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수준에서 실수라고 봤던 수들이 ‘신의 한 수‘였다.

"이세돌 9단 입장에서는 실수가 거의 없었고, 알파고는 실수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상한 수를 몇 번 뒀다. 실수한 알파고가 완벽한 이세돌을 이긴 형국이다." 조혜연 9단 "알파고가 부분적으로 굉장히 이상하고 이해가 안 가는 수를 두는데, 지나고 보면 이 9단한테 형세가 불리해졌다." 박승철 8단
이세돌 9단 역시 "왜 졌는지를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쯤 되니 실수라고 봤던 알파고의 수들을 다시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파고는 바둑을 제대로 둔 것이었고, 인간 기사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을 정도로 까마득히 높은 위치에 있었다. 이때부터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알파고가 바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같다‘라는 말이 오가기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다섯 번의 대국을 마친 뒤 "인간의 창의력, 바둑격언, 기존의 수법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이 정말 맞는가"라고 말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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