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를 달면 생기는 일. 의사들은 가족에게 얘기해 주지 않는 일. 그러나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

아버지도 인공호흡기를 다시고 폐렴과 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고통의 시간을 줄여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공호흡기를 단 상태에서는 자발호흡을 어떤 형태로든 죽여놓지 않으면, 제정신으로는 버티기가 힘들다. 생각해보라. 자연스러운 호흡 리듬에 반하여 기계가 규칙적으로 그것도 가슴이 터져나갈 듯한 압력으로 강제로 공기를 불어넣는 것이 어떻게 편할 수 있을까? 인공호흡기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결국 자발적인 호흡중추까지 마비되도록 진정제를 투여해서 환자를 깊은 무의식으로 떨어뜨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나 친구는 나의 거짓말에 조금은 안도한 듯했다. 그래, 네 말을 듣고 보니 호흡기를 달고 좀 지켜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니다. 이런 경우 대개 호흡기를 달아도 며칠 안에 사망한다. 대부분의 가족이 바라는 ‘며칠간 호흡기를 달고 버티다가 회복하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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