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AI의 진단이 의사들보다 정확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손도 떨지 않고 붉은 피에도 흥분하지 않는 의사에게 내 목숨을 맡길 날도 멀지 않았다, 문제는 저항일듯.

그런데 당신의 10대 딸이 우울증에 걸려서 동네 병원에 찾아가 진찰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곳 의사가 ‘AI 진단 도우미는이렇게 진단하고 처방하지만 내 직관은 다르다, 나는 이렇게 진단했고 이렇게 처방하겠다‘라고 말한다 치자. 당신은 인간 의사와 AI진단 도우미 중, 어느 쪽 말을 믿겠는가? 어느 쪽이 처방하는 약을 택하겠는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정답을 부정하는 바둑 선생님의 말은 학생들이 따르지 않는다던 프로기사들의 푸념을 떠올려보자. 당신이라고 크게 다를까? 그때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은 공존하고 있다. 분업하고 있다‘라고 말해도 될까? ‘인간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 수준 높은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있다‘라고 말해도 될까? ‘인공지능이 결코 줄 수 없는 의료 현장에서의 사용자경험을 인간 의사가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해도 될까? 그보다는 ‘의료 현장에서 인간이 여전히 필요하기는 하지만 보조 인력의 자리로 물러났고 권위도 추락했다‘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진술 아닐까?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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