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이 얼마나 위험한가.
실제 위험은 뉴스화된 위험과 다르다.
다소 극단적이고 아직 진행형의 사건이기는 하나, 일찌감치 탈원전을 선언했던 독일은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하다 결국 다시 땔깜을 찾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자 폐쇄하려던 원전 3기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원자력 에너지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망 사고 발생 건수를 놓고 보면 황당하리만치 사고가 적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말이다. 연간 사망자수를 놓고 비교해보자. 27만 명이 걷다가 죽고 135만 명은 운전하다가 죽는다. 230만 명이 일하다가 죽으며 420만 명은 대기 오염으로 죽는다. 반면 원자력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모두 합쳐 100명을 겨우 넘는다. 앞서 살펴본 최악의 원자력 사고들을 통해 우리는 원자력이 안전할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낮은 본질적인 이유를 알 수있다. 바로 연료의 에너지 밀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원자를 쪼개서 열을 발생시키는 핵분열 방식은 불을 붙여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식보다 연료가 훨씬 적게 든다. 코카콜라 캔 하나 분량의 우라늄만 있으면 한 사람이 평생 펑펑 쓰고 남을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벌어진다해도, 설령 연료봉이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러도 발전소를 넘어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가정과 자동차,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와 바이오매스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미세 물질은 2016년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원자력이다. 대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사람이 연간 7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원자력은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구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고 화석 연료 발전소를 늘리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지불하는 것과 다름없다. 2019년 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탈원전 정책은 독일인에게 매년 12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손실 비용 가운데 70% 이상이 "폐쇄된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가동하는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의 결과로" 11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면서 발생한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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