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차량 속 인물을 향한 1600km 밖의 원격 저격도 놀라운데, 원격조종의 1.6초 딜레이를 계산해 옆좌석의 인물은 다치지 않을 정도로 핀셋 공격한 AI 병기가 이미 6년 전에 쓰이고 있었다니.

2020년 11월 27일, 이란 테헤란 인근의 한 도로. 이란 핵 개발의 아버지 모센 파흐리자데와 그의 부인을 태운 차량이 달리고 있었다.앞뒤에는 경호 차량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운전석을 향한 정확한 사격. 차는 멈취 섰고, 파흐리자데는 숨을 거뒀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2007년부터 제거하고자 했던 인물의 최후 였다. 이란 국내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자행한 것으로 보이는 암살 사건이 벌어진 것도 충격이지만, 더 놀라운 건 현장에 저격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범인은 150미터 떨어진 곳에 세워진 픽업트럭에 숨겨진 원격조종 기관총이었다. 벨기에산 FN MAG 7.62밀리미터 기관총이 로봇 팔에 장착되어 있었고, 사건 현장에서 1,600킬로미터 떨어진 이 스라엘에서도 조종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마치 게임 속 자동 포탑을 현실로 꺼내 놓은 것 같았다 이 ‘AI 저격수‘는 단순한 시제품이 아니었다.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서 사수가 카메라 영상을 보며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위성통신 때문에 1.6초의 지연이 있었다. 달리는 차량을 맞추기엔 치명적인 시 간차다. 여기서 AI가 등장한다.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1.6초 후 표적이 있을 위치를 예측해 조준점을 보정했다. 정확히 15발만 발사됐고, 옆 자리에 타고 있던 파흐리자데의 부인은 다치지 않았다. 인간 저격수도 해내기 어려운 정밀 타격을 AI의 도움으로 실현한 것이다. 당시 사용된 시스템은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무기였다. 하지만 AI의 표적 추적과 예측 조준이 결합되며 자율살상무기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 줬다. 미국의 군사 연구자인 재커리 칼렌본 박 사는 "이스라엘의 AI 지원 저격총은 완전자율무기는 아니지만, AI 무장이 가져올 약속과 위험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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