상하지도 아프지 않은 아이'라는 제목이 끌렸다. 처음은 함께 근무하는 팀장님께서 읽어보라는 권유로 읽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더불어 사는 모습'이 참 따뜻한 느낌을 독자에게 전해주었다. 나는 직업을 선택하기 전, 발달장애인을 알지도, 겪지도 못했었다. 마치, 딴 세상에서 살다가 나온 것처럼 너무나 생소했다. 그래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어느 정도 발달장애라는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공부도 병행하면서 자연스러워졌지만, 초창기에는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 의문을 계속 던졌다. 마치 순간 순간이 도전의 연속처럼 다가왔고, 욱할 때도 있고, 화가 나거나 슬프고 두렵기까지 했던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던 지난 시절이 생각났다.

동화책을 읽으면서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다는 것을 처음 느끼고,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풀어낸 장애인에 대한 인권이야기는 참 재밌고, 쉽게 다가왔다. 인권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사전적인 지식은 딱딱했다. 추상적이기 때문에 이해하려면 한참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이 동화책을 읽으면 인권이라는 개념이 그리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감할 것이다. 직장의 장면에서 학교로 넘어가 생각해봤을 때는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진다. 

초딩의 시선으로 볼 때 함께 공부하는 친구 중 장애인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 부담되기도 하고,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그러다 리코더 사건으로 장애인 친구는 반 아이들에게 미움을 받는 지경으로 악회됐고, 선생님의 권유로 '세잎클로버'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듬활동을 한다. 인권 변호사 김예원 선생님이 실제 동화책 속에 등장하여 실마리를 풀어주고, 도움되는 해결책을 넌지시 제공한다. 초딩으로 이뤄진 모듬원에서 과제를 수행하며, 세 가지 깨달음을 얻고, 2주간의 모듬활동 과제를 발표한다. 각자 얻었던 느낀점과 결과를 발표하며  내 모습과 다르지만, 장애인 친구의 존재를 이해해야하는 필요에 대해 모두 공감하며 동화책은 끝을 맺는다.

지역사회와 단절된 채로 시설에 온전히 맡겨진 발달장애인에게 자기결정권과 자유가 온전히 보장되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내가 직장을 다니기 전에 발달장애인을 그저 '장애인의 한 분야'라고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회가 없었고, 접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장애인가족이 아니라면 물음조차 품지 않고, 편견이라는 시선도 '나하고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쉽게 풀어진 이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추상적인 개념을 늘어놓은 전문서적이 아니다. 장애유형 15가지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안내서가 아니다. 레벨 1에서 시작하는 쉬운 안내서다. 이해하기 매우 쉽다. '그래서 장애인 친구와 함께 지내야 하는 이유가 뭔데요?'라고 물으면 '인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하고 다르지 않고, 차별대우 받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설명을 해주는 책이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찾고 싶었고, 과연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을 해본다. 쉽게 답을 찾을 수는 없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원인을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려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반대로 원인을 조직, 환경, 제도차원에서 해결하려면 '어쩌면', '시간이 걸리면'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 이 세대가 아니라 10년, 20년이 지나면 점차 개선이 되고,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기회를 조금씩 늘리고, '중증 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시선에서 조금 벗어나고, 내려놓아야 한다. 그 아집과 편견의 시선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아무일도 주지 않거나 기회 조차 박탈하는 것은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일반 사기업에서 '명예퇴직'이라는 허울 좋은 감투를 씌워주고, 쫓겨나는 사례가 있지만, 그것을 거부할 경우에는 '아무 일도 주지 않는' 소위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결국, 비장애인도 자신의 역할, 쓸모가 없어지는 순간 사회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이 문제가 무엇이 다를까. 똑같을 것이다.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본 장애인 친구의 이야기가 궁금하면 도서관에서 꼭 빌려보시거나 가까운 지인 찬스를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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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군주론 (양장) -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이시연 옮김 / 더스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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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군주론 #알쓸신잡3 #마키아벨리

"인간은 배은망덕하고 기회주의적이니, 지도자는 거짓말하고 공격해도 된다"고?

고전이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지혜를 얻을 수 있고, 둘째는 100년을 훌쩍 넘는 월을 이겨낸 철학을 배울 수 있고, 셋째는 지금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군주란 무엇일까?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네이버사전)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군주론이란 무엇일까? 1513년에 이탈리아의 마키아벨리가 지은 책. 군주의 통치 기술을 논한 것으로, 분열된 이탈리아의 통일을 위해서 군주는 강한 결단력을 가지고 권모술수의 수단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근대 정치학의 고전(古典)이 되었다(네이버 고전)라고 설명한다.

