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매기기가 해고로 이어진다면 본말이 전도되고 만다.

#엔론사태 #평가후해고

엔론은 한때 세계 최대 에너지 회사였으며 《포천》에 의해 6년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엔론이 파산 신청을 하면서 대대적이고 체계적인 회계 부정을 통해 이례적인 수익을 낸 것처럼 속여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엔론의 붕괴로 부정행위에 관여한 적도 없는 직원 수천 명이 일자리와 건강보험, 퇴직연금을 잃었다. 당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이었다. 엔론의 대실패를 지나치게 높은 지능지수를 강조한 탓으로 돌릴 수는없다. 또한 그릿의 부족을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글래드웰은 언론이 직원들에게 남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의도치않게 자아도취 문화를 조장했으며, 겉으로는 잘난 척하면서도 속으로는깊은 불안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양산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친다.
엔론이 도산한 후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엔론 - 세상에서 제일 잘난놈들》 Enron: The Smartest Guys in the Room 관통하는 주장도 동일하다. 엔론이 승승장구하던 시절 최고경영자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의 자신만만하고 명석한 제프 스킬링 Jeff Skilling이었다. 스킬링은 매년 직원의 등급을 매기고 하위 15퍼센트를 바로 해고하는 엔론의 인사고과제도를 개발했다.
즉 절대적 기준으로 얼마나 성과를 냈건 다른 직원보다 성과가 떨어지는직원을 해고시켰다. 그래서 이 인사제도는 엔론 내에서 ‘등급 평가 후 해고 rank-and-yank‘로 불렸다. 스킬링은 이를 맥킨지가 수립한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 여겼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전략이 속임수를 보상해주고 성실성을 막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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