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들조차 경쟁자로 삼는 접근은 트럼프 때 본색을 드러냈다. 그 트럼프는 지금도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다. 바이든도 이런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체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뜻했다. 트럼프 취임 초기에 그의 최고위 보좌관 두 사람이 "미국 우선"이 무슨 뜻인지 정의하면서, 세계는 "공동체" 가아니라 "국가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하는 경기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러한 경쟁에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도덕적 힘"으로써 임해야 한다. 그들은 이를 "국제관계의 자연적인 속성"이라고 했다. 그러나 과거에 미국은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그런 식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전후 외교정책의 핵심 전제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동참한 나라들과의 경쟁에 "아무도 대적할수 없는 힘으로 응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국제관계학자 대니얼 W. 드레즈너가 지적한 바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가 자국의 동맹국을 상대할 때조차 그러한 홉스적인 시각을 취하면 다른 모든 나라들도 하나같이 홉스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핵심적인 계약이 파기되면, 이 질서에 참여하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더 이상 자기들이 신뢰하고 협력할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오바마의 정책이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금이 가게 했다면,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은 그 질서에 구멍을 뚫었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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