21세기에는 군주라는 계급은 없다. 왕이 통치하는 곳도 없다. 그러나 새로운 계급이 존재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본주의라는 세상이 지배하는 지금의 세상에서 군주론이라는 '정치학의 고전'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을 통치하거나 사람을 다루고, 이끄는데 필요한 도서다. 정치학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준다(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나오는 대사에서 얼핏 느껴볼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취할 수는 없다. 인간의 욕망이나 욕심을 거스르기는 힘들다. 태생적으로 그런 특성을 가진다.

성공한 군주는 어떨까? 성공한 군주가 되려면 운이 따르거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운을 가지고 있고, 운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것을 운명이라 말한다. 그리고 운명을 거스르거나 '극복'하기 위해 능력을 기르고, 키워야 한다. 운이 선천적인 관점이라면 능력이 후천적인 관점이다. 운은 개발할 수 없지만, 능력은 개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군주로써 훌륭한 덕목과 자질을 갖추려면 어디에 집중해야할까? 

p.22 사람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으면 기꺼이 지배자를 갈아치우려 하고, 그런 믿음으로 지배자에게 무기를 들고 저항합니다.

새롭게 군주국이 되었을 때 군주가 겪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만약 '민중봉기'라는 이름 아래 혁명이 일어나면 군주로써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군대를 통솔할 수 있는 군주의 권력으로 짓누를 수 있고, 억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올바른 해법인지 의문을 던집니다. 새로운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거주민들의 호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처럼 힘의 논리로 설명하기 힘든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고, 싸우지 않고도 싸움에서 이기는 군주가 진정한 군주라는 공자의 말을 실천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식은 땀이 나는 장면도 있습니다. p.28에는 "피해를 주려거든 확실히 주어야 한다."라고 말하는데, 사람을 다룰 때에는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다정하게 대하거나 아주 철저하게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쉽게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를 주어야 한다면, 복수를 걱정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아예 확실히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전에 영화 친구를 볼 때 장면이 생각납니다.

짱이었던 준석이가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맞은 상택이를 걱정하는 장면이었는데, "눈만 봐도 무서울 정도로 확실하게 조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상택이는 '뭐, 그정도까지 해야하나.'라고 말을 흘리지만, 어설프게 조졌던(?) 그 학생들과 영화관 화장실에 만나고, 상택이는 엄청난 보복을 당합니다.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책과 영화의 한 장면은 하나의 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피할 수 없고, 지연될 뿐! 미래를 대비하라!"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갈등을 겪습니다. 그래서 평화로운 시기에도 '가난'을 걱정해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아무일도 없는 것이 '전부'가 아닌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불확실하기 때문이지요. "군주는 현재의 문제뿐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문제에 대해 다분히 경계해야 하며, 미래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문제를 방치하면 어떠한 대책이나 처방도 이미 늦어버린 것이고,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 뿐입니다." 개미와 베짱이가 생각났습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하여 부지런히 일을 했던 개미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고, '뭣하러 준비하냐'라고 비웃던 베짱이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자산이 없었습니다. 이는 군주라는 독특한 모습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리해고라는 칼바람이 불어올 때 평소에 대비를 했던 사람은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호기롭게, 보란듯이 자리를 박차게 나섭니다. 그에 반해 아무 준비를 하지 않았던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p.32에 보면 동양의 음양의 조화를 다룬 부분이 눈에 띕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몰고 오기 때문에 이익을 가져오는 만큼 해악이 따라오기도 하고, 해악을 가져오는 만큼 이익을 가져오기도 합니다."라고 미래의 군주에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중심, 균형을 갖춰야 하고, 중도를 지켜야 하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p.58~59 "현명한 사람이라면 항상 훌륭한 선인들이 행했던 방법을 따르거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모방하려고 애씁니다. 행운에 의존하려는 정도가 낮을수록 그 군주는 자신의 지위를 더욱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후천적인 노력을 더욱 강조하는 대목이라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이 책은 1500년대 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50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지만, 그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운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노력을 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대목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남다릅니다. 노력보다는 운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이기에 반면교사를 삼을 만합니다.

