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최악은 아니다

한 과학자의 추산에 따르면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숲에는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보다 10배가 넘는 나무 연료들이 축적되어 있다. 그 이유 또한 캘리포니아와 마찬가지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적당한 수준의 화재발생을 용인하며 관리하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평균 기온이 높아지지 않았을 때조차 산불 발생빈도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언론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화재를 오스트레일리아 역사상 가장 큰 화재로 묘사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화재 면적 기준으로 볼 때 피해는 전체 5위에 머문다. 2002년 화재로 소실된 면적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데, 2002년 화재 또한 전체 화재 순위에서 4위에 머문다. 1974년부터 1975년까지 이어진 최악의 화재로 소실된 면적의 6분의1에 불과하다. 사상자 기준에서도 2019~2020년 화재는 6위다. 5위인1926년 화재에 비하면 절반, 최악의 사상자를 낸 2009년 화재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다. 주택 피해 기준에서는 역사상 두 번째이긴 하나 가장 많은 집을 불태운 1938~1939년 화재에 비하면 피해 가옥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우리가 목격한 2019~2020년 화재는 주택이아닌 건물에 끼친 피해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만 역사상 최악의 화재로 꼽을 수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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