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수합병이 지역의 소멸을 부른다.
승자끼리 승자들의 도시에 살아간다.

한 도시 안에서도 부유한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사는 경향이 전보다 커졌다. 1980년에서 2010년 사이에 고소득 가구 중 ‘혼합된 동네‘가 아닌 ‘부유한 동네‘에 사는 가구 비중이 두 배로 늘었다. 그와 동시에, 사다리 아래쪽에서는 사회적 유대가 해체되고 전통적 가족이 붕괴되면서(부분적으로는 밀려난 지역들의 경제적 쇠락 때문이다) 더 좋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졌다. 당신이 싱글 맘이라면 경제적으로 번성하는 도시에서 집세를 낼 만한 일자리를 구할 수있다 해도 아이를 맡길 친척이 없는 곳으로 이사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특정한 지역에‘ 부가 집중되는 것과 동시에 수많은 산업에서 ‘특정한 기업에‘ 시장이 집중되는 현상이 함께 벌어졌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연구는 미국 산업의 약 4분의 3이 이러한 집중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 집중화는 연방 정부가 인수합병 규제를 느슨하게 풀면서 지난 몇 십 년간 계속되었는데, 이는 온갖 방식으로 지역 불균형을 야기했다. 항공업계의 인수합병으로 작은 도시들에 취항 편수가 줄었고, 이는 다시 그 도시들이 기업 활동을 끌어들이기 어렵게 만들었다. 농업 분야의 집중화는 소비자가 식품에 지출한 돈이 그것을 직접 생산한 농촌과 소도시 사람들에게 덜 흘러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은행, 보험 등 많은 분야에서 지역 기업들이 외부의 큰 기업에 합병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중소도시들에는 기업 본사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기업 본사가 있는 도시라는 데서 나오던 경제적, 시민적 이득도 함께 사라졌다.
한 마디로, 미디어든 소매유통이든 금융이든 할 것 없이 전에는 모든 업계에서 기업 활동이 수백 개의 크고 작은 기업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제는 점점 더 소수의 거대 기업이 업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한때는 전국에 퍼져 있던 성장의 기회와 이익이 점점 더 지배적 기업이 위치한 지역으로 흘러갔딜. 즉 승자독식 경제와 함께 승자독식 지역이 나타났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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