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말 걸어주는 믿을 만한 단 한 사람의 어른. 우리 시대의 문제는 그 한 사람의 결핍이다.


많은 아이들이 무기력해진 이유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크고 작은 역경을 이겨내지 못해서거나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아이를 도와서 위기를 이겨낸 과정에 대한 내용인데 특히 위기를 이겨낸 아이들에 대한 연구는 지난 몇 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에미 베르너 Emmy E. Werner와 루스 스미스Ruth S. Smith의 연구인데 그들이 제시한 ‘위기를 이겨낸 사람들의 7가지 보호 인자‘ 가운데는 주변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즉, 책임 있는 보호자가 한 명 있고, 지지적인 관계망이 주변에 뻗어 있으며, 관심을 보인 어른이 가족 말고도 있었다. 또 행복한 결혼생활과 만족스러운 직업, 신앙생활 등이 회복탄력에 기여한 요인들이었다. 사람들로 이루어진 관계망, 특히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주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나도 진료실에서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너를 따뜻하게 해주는 어른, 의지하고 싶은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니?"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아이가 없다고 대답한다. 엄마는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거나 자기보다 더 힘들어해서 의지하기 어렵고, 아버지는 잘해주기는 하지만 친밀한 사이가 아니고, 학교 선생님들은 너무 멀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 말은 곧 현재 무기력한 아이들은 주변에 따뜻한 한 명의 어른이 없다는 말이다. 부모를 포함해서 아이들 주변에 있는 사람은 온통 차가운 어른들뿐이고 학교나 종교·지역 단체에서 찾기도 힘든 실정이다. 아이들의 생활은 극히 단조로워서 집, 학교, 학원의 삼각 포스트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결국 만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위기를 이겨낼 자원이 없어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쉽게 무기력 상태로 진입할 수밖에 없어진다. 아이들 말대로 인터넷과 친구가 유일한 에너지 보급원인데 근근이 버틸 수는 있지만 힘차게 차고 일어날 정도의 힘은 되지 못 한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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