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피하지방이 많게 태어나는 통통한 아기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인류는 그렇게 엄마 뱃속에서부터 치열하게 노력한다. 아가야, 애썼다

자식들 역시 살해당할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야생의 동물들은 어미의 자궁에서 나온 후 거의 곧바로 홀로 활동이 가능한 반면, 인간 아기는 목도 가누지 못할 만큼 매우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 장기간 부모의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큰 머리 때문인데, 직립보행으로 좁아진 어머니의 산도를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머리통이 작은 상태에서 태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대부분의 포유류나 영장류와 달리 사람 아기는 굉장히 많은 피하지방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점이다.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지방을 축적한 상태로 태어나는 이유는 자기를 홍보하기 위함이라는 가설로 설명되는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을 통해 자신이 건강하며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부모의 선택을 받고 살해당할 위험을 피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통통한 아기들을 보면 귀엽다고 느끼는 것 역시 건강한 아이를 선별하기 위해 진화해 온 뇌의 생물학적 반응이다. 동물행동학의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서, 각인효과imprinting를 입증한 것으로 유명한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는 큰 머리와 튀어나온 이마, 큰 눈, 토실토실한 뺨, 짧은 팔다리, 서툰 몸놀림 등 아기들만의 전형적인 신체적 특징을 ‘아기 스키마baby schema‘라고 불렀으며, 미국의 인류학자 세라 블래퍼 허디 Sarah Blaffer Hrdy는 이렇게 귀엽다고 여겨지는 아기들의 시각적후각적, 청각적 신호가 마치 ‘감각적 덪sensory trap‘처럼 부모의 보살핌을유도한다고 설명했다.30 - P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