성공한 군주들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행운'의 덕을 본 것이 전혀 없고, 자신에게 주어진 재료를 자신들이 생각한 최선의 형태로 만들어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기회를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이냐 선인이냐로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중요한 요인이라 말합니다. 

p.69 처음부터 자신의 역량을 토대로 구축하지 못한 군주는 나중에라도 자신의 위대한 능력으로 기반을 구축할 수는 있지만, 그에게 수많은 어려움을 안겨주며, 그렇게 일으켜 세운 구조물 역시 매우 불안정할 것이라 말합니다. 무슨 뜻인지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군주에게 전하는 메시지인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관습, 관례처럼 스며든 문화, 규칙, 규율을 바꾸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받아들였던 일들이 어느 날 '규칙 위반'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요.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세운 멋진 규칙과 규율, 문화는 순간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위태로운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첫 단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p.79 "공작의 큰 실수, 나를 두려워 하는 사람을 믿지 말라" - 인간이란 자신이 두려워하거나 증오하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사에 적용해도 큰 이질감이 없는 문장입니다. 아첨하는 벗을 멀리하고,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옛 선조들의 말이 생각납니다. 솔직함 내지는 정확한 피드백보다는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곁에 둔다는 것은 군주로써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겠지요.

p.98 "사람은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으로부터 은혜를 받았을 때 더 큰 고마움을 느끼기 마련이어서, 인민은 자신들이 지지했던 군주에게보다 더 깊은 호의를 보일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기억에 남는 법입니다. 나에게 잘해줄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으로부터 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데, 나에게 비호감이었던 사람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으면 아주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이런 법칙이 통하지 않을까요.

p.116~128 군주에게 군은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나라를 통치하고 잘 다스리기 위해 우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좋은법이고, 둘째는 좋은 군대입니다. 군에 대해서  '용병과 외국의 원군은 무익하고 위험하다', '군주라면 반드시 직접 최고 군통수권자로서 군대를 인솔해야 한다', '원군에 의지하는 자에게는 거의 항상 해를 끼친다', '현명한 군주는 용병이나 원군을 피하고 자신의 군대를 양성한다', '외국 군대를 이용해 얻은 승리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타인의 힘을 빌려서 승리하는 것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금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며, 내공을 먼저 쌓아야 하는 것을 뜻합니다. 군은 군주의 지위를 유지할 때도 사용되는 힘이지만,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때도 반드시 필요한 힘입니다. 나라의 기강, 힘이 없을 때는 침략을 당하고, 유린을 당해도 아무말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경험을 돌이켜볼 수 있는데, 당나라의 침략, 왜구의 침략, 일제시대의 식민지, 6.25전쟁으로 갈라졌던 대한민국 등 나라의 힘을 없으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p.140 "평화로운 시기라고 해서 결코 나태해져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근면한 활동을 통해서 부지런히 자신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역경의 시기에 처할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운명이 변하더라도 그는 그 변화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나태함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평화롭다는 것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지만, 주변 상황도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사람이라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점괘로 과를 맞힐 수는 있겠지만, 미래를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한 나라의 통치자인 군주라면 평화로운 시기에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볼 때 10만의 대군을 준비하여 외세침략을 대비하자고 주장했던 이이 선생이 있습니다.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진왜란이라는 외세침략을 그대로 두고볼 수밖에 없었지요. 이처럼 변화는 안과 밖을 모두 보아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동시에 볼 수 있는 '혜안'이 사실 없기 때문에 그러한 위험을 미리 대비하여야 함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어두운 면을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1. 인간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럽다.
2. 인간은 위선적이고 기만에 능하다.
3. 인간은 비겁해서 위험을 피하려고만 하고, 이익에 눈이 어둡다.
4. 인간이란 악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경우라도 은혜를 저버린다.
5. 인간은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는 쉽게 잊어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잃는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잊지 못한다.
6. 인간은 매우 단순하고 눈아프이 필요에 따라 쉽게 움직인다.
7.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8. 인간이란 과거의 일보다 현재의 일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만약 현재 자신의 일이 잘 풀려가고 있다면 그냥 현재에 만족하고, 다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어떤 문장이 가장 와닿는지 궁금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5번 문장에서 소름 돋습니다.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여 패륜을 저지른 사례는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이런 종류의 뉴스를 볼 때마다 도대체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p.186 "시련은 위대한 군주를 만든다." 시련과 장애물들을 극복할 때 군주가 더욱 위대해진다는 것은 의문의 어지가 없는 일입니다. 군주이기 전에 모든 인간은 사람입니다. 결국 감당할 수 있는 시련과 장애물은 그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견고하게 만듭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련과 장애물은 이겨낼 수 있을 법한 일들이 다수입니다. 그러나 어떤 안경을 끼고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불가능할 수도 있고, 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선택의 기로 섰을 때 스스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p.201 인간의 두뇌는 그 능력에 따라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는 자, 타인이 이해한 것을 듣고 깨우치는 자, 스스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전혀 그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지점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모습이 아닐까요. 책을 통해서 그 지혜를 습득하며 시간을 활용해야겠습니다.

