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 규모의 3배 학생이 제비뽑기해 입학생을 정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저의 코넬대학교 동료인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 교수는2016년에 낸 책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에서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다고 믿는경향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 부작용이 큽니다. 자기 성취가 스스로 이룬 것이라 믿을수록 세금 납부에 더 적대적입니다. 정부와 사회가 도와준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실패한 사람을 운이 나쁘기보다는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하므로, 이들을 돕는일에도 소극적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개인의 성취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런 믿음이 타당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내가 될 수 있던 것은 8할 이상이 공동체와 다른 사람 덕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샌델MichaelSandel 교수가 그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제시한 제비뽑기에 의한 대학 입시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문대 지원 학생 중 합격자 대비 3배수 정도는 우열을 쉽게 가리기 어려울 만큼 모두 훌륭합니다. 이들을 더욱 촘촘히 줄 세우기보다 제비뽑기로 입학시킨다면, 본인 인생에 얼마나 운이 크게 작용하는지, 성공이 스스로 얻은 게 아님을 알게 되겠죠. 명문대생의 태도와 인식을 바꾸는 건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복지국가로 가는 데 도움이 될 터입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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