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시청시간만이 잣대가 돼버린 유튜브는 그 임무를 수행할 최고의 일꾼을 찾았다. 알고리즘이라는 직원은 선악이나 시비를 따지지 않는다. 따지도록 가르칠 수 있지만 가르치지 않는다는 편이 맞지 않을까. 그렇게 유튜브가 짠 매트릭스에서 정치와 이념이 움직이고 있다.
알고리즘의 목적은 관심사를 더 자극적으로 변형한 영상을 이용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 관 심사가 고양이나 자전거일 때는 영향이 미미하다. 하지만 정치, 건강처럼 사회에 중대한 주제라면,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천 시스템의 힘이 커지는 사이, 샤슬로가 시스템이 이상한 경향을 보이는 것을 알아챘다. 유튜브 시스템이 여성을 향한 분노를 옹호하는 동영상을 보도록 많은 사용자를 유도했다. 게임 문화 비평가 어니타 사키지언처럼 특정인을 겨냥할 때도 있었고, 여성 전체를 겨냥할 때도 있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유튜브 시청 시간이 40% 더 길었다. 당시 유튜브에 비디오게임 관련 콘텐츠가 대단히 많았던 것도 한 이유였다. 샤슬로는 알고리즘이 자연스럽게 남성 중심의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을 알아차렸다. 트위터와 레딧에서 그랬듯, 유튜브에서도 격분과 부족주의 tribalism가 사용자의 감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활성화해 점점 더 많은 영상을 보게 한다. 구드로가 샤슬로의 팀에 최우선으로 요청한 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알고리즘은 비디오게임광에게 페미니즘에 격분하는 영상을 되풀이해 보여주면 시청 시간이 는다는 것을 학습했다. 동영상은 단순히 젊기 때문에 자신이 성차별 문제를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지 못하는 남성들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샤슬로는 "이 악순환이 바로 문제의 토끼굴을 만듭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용자가 무시하더라도, 적잖은 사용자가 그런 동영상에 빠져들어 비슷한 영상을 계속 내보내게 시스템을 훈련할 것이다. 영상 제작자들은 ‘페미니즘의 진실‘ 같은 제목을 달면 조회수가 치솟는 것을 깨닫고서 그런 영상을 더 많이 만들었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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