또한 군주를 보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자신과 자신의 일을 우선시해서는 안 되며 항상 군주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합니다. 군주의 수족으로 누구를 둬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뽑아서 믿고 맡겨야 하는지, 요즘 세상을 살면서 정치적인 뉴스를 볼 때마다 정책결정권자들의 언행이 다소 어지럽고, 난해할 떄가 많습니다. 충성심을 보이는 것은 좋지만,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언행은 어떤 의도로 봐야 납득할 수 있을지까요.

p.204 군주가 아첨에 빠져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진실을 듣더라도 결코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려 깊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군주가 요구할 때만 직언을 하도록 허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직언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면서도 충성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방향성을 잡기 위한 안전장치로 보입니다. 그들이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심사숙고하여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통치자로써 믿음직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p.214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자신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성공하고, 반대로 자신의 행동을 시대에 맞추어 조화롭게 이끌지 못한 사람은 실패합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설령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고 알고 있었던 것처럼 오해할 수는 있겠으나 진짜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누구나 과거의 일을 그럭저럭 포장하여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적응력, 변화에 순응하고, 그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지혜를 군주라면 꼭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전체적인 느낌과 여운을 간직했습니다. 쉽게 다가오는 문장보다는 어렵고, 숙고해야 하는 문장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두, 세번은 더 읽어봐야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 시대는 이처럼 불확실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500년 전에도 그랬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철학이 왜 필요한지, 삶의 의미를 왜 찾아야 하는지, 내가 일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내리지 않는 사람은 마라토너로써 자격 정지입니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를 한 껏 머금고, 변화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순응하고, 적응하며, 지혜롭게 흐름을 타는 하루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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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리더십 상영관 - 영화로 만나는 10가지 리더십 人사이트
한명훈 지음 / 예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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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더십과 영화를 조화롭게 엮은 책이다. 일단, 재미있다. 공감(symphaty)의 느낌을 오랜만에 느낀다. 이 책을 통해 소개된 영화는 16개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죽은 시인의 사회, 블라인드 사이드, 굿 윌 헌팅, 위대한 쇼맨, 포드v 페라리, 히든 피겨스, 컨택트, 보헤미안 랩소디, 미드웨이,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인턴, 쿵푸 팬더, 마션, 포레스트 검프, 퍼스트 어벤져 & 어벤져스 시리즈이다. 이 중에서 위대한 쇼맨, 포드 v 페라리, 히든 피겨스, 미드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상했던 영화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의 경험과 맞물려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느끼지 못했던 감정과 시선을 이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말미에 적은 "영화보고 난 느낌이 어땠어요?"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본 기분이었다.

영화를 보면 '시간죽이기'용도로 봤던 예전의 경험이 생각난다.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머리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쉽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래서 추리하는 영화는 내 흥미와 거리가 멀었다. 액션이 화려하거나 아예 진중한 영화, 로맨스, SF영화가 끌렸다.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의 메시지를 유추하는 활동은 상상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일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의 무의식적인 의도가 반영되어서 흥미가 떨어지는 영화는 애초에 보지도, 찾지도 않았다. 그런데 책을 보다보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내가 봤던 영화가 이런 메시지가 있엇다니... 해석을 하다보니 그런 메시지가 보였는지, 통찰력 때문에 숨은 뜻을 알아차린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도 '명대사'를 하나씩 꼬집고, 헤짚으면서 설명하는 부분은 단연 독자에게 쉽게 다가왔다. 나는 영화평론가처럼 깊은 메시지나 숨은 뜻을 찾는 능력이 없다. 사실이 그렇다. 그런데 영화에서 리더십, 리더가 가져야 하는 자질, 리더의 올바른 모습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교훈, 격언을 찾는 과정 속에서 흥미가 생겼다. 작가님이 하는 홛롱, 감상 후의 활동과 감상을 하면서 찾아낸 메시지는 리더가 꼭 갖춰야 하는 어떤 '진실'처럼 보였다.

