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려는 너드들의 천국, 실리콘밸리가 ‘근친상간‘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

마거릿 오마라는 내게 "실리콘밸리에서는 사회 예절에 그다지 가치를 두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기묘함에는 너그러운데, 그건 기묘한 사람들이 실적을 입증한 것도 한몫 했죠. 그게 실리콘밸리 문화의 다른 모습이에요.
하나같이 망할 놈들 같다고나 할까요." 이런 전형은 실리콘밸리의 토대가된 쇼클리반도체연구소와 전자부품 제조사 휴렛팩커드에서 비롯했다. 두 회사 모두 고루한 직장 생활과 관리 구조를 경멸한 괴팍한 창업자들이 기틀을 잡았기 때문에 동부로 이전하지 못했다. 이들은 무자비하게 경쟁하고 위계라면 거품을 물고 질색하는 사무 문화를 만들어, 엔지니어들에게 완전한 재량권을 주고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 또 점잔 빼는 IBM이나 벨연구소에서 일하기에는 성격이 너무 까다롭거나 자유분방하고 자기들처럼 반골기질이 넘치는 괴팍한 사람들을 채용했다. 그러다 보니 사방이 따지기 좋아하고 불도저 같은 중퇴자 천지였으므로, 실리콘밸리는 그런 성격을 천재의 징표로 받아들였다. 
대다수 산업에서는 그런 특이성이 시간이 지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세대가 바뀌며 희석되곤 한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그렇듯, 벤처 자본주의가 모든 상황마다 문화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숨은 힘으로 작용했다. 엔지니어가 벤처 자본가가 되어 다음 세대를 주무를 엔지니어를 고르는 관행이 이어지자, 이념의 유전자 풀이 근친상간에 가깝게 좁아졌다.
오늘날에도 소셜미디어업계의 주요 인물은 거의 모두 네 다리쯤만 거치면 쇼클리와 연결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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