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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켜요
명수정 지음 / 달그림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여러 색의 줄이 그려진 트레싱지를 벗겨내니
표지의 동그라미가 더욱 선명하고 화려하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그 안에 해도 보이고, 나뭇가지도 보이고,
바다 같은 느낌의 선도 보입니다.
마치 바닷가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느낌이 드네요.
그 해가 오색찬란하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
책장을 넘기자 아이가 쓴 듯한 글자 보이네요.
아이는 무엇을 켜고 아빠는 무엇을 끄는 걸까요?
아이가 해님을 켜면 아빠는 달님을 끕니다.
아이가 고민을 켜면 아빠는 망설임을 끄지요.
또 아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그만'을 끕니다.
아이를 향한 아빠의 다정함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 사랑으로 아이는 신나게 놀고, 꿈을 키웁니다.
아빠는 아이의 일에만 끄는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거리가 빨강을 켜면 아빠는 천천히를 끄고
누군가 뜨거움을 켜면 아빠는 무서움을 끄고 뛰어듭니다.
이 그림책은 화재 현장에서 홀로 수색 작업에 들어갔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어느 순직 소방관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아이의 세상을 긍정의 세상으로 만들어 주던 아빠.
아빠의 희생은 누군가의 삶과 세상을 밝히는 일입니다.
아빠는 세상을 밝혀주는 해와 같은 존재이지요.
전등스위치 줄을 그려 넣은 그림과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라는 글이 반복되어 나오는데요.
글은 아이가 아빠를 기억하며 적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다정하고 멋진 아빠를 잃은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끄고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그분들 덕분에
세상은 밝게 빛나는 거겠지요.
그분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우리도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