요즘 직장을 다니면서 리더, 리더십 등의 화두를 자주 접한다. 셀프 리더십과 비슷한 맥락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는 스티븐 코비 박사님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첫 번째 습관으로 알려진 "주도적인 삶"을 얘기한다. 과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인생의 열매를 꼭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직장이던, 가족이던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이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성공이라는 열매를 맛 볼 수는 없다.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주도적인 삶을 꼭 살고 싶다는 열망과 간절함은 대학 시절에도 늘 따라다녔다. 후배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던 '선배'는 유학길에 오르면서 '나는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어서 첫 번째 습관을 지키려고 노력해. 다른 습관보다는 첫 번째 습관을 꼭 지키면서 살아.'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었다. 강의실 한 구석에서 그 선배의 말을 듣고, '저거다!'라고 속으로 다짐했었다. 결과는 어떨까? 아직은 그 간절함보다는 거슬러 오르거나 뛰어 넘어야 할 산과 장애물이 많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가끔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대에서 리더로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원칙을 지켜야만 근처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서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리더의 모습을 묘사하고, 캐릭터이고, 상상 속의 인물이지만 그 캐릭터가 내뱉은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영화라는 친숙한 장르와 리더십이라는 딱딱한 장르가 함께 만나니 왠지 쉽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리더로 성장하는 것, 리더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영화처럼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작가님도 100% 공감할 것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을 함께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삶의 주인임을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내일을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 말이다. 자아가 있다는 것은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자유는 자아가 갖고 있는 특징이고, 자유로운 것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책임과 원칙이 존재한다. 영화 속 캐릭터의 원칙과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또는 미래의 리더인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가볍지만은 않다.

실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리더로써 갖춰야 하는 '조건'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 문제를 꿰뚫어보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리더이기 때문에 'A,B,C'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고 답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다. 리더십 책을 찾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다 읽은 후 들었던 느낌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16개의 영화 이외에도 다른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메시지'와 '주인공의 리더십'을 찾아보고 싶었다. 독자에게 '느낌'보다 '의지'를 선물한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좋은 선물을 풀어보는 조카의 마음이지 않을까? 4개의 영화를 꼭 보고나서 그 부분만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위대한 쇼맨, 포드 v 페라리, 히든 피겨스, 미드웨이
주말에 천천히 감상해봐야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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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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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불편한 감정이 생기기는 오랜만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내 생각과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깨우쳐주니 반가웠다. 우리는 살면서 '착한 아이' 증후군 같은 나도 모르는 질병을 갖고 있다. 타인에게 손가락질 하면서도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하는 행동을 뜻한다. 심지어 차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지만, 나는 차별하지 않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온전히 잘못된 생각이고, 깨뜨려버린다.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남자, 여자 화장실에서 남자화장실 앞은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여자 화장실 앞에는 늘어진 줄을 흔히 볼 수 있다. 성별의 차이에 기인할 수 있다고 '소위'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독자로 하여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를 들어서 얘기해준다. 하지만 기존의 생각을 깨버리고, 수긍하고,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사람에게 '당신의 행동은 차별이다.'라고 주장하고,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황당한 마음이 앞섰던 것이 불편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한 명의 독자로써 나는 차별주의자가 아니었다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연구하고, 찾아냈던 근거와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나아가서 독자로 하여금 '당신은 차별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지금 차별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을 보면서 '선량하다'라는 말은 나쁜 뜻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차별했냐?'라고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평등하게,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말이다. 어떻게 하면 이제껏 지켜오고, 당연시 여겼던 것들에서 탈피하여 온전히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부의 불평등, 계층의 양극화 내지는 출생 신분의 차이 등등 그러한 평등을 없애기 위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 하나 쯤...'이라는 생각을 모두가 한다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그 순간,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조금 싹트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은 1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2부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3부 차뱔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로 짜여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장면과 모습 속에서 어떻게 내가 '차별'하는 사람이 되는지 보여준다. 2부에서는 구분하고, 분류함으로써 벌어지는 차별의 폐해를 이야기한다. 왜 사람들이 구분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본다. 3부에서는 차별을 목도하는 장면에서 우리가 이제껏 어떤 반응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우리는 모두 착한 사람이 되려는 경향이 있다. 어느 누구도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는 일명 '할많하않'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났듯이...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우리는 차별주의자로 살아가려고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모습이 차별이었는지, 속내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불편하지만 감내해야하지 않을까?

