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죽음의 길을 질병으로 보느냐의 문제.
임종의 치료행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본인인가 자식들인가 아니면 병원인가.

임종치료의 두갈래 길: 연명치료와 완화치료

오랫동안 임종의 경과를 지나온 노인에게 이런저런 검사를 실시하면 당연히 검사한 숫자만큼의 이상을 발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으로 옮겨지는 즉시, 의료진은 기관지에 고인 분비물을 뽑기 위해 흡인기를 연결한다. 폐렴 소견이 발견되면 항생제 치료를 하고 산소포화도가 나쁘면 인공호흡기를 달 수도 있다. 전해질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곧장 정맥으로 수액 공급 치료가 들어가고, 신장기능이 나쁘면 투석을 하게 된다. 혈압이 낮으면 혈압을 높이기 위한 여러 약제를 동원한다.
완화의료를 선택하는 경우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앞에 기술한 일반적인 치료들이 죽음의 각 단계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모두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보는 반면, 완화의료는 이 모든 증상을 죽음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환자가 통증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것을 최소화하는 치료를 목표로 한다.
흔히 완화의료라고 하면 환자를 포기하는 치료 정도로 폄하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큰 오해다. 환자를 전인적으로 보고 접근해야 하는 완화의료의 경우 매뉴얼화되어 있는 일반적인 치료에 비해 훨씬 더 고도의 판단력과 기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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