2013년7월, 이 사회의 약자라고 외치던 한 남성이 한강에 투신해 사망했다. - P19

특권을 가졌다는 신호가 있다면 큰 노력 없이 신뢰를 얻고,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느낌들이다. - P31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고정관념을 갖기도,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가직도 너무 쉽다.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 P60

편견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다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 P65

차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민하다.", "불평이 많다.", "특권을 누리려고 한다."며 상대에게 그 비난을 돌리곤 한다.
그래서 의심이 필요하다. 세상은 정말 평등한가? 내 삶은 정말 차별과 상관없는가? - P79

다수의 결정으로 소수에 대한 부정의가 용납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 P165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 P185

적극적 조치는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언가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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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팀을 만드는 심리적 안전감
김현정 지음 / 더블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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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내가 안전하다는 뜻은 무엇일까? 밖에서 지치고 피곤하고, 몸을 누이고 싶을 때 깨끗하게 몸을 씻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곳과 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곳이겠지요.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내가 안전하다는 뜻은 무엇일까? 이를테면 선생님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그런 모습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놀 수 있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는 동급생들이 있는 곳일테다. 마지막으로 조직에서 내가 안전하다는 뜻은 무엇일까? 내가 실수를 해도 상사에게 꾸지람을 받거나 좋은 일을 해도 타인에게 칭찬을 받기는 커녕 비아냥 거림을 받는 곳을 안전한 조직이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전하다는 것은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누군가는 '괜찮다. 별일아니다. 다시 하면 된다. 너의 행동은 리더가 책임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언어적, 비언어적인 표현이 일상이 된 조직을 의미한다, 안전한 조직은 그렇다. 신체적으로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전한 조직이야 말로 불확실한 시대에서 오래토록 살아남는 조직의 모습이라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조직의 모습, 청사진을 소개한다. 100년을 이어가는 기업에서부터 작가가 다녔던 S전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VUCA라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소개하였는데, 우리가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Volatility(변덕스러운), Uncertainty(불확실한), Complexity(복잡한), Ambiguouty(애매모호한)의 앞글자를 따서 VUCA의 시대로 정의내린다.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이 책에서 소개했다(p. 39).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불확실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하면 불안감을 낮춰주고, 심리적으로 안전한 조직이라 느끼게끔 만들 수 있을까이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서 어떤 조직이든 내가 근무하는 곳이 '안전'하면 얼마나 일하기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만 보더라도 '나도 이런 심리적 안전감을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에 저자는 4가지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였다.
첫째 비전을 명확히 하라. 비전이란 무엇을까? 어렴풋하지만, 희미한 안개를 벗어나면 우리가 원하는 샘물이라는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이미지다. 사소한 것에 매달려서 아웅다웅 하는 게 아니라 저 멀리 있는 비전에 집중하고, 목표 지향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첫째 단계라 설명한다.

둘째 부정적 감정을 경계하라. 인간의 감정과 마음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무의식을 연구하였고, 무의식 중에 '부정적인' 마음이 싹트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방법이 있더라도 싹이 뽑혀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벗어버리라고 조언한다. 긍정적인 면을 '항상' 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조직의 구성원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것은 의식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판보다는 비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네기는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라고 하였기 때문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부정적인 마음으로는 타인을 인정하기 힘들다.

셋째 리더의 취약성을 드러내라. 나영석 PD의 사례가 소개된다. 옆집 아저씨, 친한 형, 삼촌 같은 이미지의 그는 친근하면서도 출연자와 격 없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면서 낮아진 경계, 허물어진 경계 덕분에 격 없이 지내고, 형, 동생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 사람의 가치는 높아지고, 10년 넘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생기고, 진행하는 프로그램마다 성공하는 성과를 보여준다. 리더가 취약하다는 것. 그것은 과거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성공했던 시대와 배치된다. 그래서 '라떼는...' 마음을 가진 간부들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한 조직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할 때마다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이 책은 리더의 취약한 부분을 조직원에게 드러낼 때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넷째 리더의 진정성을 보여라. 똑같은 칭찬도 진심을 다해서 하지 않으면 '껍데기'에 불과하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진심인지, 아니면 진심이 아닌지는 금세 알아차린다. 조직원에게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진심이 아니라면 조직원의 신뢰를 쌓을 수 없다. 그만큼 라더의 언행은 중요하며, 조직읜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함을 설명한다.

우리는 학교, 가정, 직장에서 구성원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 속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면 행동 하나하고, 타인의 눈치를 보는 비효율적인 모습을 최소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내가 정하고, 조직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갈 수 있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 이 책은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라 생각한다. 실천에 기반을 둬야 비로소 지혜를 체득하는게 아닐까? 타인의 실패에 조금 더 유연한 마음을 가지길 바라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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